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법무사에게 맡긴 돈을 떼였다면 — 협회 공제금은 어디까지 나오나





부동산 · 손해배상

공인중개사·법무사에게 맡긴 돈을 떼였다면
협회 공제금은 어디까지 나오나
김태진 ·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아틀라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  공인중개사법 제30조  ·  법무사법 제26조

핵심 답변: 공인중개사가 중개와 함께 건물 관리를 맡다가 돈을 빼돌렸다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제약관의 ‘부동산의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 면책조항이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순수한 관리대행에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법무사 공제는 법무사에게 업무를 위임한 사람이 그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입은 손해에 대해 지급됩니다(법무사법 제26조 제1항·제2항, 제67조).

오피스텔 여러 채를 단골 중개사무소에 맡겨 관리해 온 임대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중개사가 전화로 세입자가 급전이 필요해 월세로 바꾸고 싶어 한다며 보증금 차액을 보내 달라고 했고, 임대인은 그 말을 믿고 돈을 보냈습니다. 비슷한 요구가 6년 동안 15번 이어졌지만, 세입자들은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중개사는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임대인은 중개사와 함께 중개사가 가입한 협회 공제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협회는 공제약관에 ‘부동산의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며 지급을 거절했고, 1심과 2심도 협회의 손을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 8. 13.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이 글은 그 대법원 판결을 출발점으로, 공인중개사와 법무사에게 일을 맡겼다가 손해를 본 사람이 협회 공제로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를 일반론부터 정리했습니다. 대법원 판결 14건과 하급심 판결 12건, 관련 법령을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임대인, 임차인, 매수인, 그리고 등기를 법무사에게 맡기는 모든 분께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공인중개사나 법무사 때문에 손해를 보면 누가 배상하나요?

1차로는 그 공인중개사·법무사가 배상합니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행위를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 법무사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위임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쳤을 때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법무사법 제26조 제1항).

두 조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보호하는 사람의 범위가 다릅니다. 공인중개사법은 ‘거래당사자’를 보호하고, 중개를 의뢰한 사람뿐 아니라 상대방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법원은 중개행위가 “거래의 쌍방당사자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거래의 일방당사자의 의뢰에 의하여” 알선·중개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법무사법은 ‘위임인’에 대한 책임을 정합니다. 이 차이는 7장에서 다시 살펴봅니다.

직원이 저지른 일도 사무소가 책임집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소속공인중개사 또는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를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봅니다(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 법무사법에는 이런 조항이 없는 대신, 법무사에게 사무원을 지도하고 감독할 책임을 지우고 있고(법무사법 제23조 제3항), 피해자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구분 공인중개사 법무사
책임 근거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제2항 법무사법 제26조 제1항
책임 요건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의·과실로 위임인에게 재산상 손해
직원의 행위 소속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봄(제15조 제2항) 사무원 지도·감독 책임(제23조 제3항). 같은 취지의 의제 조항은 없음
보장 수단 보증보험, 협회 공제, 공탁 중 하나(제30조 제3항) 이행보증보험 또는 대한법무사협회 공제(제26조 제2항)
법령상 최저 보장금액 법인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2억 원, 법인 4억 원(분사무소마다 2억 원 추가)(시행령 제24조 제1항) 2억 원. 합동사무소는 구성원 1인당 1억 5천만 원 등(법무사규칙 제38조 제2항)
공제사업 주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제규정은 국토교통부장관 승인(제42조) 대한법무사협회. 공제규정은 대법원장 승인(제67조)

공인중개사의 최저 보장금액은 2023. 1. 1.부터 위와 같이 올랐습니다. 그 전에는 법인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1억 원, 법인 2억 원이었습니다(구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부칙(대통령령 제32306호, 2021. 12. 31.) 제1조).

중개사·법무사가 배상할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그 중개사·법무사가 가입한 협회 공제나 보증보험에서 받습니다. 공인중개사와 법무사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해야 하고(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3항, 법무사법 제26조 제2항), 피해자는 협회를 상대로 직접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입은 의무이고, 거래할 때 알려 주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공인중개사가 보장조치를 하지 않고 업무를 시작하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이 취소될 수 있고, 중개가 완성된 때 보장금액·공제사업자·보장기간을 설명하고 관계 증서 사본을 주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인중개사법은 제30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공제가입 등의 보장조치를 강제하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5항). 법무사도 보장조치를 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고, 위반하면 지방법원장이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법무사법 제26조 제3항·제4항).

