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점유 부당이득 반환 범위, 공평의 원칙으로 줄일 수 있나
법원이 줄여 줄 수 있을까요
목차
- 1. 토지 무단점유 사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 2. 무단점유자는 무엇을 부당이득으로 돌려줘야 하나요?
- 3. 소유자의 부친에게 허락받았다면 점유할 권리가 있나요?
- 4. 원심은 왜 부당이득을 2,000만 원으로 줄였나요?
- 5. 대법원은 부당이득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나요?
- 6. 부당이득은 왜 과실상계처럼 줄일 수 없나요?
- 7.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면 결과가 달라지나요?
- 8. 대법원은 이전에도 이런 판단을 했나요?
- 9. 대법원 판결 뒤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10. 토지 소유자와 점유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 11. 자주 묻는 질문
남의 토지에 컨테이너를 놓고 나무를 심어 약 4년간 썼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그 기간의 차임 상당액 6,437만 5,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돌려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점유하게 된 경위와 조정 과정을 참작해 2,000만 원만 인정했습니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남의 재산으로 얻은 이익을 돌려주게 하는 제도입니다(민법 제741조). 손해배상에는 피해자의 과실 등을 참작해 배상액을 줄이는 과실상계와 책임제한이 있습니다. 부당이득에도 같은 방식으로 반환액을 줄일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 9. 10.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법원이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을 내세워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고 보고, 그 이유를 네 갈래로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토지 무단점유 분쟁에서 소유자와 점유자 모두 알아둘 기준입니다.
판결의 구조를 먼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 구분 | 내용 |
|---|---|
| 청구 | 토지 소유자가 무단점유자에게 약 4년간의 차임 상당액 6,437만 5,000원을 부당이득으로 청구 |
| 원심 | 무단점유는 인정했지만 공평의 원칙을 들어 반환액을 2,000만 원으로 제한 |
| 피고 상고 | 적법한 점유권원이 있다는 주장 배척, 상고 기각 |
| 원고 상고 |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신의칙·공평으로 제한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
토지 무단점유 사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원고는 2017. 6. 23.부터 이천시에 있는 토지 1,922㎡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원심 판결이 인정한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 시기 | 내용 |
|---|---|
| 2020. 4. 30.경 | 피고가 원고의 부친에게서 무상사용을 허락받고 토지에 컨테이너 박스 등을 설치하고 수목 등을 식재 |
| 2021. 1. 28.경 | 피고와 원고의 부친이 이 토지의 연 임료를 34만 원으로 정하는 부동산임대차계약서 작성 |
| 2022. 5. 31. |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건물인도의 소 제기 |
| 2023. 6. 7. | "피고는 2024. 3. 6.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인도한다"는 내용의 임의조정 성립 |
| 2024. 6.경 | 피고가 토지 지상의 시설물과 수목 등을 모두 철거·수거 |
임의조정에서 정한 인도 기한은 2024. 3. 6.이었고, 피고가 시설물과 수목을 철거·수거한 것은 2024. 6.경이었습니다. 토지에는 피고의 요청으로 한국전력공사가 농업용으로 설치한 전봇대도 있었는데, 이후 원고의 요청에 따라 한국전력공사가 철거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제1심 법원이 촉탁한 임료 감정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 기간 | 감정 임료 |
|---|---|
| 2022년도 | 1,559만 7,000원(월 129만 9,750원) |
| 2023년도 | 1,582만 7,000원 |
| 2024. 1.부터 2024. 5.까지 | 695만 6,000원 |
원고는 제1심에서 전부 승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전봇대 철거 청구를 취하하는 한편, 부대항소를 하면서 2020. 5.경부터 2024. 5.경까지의 임료 상당액 6,437만 5,000원으로 부당이득 청구를 늘렸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무단점유자는 무엇을 부당이득으로 돌려줘야 하나요?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남의 토지를 허락 없이 쓰면 그 사용 이익이 반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런 유형을 이른바 침해부당이득이라고 부르며, "타인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되어야 하는 재산적 이익을 법률상 원인 없이 침해하는 유형의 부당이득"이라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사용 이익은 보통 차임 상당액으로 계산합니다. 대법원은 부동산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그 부동산 사용에 관한 권리가 당사자 간의 합의로 설정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약정되었을 대가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차임 상당액’은 부동산의 무단점유·사용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데 필요한 기준일 뿐이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따라서 소유자가 그 토지를 실제로 임대할 계획이 없었더라도 청구가 막히지 않습니다. 위 판결은 재개발조합이 수용한 건물의 인도가 지체된 사건인데, 원심은 조합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고 정비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므로 차임 상당 손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그런 사정만으로는 차임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그 특별한 사정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는 점도 밝혔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소유자의 부친에게 허락받았다면 점유할 권리가 있나요?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피고가 원고의 부친에게서 사용 허락을 받았다거나, 농업용수에 필요한 전기시설을 신청하려고 원고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전달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토지를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무상사용 등을 위한 원고의 승낙이나 동의가 있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피고는 이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체결과 사후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부친과 피고가 연 임료 34만 원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있었지만, 소유자인 원고와의 관계에서 점유권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소유자의 가족에게서 허락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점유권원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부분입니다.
