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계약(임의후견), 공증만 하면 끝일까 — 효력이 생기는 때와 법정후견에 밀리는 경우
효력이 생기는 때와 법정후견에 밀리는 경우
목차
판단력이 흐려지기 전에 “내 재산과 병원 문제는 내가 믿는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미리 정해 둘 수 있을까요? 민법은 이를 위해 후견계약, 이른바 임의후견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후견인을 고르고 맡길 일의 범위를 정한다는 점에서,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정하는 성년후견과 다릅니다.
그런데 판례에는 공증까지 마친 후견계약이 정작 필요한 순간에 효력을 얻지 못하거나, 가족이 청구한 성년후견·한정후견에 밀려 끝난 사례가 여럿 나옵니다. 후견계약은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는지, 효력이 생기기 전에는 어떤 위험이 있는지, 법정후견과 부딪히면 어떻게 되는지를 판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임의후견에 관한 대법원 결정 3건(참고 1건 포함), 헌법재판소 결정 1건, 하급심 판결·결정 6건과 관련 법령을 원문으로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부모님의 노후를 준비하는 자녀, 스스로 후견계약을 고민하는 분, 이미 가족 사이에 후견 분쟁이 생긴 분 모두에게 기준이 되는 내용입니다.
임의후견은 성년후견과 무엇이 다른가요?
임의후견은 본인이 계약으로 후견인과 맡길 일을 정하는 제도이고,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법정후견)은 가정법원이 심판으로 후견을 시작하고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이 “현재 정신적 제약이 없는 사람도 미래에 정신적 능력이 약해질 상황에 대비하여 후견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후견을 법정후견과 임의후견으로 나누어 규율한다고 설명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9. 12. 27. 선고 2018헌바161 결정).
민법 제959조의14 제1항은 후견계약을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거나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자신의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자에게 위탁하고 그 위탁사무에 관하여 대리권을 수여하는 것”이라고 정합니다. 가정법원, 임의후견인, 임의후견감독인 등은 후견계약을 이행·운영할 때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 합니다(민법 제959조의14 제4항).
| 구분 | 법정후견(성년·한정·특정후견) | 임의후견(후견계약) |
|---|---|---|
| 시작 | 가정법원의 심판 | 본인이 맺은 후견계약 +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민법 제959조의14 제3항) |
| 후견인을 정하는 사람 | 가정법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되 건강, 생활관계, 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등도 고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 본인. 계약 상대방이 임의후견인이 됨 |
| 맡기는 일의 범위 | 가정법원이 정하고, 법정대리권과 신상 결정 권한의 범위를 변경할 수도 있음(대법원 2021. 2. 4.자 2020스647 결정) | 계약으로 정함. 권한의 범위는 후견등기부에 목록으로 기록(후견등기에 관한 법률 제26조) |
| 감독 | 가정법원(대법원 2021. 2. 4.자 2020스647 결정) | 임의후견감독인이 감독하고 가정법원에 정기적으로 보고(민법 제959조의16 제1항) |
| 둘의 관계 |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법정후견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가능(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 |
후견계약은 어떻게 맺고,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나요?
공정증서로 맺고, 등기하고, 본인의 판단능력이 부족해졌을 때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공증만으로는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민법 제959조의14 제2항·제3항).
- 공정증서로 계약 체결 — 후견계약은 공정증서로 체결해야 합니다(민법 제959조의14 제2항).
- 후견등기 — 후견계약에 관한 등기는 임의후견인이 신청합니다(후견등기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 임의후견인의 권한 범위를 정했다면 그 범위가 목록으로 기록됩니다(같은 법 제26조 제1항 제4호, 제2항). 후견계약은 등기되어 있어야 법정후견을 제한하는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청구 —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되면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임의후견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청구합니다. 본인이 아닌 사람이 청구하면 미리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으면 그렇지 않습니다(민법 제959조의15 제1항·제2항). 관할은 본인 주소지의 가정법원입니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1호의2).
- 효력 발생 —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959조의14 제3항).
- 후견사무와 감독 — 임의후견인이 계약에 따라 사무를 처리하고, 임의후견감독인은 그 사무를 감독하며 가정법원에 정기적으로 보고합니다(민법 제959조의16 제1항).