공제는 ‘보증보험’처럼 작동합니다

협회 공제는 중개사가 피해자에게 지는 배상책임을 대신 보증하는 구조입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협회 공제를 “중개업자가 그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그래서 일반 보험과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 고의 사고도 보장됩니다. 보통 보험은 고의 사고를 보상하지 않지만, 대법원은 공제약관이 중개업자의 고의로 인한 사고까지 공제금을 지급하도록 정한 것이 공제제도의 본질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중개사의 사기·횡령 피해도 공제 대상이 되는 이유입니다.
  • 중개사가 협회를 속여 가입했어도 피해자는 보호됩니다. 협회가 그 기망을 이유로 공제계약을 취소하거나 약관에 따라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거래당사자가 그 기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취소로 거래당사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법무사 공제에 관해서도 하급심 판결들은 2013년 대법원 판결을 참조 판례로 들며, 대한법무사협회 공제를 법무사가 위임인에게 지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의 제도로 보고, 위임인은 “타인을 위한 손해보험계약의 피보험자와 같은 지위에서 직접 피고 협회에게 공제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4. 3. 12. 선고 2022가단106995 판결; 같은 취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5가단97197 판결). 그 대법원 판결의 원문은 공개 판례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청구는 어떻게 하나요?

공인중개사 공제금을 받으려면 중개사와 맺은 손해배상합의서, 화해조서, 확정된 법원 판결문 사본 등을 첨부해 협회에 청구합니다(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중개사가 배상을 다투면 실무에서는 중개사와 협회를 함께 피고로 삼아 소송을 냅니다. 이번 사건의 임대인도 중개사와 협회를 함께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법무사 공제는 판결에 인용된 협회 손해배상공제규정이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의 정본이나 지방법무사회 분쟁조정위원회의 협의서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증명해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17. 선고 2020가단524446 판결).

어디까지가 ‘중개행위’이고 ‘법무사 업무’인가요?

공제는 ‘중개행위’나 ‘법무사 업무’에서 생긴 손해만 보장합니다. 그래서 분쟁은 대개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대법원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중개사가 진정으로 거래를 중개하려 했는지라는 “주관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중개업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 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어도 중개행위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 사안의 중개사는 땅 주인에게서 매매 의뢰를 받은 적도 없으면서 매수인에게 싼 땅이 나왔다고 속여 매수 의뢰를 받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뒤 매매대금을 전달한다며 돈을 편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것도 “중개업자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거래당사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중개사의 속마음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은 뒤의 일도 중개행위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차계약을 알선한 중개업자가 계약 체결 후에도 보증금의 지급, 목적물의 인도, 확정일자의 취득 등과 같은 거래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 관여함으로써 계약상 의무가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주선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때에는 그러한 중개업자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로서 중개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 매매를 중개한 중개사가 잔금 일부를 받아 매도인에게 전달하지 않고 달아난 사건도 중개행위 중 손해로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관리대행과 함께 이루어진 중개도 중개행위입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법리입니다. 공인중개사법은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업과 함께 할 수 있는 업무로 “상업용 건축물 및 주택의 임대관리 등 부동산의 관리대행”을 정하고 있습니다(공인중개사법 제14조 제1항 제1호). 대법원은 이러한 관리대행이 중개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거래관행상 동시에 또는 순차로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점 등을 들어, 중개행위에는 관리대행과 함께 이루어지는 중개행위도 포함된다고 본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 그 사건에서는 공인중개사 명의를 빌려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던 사람이 건물주에게서 임대와 대금 수령 권한 일체를 위임받아 임대차를 중개하며 보증금을 받은 행위가 중개행위로 인정되었고,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의 책임과 협회의 공제금 지급의무도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

중개보조원이 다가구주택 관리대행과 임대 중개를 맡으면서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줄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횡령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개업공인중개사와 협회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12273 판결).