원심은 왜 부당이득을 2,000만 원으로 줄였나요?
원심은 피고가 2020. 5.경부터 2024. 5.경까지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사용해 임료 상당액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반환 금액은 따로 줄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원심이 든 사정은 피고가 토지를 점유·사용하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 사이에 토지 인도와 관련한 임의조정이 성립된 과정,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이었습니다. 이를 참작해 공평의 원칙상 부당이득 반환금액을 원고 청구금액의 30%를 약간 넘는 2,000만 원으로 제한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 구분 | 금액 |
|---|---|
| 원고 청구액(감정 임료 상당액) | 6,437만 5,000원 |
| 원심 인정액 | 2,000만 원(청구액의 약 31%) |
| 원심에서 기각된 금액 | 4,437만 5,000원 |
원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해 피고에게 2,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하게 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원고는 기각된 부분에 대해 상고했고, 대법원이 판단한 쟁점은 부당이득반환에도 이런 식의 책임제한이 가능한지였습니다.
대법원은 부당이득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부당이득에 관한 민법 제741조를 확인한 뒤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어떤 이익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타인에게 반환되어야 하는 경우, 법원이 손해배상에 있어서의 과실상계에 준하여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을 내세워 그 반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이 사건에 적용하면 결론은 이렇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토지를 법률상 원인 없이 점유․사용함으로 인한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기간에 상응하는 이 사건 토지 차임 상당액 전액을 반환하는 것이어야 하고,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그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원심이 책임제한이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한 것은 부당이득반환의무 내지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의 상고는 기각했고, 관여 대법관의 의견은 일치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부당이득은 왜 과실상계처럼 줄일 수 없나요?
대법원은 네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1) 공평의 이념은 이미 부당이득 제도 안에 들어 있습니다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익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근거해 이득자에게 반환의무를 지우는 제도입니다. 일반적·형식적으로는 정당해 보이는 재산적 가치의 변동이 상대적·실질적으로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모순을 낳을 때, 그 가치를 취득한 사람에게 반환을 명해 모순을 해결하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다553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이러한 이념이 부당이득의 성립 요건, 반환 범위, 반환 제한에 관한 개별 규정과 그 해석론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예를 들어 민법은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도록 반환 범위를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748조). 요건을 거쳐 반환 대상이 된 이익을 법원이 공평을 이유로 한 번 더 줄이는 것은 제도가 예정한 바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2) 신의칙은 보충적으로만 적용됩니다
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 같은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원칙은 개별 법 제도에 관한 조항만으로 사안을 공평하게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국한해 보충적으로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부당이득의 경우 요건과 반환 범위에 관한 규정이 이미 마련되어 있으므로, 그 규정을 제쳐 두고 일반원칙으로 결론을 바꾸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판결의 논리입니다.
3) 불법행위와 부당이득은 지향점이 다릅니다
토지 무단점유 같은 침해부당이득은 타인의 법익 침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불법행위와 닮은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법행위법은 유책한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 전보를 지향하는 반면, 부당이득법은 유책한 위법행위인지와 무관하게 정당한 재산귀속 질서의 구현을 지향하는 점에서 양자에 차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 구분 | 불법행위 손해배상 | 부당이득반환 |
|---|---|---|
| 근거 조문 | 민법 제750조 | 민법 제741조 |
| 요건 |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 손해 |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 그로 인한 타인의 손해 |
| 지향점 | 유책한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 전보 | 유책성과 무관하게 정당한 재산귀속 질서 구현 |
| 과실상계 | 적용(민법 제763조, 제396조) | 적용되지 않음 |
| 배상액 경감청구 | 가능(민법 제765조) | 적용되지 않음 |
| 법원의 책임제한 | 피해자 과실 등 참작 가능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 |
대법원은 과실상계나 배상액 경감처럼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범위를 조정하는 규정이 부당이득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도 이 차이와 관련된다고 보고, "불법행위에 관한 책임제한 법리가 부당이득에도 당연히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4) 계약 해제의 원상회복에 관한 판례를 넓혔습니다
대법원은 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청구권을 신의칙이나 공평의 원칙에 기해 과실상계에 준하여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을 들고, 원상회복이 부당이득반환의 성질을 가진다는 점과 앞의 논거를 함께 고려하면 "이러한 법리는 일반적인 부당이득반환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면 결과가 달라지나요?