외국에서 공증받은 위임장은 어떻게 되나요?
미국 워싱턴 주에서 작성·공증된 의료 위임장(Medical Power of Attorney)이 문제 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본인이 무능력 상태가 될 때를 대비해 의료·신상에 관한 대리권을 주는 그 위임장이 민법 제959조의14 제1항의 후견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의료 위임장은 등기되지 않았고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그로 인해 본인 보호를 위한 여러 민법 규정이 적용될 수 없으므로 후견계약으로서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임의후견감독인 선임과 무관하게 위임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다만 법원은 그 위임장이 애초에 미국 안에서 대리권을 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다고도 보았으므로, 외국 위임장 일반에 대한 판단으로 넓혀 읽을 일은 아닙니다.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어떤 위험이 있나요?
후견계약을 맺고 등기까지 했어도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계약의 효력이 없고, 임의후견인으로 정해진 사람은 본인의 법정대리인이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기 전 상태에서 임의후견인을 본인의 법정대리인으로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그래서 후견인을 견제하는 장치도 아직 작동하지 않습니다.
효력이 생긴 뒤에는 다릅니다. 임의후견감독인은 임의후견인의 사무를 감독하고 가정법원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며(민법 제959조의16 제1항), 임의후견인과 본인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에 관하여는 임의후견감독인이 본인을 대리합니다(민법 제959조의16 제3항;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간병인이 후견인으로 등기만 한 채 부동산을 산 사례
2011년경부터 본인의 간병인으로 일하던 사람이 2019. 10. 4. 본인과 후견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2019. 10. 23. 가정법원에 등기했습니다. 감독인은 선임되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인정한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 시기 | 내용 |
|---|---|
| 2016. 6. 22. | 본인이 1차 유언공정증서 작성. 상속인(원고)을 유언집행자로 정하고, 부동산들을 딸과 원고, 조카 등에게 나누어 유증 |
| 2017. 6. | 뇌경색으로 응급실 내원.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결과 6. 14. 14점, 6. 21. 28점 |
| 2019. 10. | 간병인과 후견계약 공정증서 작성·등기. 감독인 선임 없음 |
| 2020. 9.경 | 간병인이 본인이 사는 이 사건 부동산에 들어와 함께 생활 |
| 2021. 5. 21. | 본인이 1차 유언을 전부 철회하고, 2차 유언공정증서로 “임의후견인 겸 간병인”인 그 사람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유증 |
| 2021. 6. 3. | 간병인이 본인 계좌로 9억 5,000만 원을 보내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 다음 날 소유권이전등기 |
| 2021. 7. 5. | 상속인(원고)이 본인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 |
| 2021. 10. 5. | 본인 사망 |
본인이 사망한 뒤 상속인은 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 중 1/2 지분에 관하여 간병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청구했습니다. 매매 당시 본인이 치매로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점, 이 매매가 후견인과 본인 사이의 이해상반행위라는 점, 증여를 매매로 꾸민 가장행위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법원은 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해상반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후견인으로서 본인을 대리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서 부동산을 산 것이고, 무엇보다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에는 아직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아 후견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민법 제949조의3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의사능력에 대해서는 본인이 2017. 6. 14. 치매 상태인 14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을 종합해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 MMSE 결과가 일주일 뒤인 2017. 6. 21. 28점, 매매 뒤인 2021. 7. 9. 26점이었던 점
-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수사기관에서 “망인은 중증 치매상태라 보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점
- 매매 뒤 작성된 기능검사결과지에 “모든 재정관리를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던 점
- 2차 유언을 작성한 공증사무소 직원이 “망인이 매우 꼼꼼하시고 한자한자 검토하셔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
- 본인이 매매 뒤 간병인에게 재산의 3분의 1을 주겠다는 뜻을 밝힌 점
가장행위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간병인이 정기예금 등을 해지해 7억 878만여 원을 받은 뒤 본인에게 9억 5,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을 들어, 매매대금을 본인에게서 증여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상속인이 간병인을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한 사건도 경찰의 불송치결정과 검사의 불기소처분(모두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항소심도 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해 항소를 기각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2. 14. 선고 2022나104089 판결).