법무사 업무는 위임받은 업무를 기준으로 봅니다

법무사의 업무는 다른 사람이 위임한 사무로서 등기·공탁 서류의 작성과 신청 대리, 경매·공매 사건의 매수신청 대리, 개인파산·개인회생 신청 대리, 이런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상담·자문 등입니다(법무사법 제2조 제1항). 법무사의 손해배상책임과 공제는 이 업무를 “위임받은” 범위에서 문제가 됩니다.

그 범위는 생각보다 넓게 인정되기도 합니다. 개인파산 신청을 상담하던 법무사가 배우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맡기면 돈을 불려 주겠다고 속여 9,950만 원을, 경매 상담 중 투자를 권해 3,500만 원을 받아 챙긴 사건에서, 법원은 이 편취가 “파산신청업무 및 경매업무를 대리 내지 자문, 상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법무사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협회에 공제금 지급을 명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4. 3. 12. 선고 2022가단106995 판결). 대법원도 등기 업무를 맡으면서 분양대금을 소유권이전등기 완료 시까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보증서를 써 준 법무사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그 책임을 전제로 한 협회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 부분까지 함께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0다57473 판결). 다만 그 판결이 공제 보장 범위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공제약관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으면 끝인가요?

아닙니다. 협회 공제약관도 약관이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의 해석 원칙과 무효 규정이 적용됩니다.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고객에 따라 다르지 않게 해석해야 하고,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약관규제법 제5조).

법원이 약관을 읽는 방법

대법원은 약관을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특정 조항의 의미를 따질 때는 “그 약관 조항의 문언이 갖는 의미뿐만 아니라 그 약관 조항이 전체적인 논리적 맥락 속에서 갖는 의미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다279217 판결). 이번 판결도 이 문장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같은 판례는 이렇게 해석한 뒤에도 뜻이 여러 갈래로 읽히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되, 뜻이 하나로 읽힌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다279217 판결).

가입이 법으로 강제된 공제라는 점도 해석에 반영됩니다. 대법원은 약관 조항이 여러 뜻으로 읽히고 각각 합리성이 있는 경우 “특히 법령상 보험가입이 강제되는 경우에는 보험을 통하여 고객 및 거래당사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도 참작하여, 고객 등의 이익에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문언이 넓어도 좁혀 읽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보험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조항을 글자 그대로 모든 무면허운전에 적용하면 차량을 도난당한 보유자까지 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긴다며,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 가능한 상황에서 무면허운전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으로 수정해석했습니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면책조항의 문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해지는 부분은 법원이 잘라 낸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안 되면 무효입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나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됩니다(약관규제법 제6조).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도 무효입니다(같은 법 제7조 제2호).

협회 공제약관의 면책조항들

이번 사건에서 확인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제약관 제7조는 다음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1. 전쟁, 혁명, 내란, 사변, 테러, 폭동, 천재지변 등으로 생긴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
  2. 공인중개사법 제14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상업용 건축물 및 주택의 임대관리 등 부동산의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
  3. 중개대상물이 아닌 물건이나 권리 등을 거래함으로써 발생한 손해(동·호수가 특정되지 않은 분양권 등)
  4. 확인·설명 의무사항 이외의 업무범위를 벗어난 설명 및 개업공인중개사의 책임특약에 의한 손해
  5. 공인중개사법 제33조가 금지하는 중개행위 등으로 발생한 손해

이 중 제5호에 대해서도 하급심은 같은 방향으로 판단했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금지행위는 ‘해당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인데, 이를 보상에서 빼면 중개사고 대부분이 면책되고 불법성이 더 큰 경우에 오히려 협회가 책임을 면하는 결과가 된다는 이유로, 그런 경우에는 제5호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8. 9. 선고 2023가단133077 판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무엇을 바꾸었나요?

