선이자를 떼고 받은 대출, 원금은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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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은 명목액인가, 실제 받은 돈인가
목차
1억 원을 빌리기로 했는데 통장에 들어온 돈은 9,000만 원이었습니다. 한 달치 이자 1,000만 원을 미리 떼고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갚아야 할 원금은 얼마일까요. 1억 원일까요, 9,000만 원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숫자일까요.
놀랍게도 정답은 셋 중 어느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이 계산한 답은 9,225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를 8,225만 원이라고 계산한 하급심 판결은 파기되었습니다. 1,000만 원 차이가 나는 계산입니다.
이자제한법 제3조는 짧은 한 문장이지만, 그 안에 "원본"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합니다. 그리고 두 번의 "원본"이 가리키는 금액이 서로 다릅니다. 이 사실을 놓치면 법원도 계산을 틀립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같은 법리를 오해한 하급심을 2012년, 2021년, 2023년에 각각 파기했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쪽도, 빌리는 쪽도, 이 두 단어의 차이 위에 서 있습니다.
대법원은 선이자 사건에서 무엇을 파기했나요?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9989 판결은 사해행위취소 사건입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려면 자신의 채권, 곧 피보전채권이 얼마인지 확정되어야 하는데, 그 채권이 선이자를 떼고 빌려준 대여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을 두 가지 이유로 파기했습니다.
첫째는 변론주의 위반입니다. 원심은 대여금 합계가 3억 2,000만 원이라고 전제하고 판단했는데, 원고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법률상의 요건사실에 해당하는 주요사실에 대하여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판단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위반된다"고 밝혔습니다.
둘째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원심은 계산의 편의를 이유로, 대여금을 교부할 때 제한이자를 초과해 선이자로 사전공제한 돈을 그날 당일 채무자로부터 받은 변제금으로 계산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에 "이자제한법상 제한이자를 초과하는 선이자의 원본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왜 안 될까요. 대여 당일에는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으므로 발생한 이자가 0원입니다. 공제액을 그날 받은 변제금으로 처리하면 충당할 이자가 없으니 공제액 전액이 곧바로 원본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하면 법이 정한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제한이자만큼은 이자에 충당한다는 단계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한 우회가 법이 정한 순서를 지워 버린 것입니다.
이자제한법 제3조의 "원본"은 왜 두 번 나오나요?
이자제한법 제3조는 이렇게 규정합니다. "선이자를 사전공제한 경우에는 그 공제액이 채무자가 실제 수령한 금액을 원본으로 하여 제2조제1항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원본에 충당한 것으로 본다." 한 문장 안에 "원본"이 두 번 나오는데, 둘은 같은 금액이 아닙니다.
| 조문 속 위치 | 무엇을 위한 것인가 | 어느 금액인가 |
|---|---|---|
| 앞의 "원본으로 하여" | 제한이자를 계산하는 기초 | 채무자가 실제 수령한 금액 |
| 뒤의 "원본에 충당" | 초과분이 충당되는 대상 | 약정된 선이자 공제 전의 대여원금 |
대법원은 후자를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대부업법이 적용된 사건이지만 구조는 같습니다. "그 초과 부분은 구 대부업법 제8조 제4항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서 약정된 선이자 공제 전의 대부원금에 충당되어 그 충당 후 나머지가 채무자가 변제기에 갚아야 할 대부원금이 된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다266390 판결).
정리하면 실수령액은 제한이자를 재는 자일 뿐이고, 깎이는 대상은 명목 원본입니다. 실수령액에서 초과분을 한 번 더 빼는 것은 이중으로 깎는 계산이 되어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제 숫자로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이 법리의 기준이 되는 판결은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5198 판결입니다. 사실관계는 단순합니다. 1억 원을 이자 월 10퍼센트로 빌려주기로 하고, 교부할 때 한 달치 선이자 1,000만 원을 공제한 9,000만 원을 건넸습니다. 당시 최고이자율은 연 30퍼센트였습니다.
| 단계 | 계산 | 금액 |
|---|---|---|
| 실수령액 기준 1개월분 제한이자 | 9,000만 원 × 30% × 1/12 | 225만 원 |
| 선이자 공제액 | — | 1,000만 원 |
| 제한이자를 넘는 초과분 | 1,000만 원 − 225만 원 | 775만 원 |
| 충당 후 남은 원본 | 1억 원 − 775만 원 | 9,225만 원 |
대법원의 판시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 사건 대여금을 교부할 때 선이자로 사전공제한 1,000만 원 중에서 원고가 실제 수령한 9,000만 원에 대하여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인 연 30%의 비율에 의한 1개월분의 이자 225만 원은 이자에 충당되고, 이를 초과하는 775만 원은 원본인 1억 원에 충당되므로"(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5198 판결).