이 판결이 그 유증이나 매매가 부당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은 본인의 의사능력을 인정했고, 형사 고소도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다만 감독인이 없는 공백기에는 임의후견인으로 정해진 사람에게 유증과 매매가 2주 사이에 몰려도 이를 미리 걸러 낼 장치가 없고, 나중에는 의사능력 같은 일반 법리로만 다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감독인 선임이 거부된 뒤 재산을 빼돌린 사례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사건은 더 극단적입니다. 파킨슨병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된 본인은 2013. 12. 2. 재산을 관리해 주겠다고 제안한 사람과 후견계약을 맺고 같은 달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을 신청했지만, 가정법원은 2014. 11. 25. 신청을 기각했고 항고도 2016. 1. 7. 기각되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계약 무렵 그 사람에게 통장과 도장, 체크카드를 건네고 비밀번호까지 알려 주었습니다. 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그 사람은 맡아 둔 현금 1억 7,000만 원 중 1억 4,081만 9,619원을 횡령하고 오피스텔 명의를 넘겨받아 편취했으며, 이 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
그 사람은 본인이 2014. 5. 26. 공정증서로 해 준 유증을 근거로 본인 사망 뒤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와 망인의 임의후견계약은 가정법원에서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신청이 기각되어 아무런 효력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그 유증이 “불공정성과 불법성이 현저하게 커서 의사표시에 하자가 있는 정도를 벗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그 자체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 감독인 선임은 본인이 직접 신청했고, 판결은 본인의 정신 상태에 관해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유증이 무효가 된 이유도 유언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범행과 한 묶음인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민법 제103조)였기 때문입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
두 사건의 교훈은 같습니다. 후견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감독 장치가 곧바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효력이 생기기 전에 통장과 도장을 넘기면, 계약이 예정한 감독 없이 재산 관리가 시작됩니다.
가족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수원지방법원 사건에서 상속인이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한 것은 매매 한 달 뒤였고, 본인은 결론이 나기 전에 사망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다면 가족에게는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감독인 선임은 임의후견인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으면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5 제1항). 다만 본인이 아닌 사람이 청구하면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미리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감독인이 선임되면 임의후견인의 사무는 감독을 받고, 임의후견인과 본인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에 관하여는 임의후견감독인이 본인을 대리합니다(민법 제959조의16 제3항;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등기까지 마친 후견계약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임의후견인이 민법 제937조 각 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현저한 비행을 하거나, 후견계약에서 정한 임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유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지 않습니다(민법 제959조의17 제1항). 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후견계약은 효력을 얻지 못합니다. 판례에는 후견계약이 본인의 진정한 의사로 맺어졌는지가 문제 되어 선임 청구가 기각된 사례도 나옵니다.
| 출처 | 경과 | 가정법원의 판단 |
|---|---|---|
|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8가합40525 판결이 인정한 사실 | 조현병으로 치료받아 온 본인에 대해 검사가 한정후견 개시를 청구하고 임시후견인이 선임된 상태에서, 본인이 2017. 12. 14. 후견계약에 서명·날인. 임의후견인이 될 사람이 2017. 12. 26. 감독인 선임 청구 | 2018. 5. 16. 기각. 본인이 “직접 후견계약에 서명·날인한 사실은 인정되나 더 나아가 망인이 자신의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위 후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항고심 중 본인 사망 |
|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이 인정한 사실 | 자녀 한 명이 2023. 2. 17.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한 뒤, 다른 자녀가 2023. 4. 7. 본인과 후견계약을 공증받고 2023. 4. 11. 등기, 2023. 6. 12. 감독인 선임 청구 | 2024. 4. 17. 본인이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후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 같은 날 성년후견을 개시하고 사단법인을 성년후견인으로 선임. 판결 당시 각 심판의 항고심 진행 중 |
|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이 인정한 사실 | 2013. 12. 2. 후견계약, 같은 달 감독인 선임 신청 | 2014. 11. 25. 기각, 항고 기각. 기각 사유는 판결에 나오지 않음 |
공정증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진정한 의사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가정법원은 본인이 직접 서명·날인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따른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위 첫째·둘째 사건은 모두 법정후견 절차가 이미 진행되던 중에 후견계약이 맺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위 가정법원 심판문 자체는 확보하지 못해, 다른 판결이 인정한 사실을 통해 그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후견계약이 있으면 가족이 청구한 성년후견을 막을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의 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대법원은 이 규정이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후견계약을 우선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 한하여 법정후견에 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헌법재판소도 이를 “임의후견에서 법정후견으로의 변경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장치로 보았습니다(헌법재판소 2019. 12. 27. 선고 2018헌바161 결정).