대법원은 협회 공제약관 제7조 제2호의 관리대행 면책조항이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순수한 부동산의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가 보상 대상이 아님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고, 관리대행과 중개행위가 함께 이루어져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사건의 경과

1심이 인정한 사실은 이렇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시기 내용
2013년 10월경 임대인 A가 공인중개사 B의 중개로 오피스텔 11채를 매입하면서 임대차계약서 작성, 보증금·차임 입금계좌(A 명의) 안내, 관리비 집행 등을 B에게 위임
2013년경 ~ 2024년 3월경 B가 그중 7채에 관하여 임차인 9명과 A 사이의 전세계약을 중개. 전세보증금은 1억 원에서 1억 3,000만 원
2018. 4. 9. ~ 2024. 3. 30. B가 세입자가 월세 전환(2회는 월세 인상)을 원한다며 보증금 차액을 돌려 달라고 속여 15회에 걸쳐 6억 1,710만 원을 송금받아 편취. 일부 임차인 명의의 월세계약서를 위조
2024. 4. 12. B가 오피스텔을 위탁받아 관리해 왔음을 인정하고 손해를 상환하겠다는 각서 작성
2024. 11. 1. B에게 형사 1심 징역 3년(1심 판결 당시 항소심 진행 중)

B는 이와 별도로 계약이 끝난 임차인 2명에게 돌려줄 잔여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돈 중 합계 4,920만 원을 횡령했습니다. 또 B는 2019. 12. 2.부터 2023. 12. 1.까지 협회와 1년 단위로 공제금액 1억 원의 공제계약을 매년 맺었고, 2023. 1. 1.부터 2023. 12. 1.까지의 한도는 2억 원이었습니다. A는 B에게 손해배상을, 협회에는 공제계약의 연도별 공제금액을 한도로 계산한 공제금 5억 2,985만 원을 청구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1심과 2심은 왜 협회 편을 들었나

1심은 B에게 5억 9,681만 9,715원의 배상을 명했지만 협회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실제로는 월세 전환이라는 거래 자체가 없었고 B가 돈을 편취하려고 거짓말을 했을 뿐이므로 중개행위를 전제로 한 손해가 아니고, 오히려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라는 이유였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2심은 판단을 일부 달리했습니다. 월세 전환 부분은 외형상 기존 계약의 합의해지와 새 계약 체결, 또는 변경계약의 중개를 위한 행위이므로 B에게 실제로 중개할 의사가 없었더라도 중개행위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B가 관리대행 업무를 하던 중 A의 신뢰를 이용해 저지른 일이므로 제7조 제2호의 면책 대상이라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25. 9. 18. 선고 2025나20642 판결). 관리대행 면책조항을 이렇게 넓게 적용한 하급심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23. 2. 8. 선고 2022나50468 판결).

대법원이 든 이유

  1. 공인중개사법은 제30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공제가입 등의 보장조치를 강제하고 있고, 협회 공제는 그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증보험적 성격의 제도입니다.
  2. 공제약관 제6조도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공제가입자의 손해배상책임이 보장 대상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3.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의 ‘중개행위’에는 부동산 관리대행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의 중개행위도 포함되므로, 중개행위에 해당하는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는 보상 대상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면책조항은 순수한 관리대행에만 적용된다고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됩니다.
  4. 반대로 해석하면 중개사는 공제에 가입하고도 보증보험이나 공탁을 따로 해야 법 위반을 피할 수 있고, 공제를 믿고 거래한 거래당사자의 보호에도 공백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이를 “공제의 목적과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결과”라고 표현했습니다.
  5. 면책조항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중개행위까지 보장에서 빼는 취지라면, 보장조치를 강제한 공인중개사법에 위반되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어서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대법원은 협회가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중 일부 유형을 보장 범위에서 임의로 배제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4장에서 본 해석 원칙과 무효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 결론입니다.

이 판결이 아직 정하지 않은 것

대법원은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두 부분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월세 전환을 핑계로 돈을 받아 간 행위는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지만”, 계약이 끝난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을 대행하다 횡령한 행위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알선 · 중개를 위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중개행위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심리하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공제금이 얼마로 확정될지는 환송 후 판결을 보아야 합니다.

면책조항은 어떻게 생겨났나

이 조항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닙니다. 하급심 판결에 따르면, 관리대행과 함께 이루어진 중개행위로 협회가 공제금 지급의무를 진다고 본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이 선고된 뒤인 2013. 12. 27. 협회가 공제약관을 개정해(2014. 1. 1. 시행) 제7조에 관리대행 면책조항을 명시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1나56473 판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 조항은 중개와 무관한 관리대행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범위가 정리되었습니다.

‘순수한 관리대행’은 어떤 경우인가요?