원심은 같은 775만 원을 실수령액 9,000만 원에서 빼 8,225만 원이라고 계산했고, 대법원은 이를 법리오해로 파기했습니다. 두 계산의 차이는 정확히 1,000만 원, 곧 선이자 공제액 전액입니다. 실수령액에서 한 번 빠지고 초과분으로 또 한 번 빠지면서 이중으로 차감된 결과입니다.
여기서 남은 225만 원은 사라진 돈이 아닙니다. 채권자가 적법하게 가져가는 제한 범위 내의 이자입니다. 이자제한법은 이자를 전부 부정하는 법이 아니라 상한을 넘는 부분만 무효로 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제 계약에는 몇 퍼센트가 적용되나요?
위 사건에 연 30퍼센트가 적용된 것은 2008년 대여였기 때문입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최고이자율은 약정한 때의 이자율을 말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의 요율이 아니라 돈을 빌리기로 약정한 날에 시행 중이던 요율을 찾아야 합니다.
| 적용 기간 | 최고이자율 | 근거 |
|---|---|---|
| 2007. 6. 30. ~ 2014. 7. 14. | 연 30% | 대법원 2012다55198 판결, 2020다289989 판결 판시 |
| 2014. 7. 15. ~ 2018. 2. 7. | 연 25% | 대통령령 제25376호, 대법원 2022다286144 판결 판시 |
| 2018. 2. 8. ~ 2021. 7. 6. | 연 24% | 대통령령 제28413호, 대법원 2022다286144 판결 판시 |
| 2021. 7. 7. ~ 현재 | 연 20% | 대통령령 제31593호(2021. 4. 6. 일부개정) |
현행 규정 본문은 "이자제한법 제2조제1항에 따른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0퍼센트로 한다"입니다. 각 개정 대통령령의 부칙은 그 영 시행 이후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분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오래된 채권이 중간에 갱신되었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오래된 대여금 사건을 다루면서 지금의 연 20퍼센트를 그대로 대입하면 원금이 실제보다 적게 나오고, 반대로 옛 사건의 연 30퍼센트를 최근 계약에 쓰면 원금이 과다하게 잡힙니다. 계산에 앞서 약정일부터 특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수료나 소개료로 이름을 바꾸면 이자를 피할 수 있나요?
피할 수 없습니다.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은 "예금(禮金),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체당금(替當金),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금전의 대차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받은 것은 이를 이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름표가 아니라 실질을 보는 조항입니다.
대법원은 소개료 명목으로 뗀 돈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비록 소개료의 명목이라고 하더라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금전대차와 관련된 것으로서 금전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이자로 간주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권자가 이를 대여금에서 미리 공제하는 것은 선이자의 공제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023 판결).
중개수수료와 공증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업자가 대부중개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중개수수료를 채무자가 직접 부담하게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를 대부업자가 자신이 지급할 것을 채무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보아 이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4785, 24792, 24808 판결).
다만 제4조가 "떼어간 돈은 무조건 이자"라는 규정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기준을 다시 정리하며, 이 규정의 취지가 탈법행위 방지에 있으므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금전대차와 관련된 것으로서 금전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이자로 간주된다"고 하면서도,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 어려우므로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5. 9. 18. 선고 2023다221885 전원합의체 판결). 중도상환수수료는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것이 다수의견의 근거였습니다.
그러므로 실무의 질문은 언제나 하나로 모입니다. 그 돈이 금전대차의 대가인가.
2차 대출에서 1차 대출 이자를 떼어갔다면 그것도 선이자인가요?
현장에서 매우 자주 생기는 구조입니다. 1차 대여금의 원금과 이자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가 2차 대여금을 내주면서, 그중 일부를 떼고 나머지만 건네고는 그 공제액을 1차 대여금의 밀린 이자에 충당했다고 정리하는 경우입니다. 이 공제액은 2차 대여금의 선이자일까요, 아니면 1차 채권에 대한 변제일까요.