법정후견 청구 뒤에 맺은 계약에도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959조의20 제1항이 “본인에 대해 한정후견개시심판 청구가 제기된 후 그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에도 그 적용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만 한정후견개시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대법원은 뒤에 이 법리를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을 아우르는 법정후견 전반으로 정리했습니다(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특별히 필요할 때’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후견계약에 따른 후견이 본인의 보호에 충분하지 아니하여 법정후견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 후견계약의 내용
- 후견계약에서 정한 임의후견인이 그 임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유가 있는지
- 본인의 정신적 제약의 정도
- 기타 후견계약과 본인을 둘러싼 제반 사정
2020으547 사건에서 한정후견 사건의 제1심과 항고심 법원은 본인의 현재 상태, 본인이 관리해야 할 재산의 내용과 규모, 본인의 형제들 사이의 재산에 관한 분쟁 상황 등을 종합해 법정후견 심판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분쟁이 시작된 뒤 급히 맺은 계약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2017스515 사건의 경과는 이렇습니다. 가족이 본인에 대해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했고, 제1심은 한정후견을 개시했습니다. 항고심이 진행되던 2016. 11. 24. 본인은 후견계약을 맺었고, 2016. 12. 26. 등기한 뒤 같은 달 28일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을 청구했습니다. 그러고는 임의후견이 우선하므로 항고심 심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서울가정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정후견 개시 사건의 심리진행 중에 비로소 후견계약을 체결·등기하고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청구를 하는 것은 가정법원의 적절한 법정후견인 선임을 방해하고 심리절차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남용 또는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고지한 뒤에 등기가 이루어진 점 등을 들어, 후견계약 제도를 남용해 심리를 방해하고 절차를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법원은 두 가지를 더 지적했습니다. 본인 측은 그동안 본인이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지 않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는데, 정신적 제약을 이유로 후견계약을 맺고 감독인 선임을 청구한 것은 그 주장과 완전히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어떠한 의견교환도 없이 일방적·기습적으로 행해진 것이어서, 과연 사건본인의 정신적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지, 나아가 사건본인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도 매우 의심스럽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사건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법정후견 개시의 심판이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대법원은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사건본인에 대하여는 후견계약의 등기에 불구하고 한정후견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심결정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결론은 정당하다고 했고, 임의후견제도의 남용에 관한 법리 오해 주장은 재판의 결과에 영향이 없다며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따라서 ‘남용’이라는 평가는 대법원이 아니라 서울가정법원 항고심의 판단입니다.
| 사건 | 후견계약을 맺은 때 | 결과 |
|---|---|---|
| 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원심 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 제1심 한정후견 개시 후 항고심 중(2016. 11. 24.) | 한정후견 유지, 재항고 기각 |
| 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 한정후견 청구 후 제1심 심판 전(2019. 3. 11.) | 한정후견 개시, 후견계약 종료 |
|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8가합40525 판결이 인정한 사실 | 검사의 한정후견 청구 진행 중(2017. 12. 14.) | 감독인 선임 청구 기각, 항고심 중 본인 사망 |
|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이 인정한 사실 | 성년후견 청구 후(2023. 4. 7.) | 성년후견 개시, 감독인 선임 청구 기각(판결 당시 항고심 진행 중) |
네 사건 모두 법정후견 청구가 먼저 있었고, 그 뒤에 맺은 후견계약은 확인된 시점까지 효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후견계약은 분쟁이 생기기 전에, 판단능력이 충분할 때 맺어야 제 역할을 합니다.
법정후견이 개시되면 후견계약은 어떻게 되나요?