중개행위와 결부되지 않은 관리 업무입니다. 이번 판결은 계약이 끝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대행조차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알선·중개를 위한 것인지에 따라 중개행위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여기에 계약 체결 뒤 보증금 지급 등 이행에 관여하는 일도 중개행위에 포함된다는 종전 판례(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를 함께 보면, 관건은 문제가 된 행위가 임대차계약의 알선·중개나 그 이행과 결부되어 있었는지입니다.

관리 위탁 중에 생긴 사고를 공제로 인정한 예

  • 건물 관리와 월세 임대차계약 체결 등을 위임받았을 뿐 전세계약을 맺을 권한이 없던 중개법인 대표가 임차인들과 전세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편취한 사건에서, 법원은 협회의 ‘관리대행일 뿐 중개행위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중개행위로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0. 10. 20. 선고 2010나44837 판결). 같은 대표의 다른 피해자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제계약 무효·보상한도·과실상계 등에 관한 협회의 상고이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공제금 지급을 명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93035 판결).
  • 건물주들이 임대차계약의 진행 일체를 맡긴 중개보조원이 수년에 걸쳐 횡령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중개보조원을 고용한 공인중개사와 협회가 연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다만 건물주들의 과실을 참작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순수한 관리대행으로 본 예

대법원 판결 이전의 하급심이지만, 소유자가 건물 개별 주택의 전·월세 계약 체결에 필요한 대행권한을 자격증을 빌린 사람에게 포괄적으로 맡기고 개별 계약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그 사람이 중개료를 받은 자료도 없었던 사건에서, 법원은 그 행위를 소유자와 임차인 사이의 계약을 알선·중개하는 성질로 볼 수 없는 관리대행 업무위탁이라고 보고, 개정 약관(2014. 1. 1. 시행)이 적용되는 계약에 대해서는 그 소유자에 대한 공제금 지급의무를 부정했습니다. 반면 같은 소유자의 계약 중 개정 전 약관이 적용되는 2013년 계약 2건은 공제금 지급 대상으로 보아, 공제가입자의 과실비율 50%에 해당하는 3,9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1나56473 판결). 약관 개정이 결론을 가른 사례입니다.

정리하면, 중개사무소에 관리를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공제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그 사무소가 임대차를 알선하고 보증금 수수와 반환에 관여한 경위, 문제의 돈이 어떤 계약과 연결되어 오갔는지가 판단의 대상입니다. 관련 증거로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와 임대차계약서의 중개사 기재, 보증금이 오간 계좌 내역, 문자와 통화 기록이 중요합니다.

법무사 공제는 공인중개사 공제와 무엇이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위임인’과 ‘사무원’입니다. 법무사 공제는 법무사에게 업무를 위임한 사람이 그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입은 손해를 대상으로 하고, 법무사법에는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처럼 직원의 행위를 법무사의 행위로 보는 조항이 없습니다.

위임 관계가 없으면 공제금도 없습니다

법원은 법무사법 제26조 제1항을 문언대로 읽어, 법무사가 업무를 위임받지 않았거나 손해를 입은 사람이 위임인이 아니면 그 조항의 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래서 “법무사가 피용자인 사무원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타인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기한 사용자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여 곧바로” 협회가 공제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가단14335 판결). 사무장이 주식회사 설립 자금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1억 원을 받아 간 사건이었고, 피해자는 법무사에게 아무 업무도 위임한 적이 없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가단14335 판결). 미등록 사무원이 법무사 명의 계좌를 이용한 사기분양에 관여한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법무사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업무를 위임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5가단97197 판결).