1차 대여금 1,000만 원에 밀린 이자 100만 원이 있고, 2차로 1,000만 원을 6개월 기한으로 빌려주면서 100만 원을 떼고 900만 원을 건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약정일 기준 최고이자율은 연 20퍼센트입니다.
| 어떻게 보느냐 | 2차 대여금 원본 | 1차 밀린 이자 |
|---|---|---|
| 2차 대여의 선이자 공제로 보면 | 제한이자 90만 원(900만 × 20% × 6/12)을 넘는 10만 원이 초과분 → 990만 원 | 100만 원 그대로 남음 |
| 1차 채권에 대한 변제로 보면 | 1,000만 원 전부 | 소멸 |
총 채무로 보면 90만 원이 갈립니다. 변제기가 짧을수록 제한이자가 작아져 초과분이 커지므로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같은 돈, 같은 거래인데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쟁점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20다289989 판결도 이 쟁점을 다룬 것이 아닙니다. 그 사건에서는 원심이 이미 선이자 사전공제로 인정한 사실을 전제로, 그 뒤의 계산 방법만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공제액의 성질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나요?
직접 판단한 판례가 없으므로, 인접 법리에서 기준을 끌어와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문언은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86144 판결에 있습니다. 채무자들이 "투자 관련 비용과 수수료 명목으로 사전공제한 것이지 이자 약정이 아니다"라고 다툰 사건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자약정이 인정되는 이상 선이자 공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피고들에게 대여금을 교부하면서 사전공제한 것이 이자의 약정에 의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이는 선이자 공제에 해당하여, 피고들이 실제 수령한 금액을 원본으로 하여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부분을 원본에 충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86144 판결).
결국 갈림길은 그 공제가 2차 대여에 관한 이자 약정에 의한 것인지입니다. 아래는 위 판례들에서 도출한 실무상 판단 요소로, 대법원이 판시한 기준이 아니라 분석입니다.
| 선이자 공제로 기울게 하는 사정 | 1차 채권 변제로 기울게 하는 사정 |
|---|---|
| 공제액이 2차 대여의 기간과 약정이율에 산술적으로 대응한다 | 공제액이 1차 대여금의 밀린 이자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
| 2차 대여계약서에 이자 약정이 있고 그 이행으로 공제했다 | 변제충당의 지정이나 합의가 있고 1차 채권에 대한 영수 처리가 되어 있다 |
| 1차 채권의 이자가 제한을 넘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1차 이자가 제한 범위 내로 실재하고 그 소멸이 장부에 반영되어 있다 |
| 현실적인 자금 수수 없이 형식만 신규 대출이다 | 2차 대여금이 실제 별도의 자금으로 수수되었다 |
마지막 행은 별도의 법리와 이어집니다. 대법원은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신규 대출을 하여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이른바 대환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대출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하므로, 그 법률적 성질은 기존 채무가 여전히 동일성을 유지한 채 존속하는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하고"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76426 판결). 새 대출처럼 보이는 거래가 실은 기한을 미룬 것에 불과하다면, 애초에 2차 대여금이라는 별도의 원본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한을 넘은 이자를 새 차용증에 옮겨 적으면 유효한가요?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앞의 논의에서 자주 빠지는 부분입니다. 공제액이 진정으로 1차 채권의 변제로 인정된다고 해서 검토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1차 이자 자체가 적법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최고이자율을 넘는 부분의 약정은 무효이고,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채무자가 초과 이자를 임의로 지급했다면 그 금액은 원본에 충당됩니다. 즉 변제될 이자가 애초에 그만큼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 초과분을 새 차용증이나 준소비대차로 갈아끼워도 결과는 같습니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 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이러한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 금액에 대하여 준소비대차계약 또는 경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금액 부분에 대하여는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다223506 판결).
실무에서는 이자가 밀릴 때마다 그것을 원금에 얹어 새 차용증을 쓰는 관행이 흔합니다. 그러나 얹은 금액 중 제한을 넘는 부분은 종이를 새로 써도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채권자로서는 회수 가능한 금액을 실제보다 크게 오인하게 되고, 채무자로서는 다투어 볼 여지를 갖게 됩니다.
사해행위취소 사건에서 이 계산이 왜 중요한가요?
앞서 본 대법원 2020다289989 판결이 사해행위취소 사건이었다는 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할 때, 취소와 가액반환의 범위는 피보전채권액을 한도로 정해집니다. 그러므로 피보전채권액이 부풀려지면 취소 범위도 함께 부풀려집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피보전채권은 제3자로부터 양수한 대여금채권이었고, 그 대여금은 선이자를 떼고 교부된 것이었습니다. 선이자 계산이 달라지면 원본이 변하고, 원본이 변하면 피보전채권액이 변하게 되며, 결국 재산을 넘겨받은 수익자가 반환해야 할 금액이 달라집니다. 계산 방법에 관한 법리오해가 사건의 결론을 바꾸게 됩니다.