종료됩니다. 대법원은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라도 본인의 이익을 위한 특별한 필요성이 인정되어 법정후견 심판을 하면 “후견계약은 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과 관계없이 본인이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받은 때 종료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후문도 후견계약은 본인이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받은 때 종료된다고 정합니다.
| 시기 | 내용 |
|---|---|
| 2017. 12. 6. / 2018. 1. 8. | 본인의 형제들(청구인·참가인)이 각각 한정후견 개시를 청구 |
| 2019. 3. 11. | 청구인을 임의후견인으로 하는 후견계약 체결(3. 12. 등기, 3. 15. 감독인 선임 청구) |
| 2019. 4. 1. | 한정후견 개시. 한정후견인은 청구인(신상에 관한 결정권)과 사단법인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법률행위 동의권·취소권, 재산 관련 대리권) |
| 2020. 5. 7. | 항고·재항고 기각으로 한정후견 심판 확정 |
| 2020. 5. 19. | 임의후견 종료등기, 한정후견 등기 |
청구인 측은 임의후견 종료등기가 부적법하다고 다퉜지만, 대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며 특별항고를 기각했습니다. 민법 제959조의20 제1항이 법정후견을 제한하면서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어 있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였습니다(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정리하면, 등기만 되어 있으면 감독인 선임 전이라도 후견계약은 법정후견을 제한하는 힘을 갖지만, 그 제한을 넘어 법정후견이 개시되면 후견계약은 그때 끝납니다.
이 사건에서 임의후견인으로 정해졌던 청구인은 한정후견인이 되기는 했지만 신상에 관한 결정권만 맡았고, 재산에 관한 권한은 사단법인이 맡았습니다(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가족 사이에 재산 분쟁이 있으면 후견계약에서 정한 사람이 그대로 재산 관리를 맡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반대로 이미 법정후견을 받고 있다면요?
본인이 이미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피특정후견인인 경우, 가정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면서 종전의 법정후견 종료 심판을 해야 합니다. 다만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조치의 계속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지 않습니다(민법 제959조의20 제2항).
정해 둔 후견인을 바꾸거나 계약을 끝낼 수 있나요?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과 후가 다릅니다. 선임 전에는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후견계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선임 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후견계약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8).
| 상황 | 할 수 있는 일 | 근거 |
|---|---|---|
| 감독인 선임 전 | 본인 또는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철회 | 민법 제959조의18 제1항 |
| 감독인 선임 후 |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종료 | 민법 제959조의18 제2항 |
| 감독인 선임 후 임의후견인의 현저한 비행 등 | 임의후견감독인, 본인,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임의후견인을 해임 | 민법 제959조의17 제2항 |
| 계약 종료 후 | 임의후견인은 종료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종료등기 신청 | 후견등기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 |
임의후견인의 대리권이 소멸해도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959조의19). 계약이 끝났다면 종료등기까지 마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족 사이에 갈등이 있으면 해임 사유가 되나요?
임의후견인 해임을 직접 판단한 공개 대법원 판례는 찾지 못했습니다(2026. 10. 13. 국가법령정보센터·superlawyer 검색 기준). 참고할 만한 것은 성년후견인 변경에 관한 대법원 결정입니다. 대법원은 성년후견인 변경을 판단하면서 임의후견인의 해임사유(민법 제959조의17 제2항)를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고, “그러한 가족 간의 다툼이나 갈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후견인 변경사유가 있다고 쉽게 단정할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가족 간의 갈등이 피성년후견인의 복리에 해가 될 수 있으며 성년후견인을 변경함으로써 갈등이 해소 내지 완화되어 피성년후견인의 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구체적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2. 4.자 2020스647 결정). 법정후견에 관한 판단이지만, 임의후견인 해임에서도 가족 갈등 자체보다 임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구체적 사정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후견계약을 맺을 때 무엇을 챙겨야 하나요?
언제, 어떻게 맺을까
- 판단능력이 충분할 때, 가족 사이에 분쟁이 생기기 전에 맺으세요. 법정후견 절차가 시작된 뒤에 맺은 후견계약은 남용을 의심받거나 진정한 의사를 인정받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8가합4052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 계약 당시의 판단능력을 보여 줄 자료를 남겨 두세요. 수원지방법원은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점수의 변화, 진료 담당 의사의 진술, 기능검사결과지, 공증사무소 직원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의사능력을 판단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 가족에게 미리 알리세요. 서울가정법원은 가족과 “어떠한 의견교환도 없이 일방적·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진정한 의사를 의심하는 사정으로 들었습니다(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 공증 후 지체 없이 등기하세요. 등기되어 있어야 법정후견을 제한하는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효력이 생기기 전에는
- 가족도 감독인 선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판단능력이 떨어졌다고 보이면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등이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을 청구해 감독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5 제1항).