사무원의 사고는 하급심 판단이 갈립니다

판결 사안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17. 선고 2020가단524446 판결 분양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를 사무장을 통해 맡긴 수분양자들의 잔대금을 사무장이 다른 용도로 유용 법무사가 사무장을 통해 등기사무와 그에 부수한 잔대금 보관·지급 업무를 위임받았다고 보고, 법무사 부담 부분 5,027만 원의 공제금 지급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19가합524766 판결 사무원이 위임받은 담보대출 업무를 처리하면서 허위 등기부를 제시하는 등으로 금융기관에 손해 제26조 제1항은 법무사에 의한 위임업무 수행을 요건으로 하므로 사무원 감독에 관한 법무사의 책임은 그 구성요건에 포섭될 수 없다며 청구 기각

두 번째 판결은 공인중개사 공제와 비교하면서, 공인중개사법에는 중개보조원 등의 업무상 행위를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보는 조항이 있지만 법무사 공제약정과 법무사법에는 그런 조항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19가합524766 판결). 대법원이 이 쟁점을 정리한 판결은 찾지 못했습니다(2026. 10. 21. 국가법령정보센터·superlawyer 검색 기준). 공통된 기준은 법무사 본인이 위임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과 그 손해가 어떻게 연결되느냐입니다.

한도는 ‘1인당 1년’ 총액입니다

판결에 인용된 대한법무사협회 손해배상공제규정은 공제금 지급액을 “회원 1인당 1년간 2억 원”을 한도로 정하고 있었고, 법원은 이를 1년 동안 발생한 모든 사고의 총보상한도로 해석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31. 선고 2020가단5311056 판결). 그 사건에서 협회는 한 법무사의 등기비용 횡령 피해자들을 위해 공제금 2억 원을 공탁했고, 피해자들은 손해액 비율로 나누어 받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31. 선고 2020가단5311056 판결). 같은 법무사에게 피해자가 여럿이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법무사의 기본 의무 — 본인 확인

법무사 손해배상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되는 것은 위임인이 진짜 본인인지 확인하는 의무입니다. 법무사법은 위임인이 본인이거나 그 대리인임을 주민등록증·인감증명서 등으로 확인하고 그 방법을 사건부에 적도록 정합니다(법무사법 제25조). 대법원은 등기의무자 본인이라는 사람이 주민등록증 등 공적 신분증의 원본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자체로서 가능한 여러 방법을 통하여 본인 여부를 더 한층 자세히 확인할 의무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그 확인을 게을리한 법무사의 책임을 인정하되, 서둘러 거액을 대출한 금융기관의 과실을 50%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4407 판결).

공제금은 전부 받을 수 있나요?

세 가지를 따져야 합니다. 피해자의 과실로 깎이는지(과실상계), 한도가 얼마인지, 시효가 지나지 않았는지입니다.

과실상계 — 누가 고의였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상황 피해자 과실 참작 근거
공인중개사 본인이 고의로 사기·횡령 협회를 상대로 한 공제금 청구에서도 불허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중개보조원의 고의, 중개사는 가담하지 않음 중개사·협회는 피해자 과실을 주장할 수 있음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중개사의 과실(확인·설명 의무 위반 등) 피해자 부주의 참작 대구지방법원 2024. 8. 9. 선고 2023가단133077 판결
법무사 본인이 고의로 편취 협회를 상대로 한 청구에서도 불허 울산지방법원 2024. 3. 12. 선고 2022가단106995 판결

대법원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중개사의 사기나 횡령을 원인으로 공제금을 구하는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반면 고의가 중개보조원에게만 있으면 사정이 다릅니다. 대법원은 그 중개보조원을 고용했을 뿐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중개업자에게 책임을 묻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다면 이를 참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그 사건의 건물주들은 오랫동안 월세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임차인들에게 그 계약내용을 전혀 확인하지 아니한 채” 중개보조원에게 임대차계약의 진행 일체를 맡겨 두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중개보조원의 보증금 횡령 사건에서 피해자 과실을 30%로 본 원심을 유지한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12273 판결).

이번 사건에서도 협회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 변경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임차인이 아닌 중개사 계좌로 보증금을 보냈다며 책임을 1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1·2심은 공제금 청구 자체를 기각해 이 주장을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환송 후에 다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한도 — 공제증서의 금액, 그리고 ‘총액’인지