여기에 변론주의 위반이 겹쳤습니다.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대여금 합계액을 법원이 스스로 인정해 판단의 기초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두 잘못을 함께 지적하며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수익자로 지목되어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방어하는 입장이라면, 피보전채권의 존부만 다툴 것이 아니라 그 금액이 이자제한법에 따라 제대로 계산되었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선이자 공제, 명목을 달리한 수수료 공제, 밀린 이자를 얹어 다시 쓴 차용증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채권액 자체가 줄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억 원을 빌리기로 하고 선이자 1,000만 원을 떼어 9,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제 원금은 얼마인가요?
A. 실수령액인 9,000만 원이 아닙니다. 먼저 9,000만 원을 기준으로 약정 당시 최고이자율에 따른 기간별 제한이자를 계산하고, 공제한 1,000만 원이 그보다 많으면 초과분을 명목 원본 1억 원에서 뺍니다. 대법원은 최고이자율 연 30퍼센트에 1개월 기간인 사안에서 제한이자를 225만 원으로 보고, 초과분 775만 원을 1억 원에서 차감해 원본을 9,225만 원으로 계산했습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5198 판결).
Q. 초과분을 실수령액에서 빼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이중으로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실수령액은 이미 선이자만큼 줄어든 금액이므로, 여기서 초과분을 또 빼면 같은 공제가 두 번 반영됩니다. 이자제한법 제3조에서 실수령액은 제한이자를 계산하는 기초일 뿐이고, 초과분이 충당되는 대상은 약정된 선이자 공제 전의 대여원금입니다.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다266390 판결은 초과 부분이 당사자 사이에서 약정된 선이자 공제 전의 대부원금에 충당된다고 명시했습니다.
Q. 지금 계약이라면 최고이자율이 몇 퍼센트인가요?
A. 연 20퍼센트입니다. 「이자제한법 제2조제1항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이 2021. 4. 6. 개정되어 2021. 7. 7.부터 연 20퍼센트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자제한법 제2조 제2항은 최고이자율을 약정한 때의 이자율로 정하므로, 과거 계약에는 그 당시 요율인 연 30퍼센트, 25퍼센트, 24퍼센트가 각각 적용됩니다. 개정 대통령령의 부칙이 시행 이후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분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어 갱신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Q. 이자가 아니라 수수료라고 적으면 이자제한법을 피할 수 있나요?
A. 없습니다.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은 예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체당금, 그 밖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금전의 대차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받은 것은 이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은 소개료 명목의 공제도 금전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으면 이자로 간주되어 선이자 공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고(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023 판결), 중개수수료와 공증료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4785, 24792, 24808 판결).
Q. 그렇다면 채권자가 받은 돈은 전부 이자인가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판단 기준은 그 돈이 금전대차의 대가인지 여부입니다. 대법원 2025. 9. 18. 선고 2023다221885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채무자의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여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명칭이 아니라 실질을, 실질 중에서도 대차의 대가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Q. 2차 대출금에서 1차 대출의 밀린 이자를 떼어간 경우를 판단한 대법원 판례가 있나요?
A.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구도를 판시사항으로 정면에서 다룬 대법원 판결은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9989 판결도 이 쟁점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원심이 이미 선이자 사전공제로 인정한 사실을 전제로 그 계산 방법만을 문제 삼은 사안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자제한법 제4조의 간주이자 법리와 선이자 공제의 성질 결정 기준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Q. 그 공제액이 선이자인지 1차 이자 변제인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A. 사전공제가 2차 대여에 관한 이자 약정에 의한 것인지가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은 사전공제한 것이 이자의 약정에 의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선이자 공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86144 판결). 실무에서는 공제액이 2차 대여의 기간과 이율에 대응하는지, 1차 밀린 이자액과 일치하는지, 변제충당의 지정이나 영수 처리가 있었는지, 실제 자금이 수수되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Q. 밀린 이자를 원금에 얹어 차용증을 새로 썼습니다. 그 금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나요?
A. 얹은 금액 중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부분은 청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 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그 금액에 대하여 준소비대차계약이나 경개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하여는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다223506 판결). 서면을 새로 작성해도 무효인 부분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Q.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수익자는 무엇을 다툴 수 있나요?
A. 피보전채권의 존부뿐 아니라 그 금액이 이자제한법에 따라 제대로 계산되었는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취소와 가액반환의 범위는 피보전채권액을 한도로 정해지므로 채권액이 줄면 반환 범위도 줄어듭니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9989 판결은 선이자 공제액을 대여 당일의 변제금으로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대여금 합계액을 인정한 점도 변론주의 위반으로 함께 지적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이자제한법상 선이자 공제와 원본충당의 계산 구조를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공제액의 성질과 적용 최고이자율은 약정일, 계약 문언, 실제 자금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