-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통장·도장·비밀번호 같은 재산 관리 수단을 넘기지 마세요. 감독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재산 관리가 시작된 사례에서 횡령과 편취가 일어났습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
- 이 기간에 임의후견인으로 정한 사람과 거래하면 후견인의 이해상반행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큰 거래는 다른 가족이나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마음이 바뀌면 감독인 선임 전에는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8 제1항).
판단능력과 재산 승계에 관한 다른 글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치매를 앓는 분이 한 유언이 유효한지는 치매환자의 유언은 유효한가요? 유언능력 판단기준에서, 생전에 재산 승계를 정리하는 다른 방법인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의 관계는 유언대용신탁도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되나요?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후견계약은 공증만 받으면 바로 효력이 생기나요?
A. 아닙니다. 후견계약은 공정증서로 체결해야 하지만(민법 제959조의14 제2항), 효력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생깁니다(같은 조 제3항). 가정법원은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고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할 때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므로(민법 제959조의15 제1항), 공증 뒤 등기와 감독인 선임 청구까지 거쳐야 합니다.
Q. 후견계약을 맺어 두면 가족이 성년후견을 청구해도 막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법정후견 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20 제1항). 대법원은 후견계약의 내용, 임의후견인이 임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유가 있는지, 본인의 정신적 제약 정도, 그 밖의 사정을 종합해 후견계약에 따른 후견이 본인 보호에 충분하지 않으면 법정후견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Q. 성년후견 청구가 들어온 뒤에 후견계약을 맺어도 소용이 있나요?
A. 법리상 적용은 됩니다. 대법원은 법정후견 개시심판 청구 후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등기된 후견계약에도 민법 제959조의20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대법원 2021. 7. 15.자 2020으547 결정). 그러나 서울가정법원은 법정후견 심리 중에 비로소 후견계약을 맺고 감독인 선임을 청구하는 것은 남용 또는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판단했고(서울가정법원 2017. 1. 13.자 2016브30098 결정), 본인이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로 후견계약을 맺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정법원이 감독인 선임 청구를 기각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8가합4052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Q. 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 후견인으로 정한 사람이 본인 재산을 처분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단계에서는 후견계약의 효력이 없어 그 사람은 본인의 법정대리인이 아닙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후견인의 이해상반행위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11. 15. 선고 2021가단573717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2. 14. 선고 2022나104089 판결). 그래서 의사능력, 반사회질서 같은 일반 법리로 다툴 수밖에 없는데, 임의후견인으로 정해졌던 사람이 본인의 돈을 횡령한 사안에서 그 사람에게 한 유증을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본 판결이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 10. 11. 선고 2023가단172 판결).
Q. 마음이 바뀌면 후견계약을 철회할 수 있나요?
A.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기 전에는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후견계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선임된 뒤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후견계약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8).
Q. 임의후견인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바꿀 수 있나요?
A.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뒤 임의후견인이 현저한 비행을 하거나 그 밖에 임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유가 있게 되면, 가정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 본인,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로 임의후견인을 해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9조의17 제2항). 이를 직접 판단한 공개 대법원 판례는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성년후견인 변경 사건에서 가족 간 다툼이나 갈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변경사유가 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2. 4.자 2020스647 결정).
Q. 외국에서 공증받은 위임장도 후견계약으로 인정되나요?
A. 서울고등법원은 미국에서 작성·공증된 의료 위임장이 민법상 후견계약에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등기되지 않았고 임의후견감독인이 선임되지 않았으므로 후견계약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의후견감독인 선임과 무관하게 위임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1. 13. 선고 2024나2012451 판결). 한국에서 대비하려면 국내 절차에 따라 후견계약을 맺고 등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결정문과 법령을 바탕으로 임의후견 제도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인정한 가정법원 심판들은 그 판결 당시 항고심이 진행 중이어서 최종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후견계약의 내용과 본인·가족의 사정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법무법인 아틀라스와 별도로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