공제금은 공제증서에 적힌 공제금액을 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예전 공제약관의 “피고가 보상하는 금액은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는 문구를 사고 1건당 한도로 해석한 적이 있습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여기서 피고는 협회입니다. 그러나 그 약관은 2009. 1. 1.부터 “공제가입자의 공제기간 중 발생하는 중개사고의 총 보상한도액은 공제증서에 기재된 공제가입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로 바뀌었고, 협회 공제규정에도 2009. 11. 18. 개정으로 총 보상한도금액이란 손해를 입은 중개의뢰인의 수나 계약 건수와 관계없이 각 중개의뢰인이 받을 수 있는 공제금의 총 합계를 말한다는 내용이 더해졌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0. 10. 20. 선고 2010나44837 판결). 지금 적용될 약관의 문언은 해당 공제기간의 공제증서와 약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공제는 보통 1년 단위로 갱신되므로, 사고가 여러 해에 걸쳐 있으면 어느 공제기간의 사고인지가 중요해집니다. 이번 사건의 임대인도 연도별 공제금액을 한도로 계산해 청구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시효 — 보험금청구권과 같은 3년

상법은 보험금청구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하고(상법 제662조), 그 규정을 공제에 준용합니다(상법 제664조). 2015. 3. 12. 개정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는 2년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상호보험과 유사한 공제사업의 공제금청구권에 상법 제662조의 단기소멸시효를 준용했습니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다47094 판결).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공제사고가 발생한 때이지만, 사고가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청구권자가 알 수 없었다면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합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중개사·법무사 본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도로 민법의 불법행위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민법 제766조)를 따릅니다.

맡기기 전에, 그리고 당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요?

임대인 — 관리를 맡길 때

  • 맡기는 범위를 서면으로 정하세요. 계약 체결 대리, 보증금 수령, 보증금 반환, 관리비 집행을 항목별로 나누고, 전세 전환이나 보증금 변경처럼 돈이 오가는 일은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보증금과 월세는 임대인 명의 계좌로 직접 받고, 반환도 임차인 계좌로 직접 보내세요. 이번 사건에서 협회는 임차인이 아닌 중개사 계좌로 보증금을 보낸 점을 임대인의 잘못으로 내세웠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합53937 판결).
  • 계약이 바뀐다는 말을 들으면 임차인에게 직접 확인하세요. 오랫동안 확인하지 않으면 공제금이 깎이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 관리를 통째로 맡기면 임차인에게 거꾸로 책임질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오피스텔 임대 업무를 오랜 기간 중개사무소 쪽에 맡겨 놓고 확인하지 않은 임대인이, 월세 계약만 맡겼는데 권한 없이 전세계약서를 꾸며 임차인에게서 보증금 7,500만 원을 편취한 중개보조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임차인에게 사용자책임을 진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다283834 판결).

임차인·매수인 — 계약할 때

  • 중개사가 계약 때 주는 공제증서(또는 보증보험증권) 사본을 받아 보관하세요. 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된 때 보장금액, 공제사업자, 보장기간을 설명하고 관계 증서 사본을 주어야 합니다(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5항).
  • 보증금과 잔금은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매도인 명의 계좌로 보내세요. 신탁된 부동산처럼 보증금을 누구에게 줘야 하는지가 복잡한 경우는 신탁된 부동산을 임차할 때 보증금은 누구에게 받나요?를 참고하세요.
  • 중개사가 계약서만 써 주고 실제 중개를 하지 않은 경우의 책임은 중개 없이 쓴 전세계약서, 공인중개사 책임은에서 다루었습니다.

법무사 의뢰인 — 맡길 때

  • 무엇을 위임하는지 서면(위임장, 영수증)으로 남기세요. 법무사 공제는 위임 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위임 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공제금을 받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가단1433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5가단97197 판결).
  • 등기비용·취득세·잔금은 사무장 개인 계좌가 아니라 법무사 명의 계좌인지 확인하세요.
  • 등기와 무관한 돈 이야기, 특히 ‘돈을 맡기면 불려 주겠다’, ‘좋은 투자처가 있다’는 제안은 거절하세요. 공제가 인정된 사례도 있지만(울산지방법원 2024. 3. 12. 선고 2022가단106995 판결)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피해를 알았을 때

  1. 중개사·법무사가 가입한 공제나 보증보험을 확인합니다(공제증서, 협회 조회).
  2.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협회를 함께 피고로 삼으면 중개사의 배상책임과 공제금 지급의무를 한 번에 다툴 수 있습니다.
  3. 합의서나 판결문 등 청구 서류를 갖추어 공제금을 청구합니다(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4. 시효와 한도를 염두에 두고 서두릅니다. 공제금청구권은 3년의 시효가 적용될 수 있고(상법 제662조·제664조), 총 보상한도 방식이면 피해자가 여럿일 때 한도를 나누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인중개사가 관리하던 오피스텔 보증금을 빼돌렸는데, 협회가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라며 공제금 지급을 거절합니다.

A. 관리대행과 중개행위가 함께 이루어져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면 그 면책조항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순수한 부동산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가 보상 대상이 아님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그래서 다툼의 중심은 그 돈이 오간 경위가 새 임대차계약의 알선·중개를 위한 것이었는지로 옮겨 갑니다.

Q. 중개보조원(직원)이 저지른 사기도 공제로 보상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소속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봅니다(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 대법원은 중개보조원이 관리대행 및 임대 중개를 하면서 보증금 반환 명목의 돈을 횡령한 사안에서 개업공인중개사와 협회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12273 판결). 다만 중개보조원의 고의에 가담하지 않은 개업공인중개사와 협회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과실을 따져 배상액을 줄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Q. 공제금은 최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공제증서에 적힌 공제금액이 한도입니다. 법령상 최저 금액은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2억 원, 법인 4억 원(분사무소마다 2억 원 추가)이고(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법무사는 2억 원 이상입니다(법무사규칙 제38조 제2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약관은 2009. 1. 1.부터 공제기간 중 발생한 사고 전체에 대한 ‘총 보상한도’ 방식으로 바뀌었으므로(서울고등법원 2010. 10. 20. 선고 2010나44837 판결), 같은 중개사에게 피해자가 여럿이면 한도를 나눠 가져야 할 수 있습니다.

Q. 법무사 사무장에게 돈을 맡겼다가 떼였습니다. 대한법무사협회 공제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법무사에게 등기 같은 법무사 업무를 위임했고, 그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손해라면 받을 수 있습니다. 사무장이 분양잔대금을 보관하다 횡령한 사건에서 법원은 법무사가 사무장을 통해 등기사무와 잔대금 보관을 함께 위임받았다고 보아 공제금 지급을 명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2. 17. 선고 2020가단524446 판결). 반대로 법무사에게 아무 업무도 위임하지 않은 사람이 사무장의 개인적 차용 사기에 당한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이 있더라도 곧바로 공제금을 받을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9. 선고 2014가단1433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5가단97197 판결).

Q. 공제금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A. 상법은 보험금청구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하고(상법 제662조), 이 규정을 공제에 준용합니다(상법 제664조). 대법원은 상호보험과 유사한 공제의 공제금청구권에 제662조의 단기소멸시효를 준용했습니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다47094 판결). 시효는 원칙적으로 공제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하지만, 사고 발생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웠다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진행합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Q. 제 부주의도 있었는데 공제금이 깎이나요?

A. 누가 고의로 불법행위를 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공인중개사 본인이 고의로 속이거나 횡령한 경우, 대법원은 협회에 공제금을 청구하는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과실을 들어 과실상계를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반면 중개보조원의 고의에 가담하지 않은 중개사와 협회는 피해자의 과실을 주장할 수 있고(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143 판결), 중개사의 과실로 손해가 난 경우에도 피해자의 부주의가 참작됩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8. 9. 선고 2023가단133077 판결).

Q. 중개사가 이미 사기를 저지르고 있으면서 협회를 속여 공제에 가입했다면 공제는 무효인가요?

A. 피해자에게는 그렇게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중개사가 공제계약을 맺으면서 협회를 기망했다는 이유로 협회가 공제계약을 취소하거나 약관에 따라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공제를 믿고 거래한 거래당사자가 그 기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법령을 바탕으로 공인중개사·법무사의 손해배상책임과 협회 공제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어서 공제금 액수는 환송 후 광주고등법원에서 정해집니다. 협회 공제약관과 공제규정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해당 공제기간의 약관을 확인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법무법인 아틀라스와 별도로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김태진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아틀라스

김태진 | 대표변호사
기업 자문, 기업 분쟁, 기업 형사 전문 변호사
(전)검사 | 사법연수원 33기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형법 석사,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법학석사(LL.M.)
법무법인 아틀라스 | 인천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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