청구원인에 따라 책임제한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서는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한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으면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할 때 이를 참작합니다. 책임제한의 비율은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손해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고려해 정하고,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 하더라도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됩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24726 판결).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임차인이 보증금 1,500만 원, 월차임 50만 원에 건물을 빌렸다가, 조정 성립을 전후해 퇴거하면서 임대인이 아닌 제3자에게 건물 열쇠를 건네 점유·사용하게 했습니다. 원심은 이를 불법행위로 보고 임차인에게 차임 상당 손해의 배상을 명하면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송달받을 만한 주소를 알려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연락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게을리하고 제3자를 상대로 아무런 구제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과실을 들어 임차인의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대법원은 과실상계와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8다227551 판결).
반면 이번 판결은 부당이득에는 이런 책임제한을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같은 무단점유라도 부당이득반환으로 청구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임 상당액 전액이 반환 범위가 됩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청구원인을 정할 때 이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점유자 입장에서는 소유자 측의 사정을 들어 반환액을 줄이는 방어가 부당이득 청구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은 이전에도 이런 판단을 했나요?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에 관해서는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있었습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
택지 분양권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이 제3자 앞으로 수분양자 명의변경 절차를 마쳐 주어 매수인 앞으로의 명의변경이 불가능해지자,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한 사건입니다. 원심은 매수인이 분양권 확보에 필요한 서류를 잘 관리하지 않고 제3자에게 맡겨 둔 점 등을 감안해, 신의칙과 공평의 원칙을 고려하여 매도인의 원상회복책임을 매매대금 1억 4,500만 원의 40%인 5,800만 원으로 제한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
대법원은 먼저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규정의 성격을 가지므로 반환 범위는 이익의 현존 여부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받은 이익의 전부이며, 과실상계는 본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인정되는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어 신의칙이나 공평의 원칙을 들어 원상회복청구권을 제한하면 생기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
- 해제 제도와 맞지 않습니다. 해제의 원인이 된 채무불이행의 책임은 원래 채무자에게 있으므로, 같은 논리를 관철하면 채무자의 원상회복청구권이 오히려 더 크게 제한되어야 합니다. 원상회복이 근거 없이 ‘제한적 원상회복’으로 축소됩니다.
- 금전이 아닌 급부에는 적용할 방법이 없습니다.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거나 목적물을 인도해야 하는 경우 일부 지분만 말소하거나 일부만 반환하면 되는지 정할 기준이 없고, 대법원은 "법원이 과연 이러한 판단의 부담을 져야 할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했습니다.
- 법이 예정하지 않은 결과가 생깁니다. 기망으로 체결된 계약이 취소된 경우 기망자의 급부반환청구권까지 제한하면, 피기망자는 계약에서 의도한 경제적 효과를 훨씬 넘는 이득을 얻고, 기망자에게는 법이 예정하지 않은 민사적 제재가 새로 부과됩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실정의 법제도는 오랜 세월에 걸친 사고와 적용, 반성을 거쳐 신중하게 마련된 것으로서 "실제로는 내용이 막연한 신의칙 등보다 더욱 현명하고 ‘공평한’ 것이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
이번 판결은 이 법리를 계약 해제의 원상회복에 한정하지 않고 토지 무단점유와 같은 일반적인 부당이득반환으로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대법원 판결 뒤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사건은 수원지방법원으로 돌아가 다시 재판을 받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에 따르면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다시 변론을 거쳐 재판해야 하고, 이 경우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 환송 후 법원은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전제로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다시 판단하는 대상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즉 원심에서 기각된 4,437만 5,000원 부분입니다.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대법원이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해서는 판단을 생략했으므로, 환송 후 재판에서 어떤 쟁점이 다시 심리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와 점유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이 판결과 관련 판례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체적인 결론은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라면
- 점유기간과 임료를 특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심 법원의 임료 감정이 청구액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점유를 시작한 시점과 인도·철거가 끝난 시점을 자료로 남겨 둡니다.
- 점유 경위나 조정 경과를 이유로 한 감액 주장에 대비합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이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정할 때 고려할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승낙 여부에 관한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유자의 부친이 사용을 허락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적법한 점유권원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임대 계획이 없었다는 반박에 대비합니다. 차임 상당액은 부당이득을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일 뿐이고, 토지가 임대 가능한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청구원인을 검토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면 과실상계와 책임제한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점유자라면
- 감액보다 권원을 먼저 다툽니다. 소유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증명할 자료가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유자의 부친과 작성한 임대차계약서가 있었지만 적법한 점유권원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손실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은 점유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소유자에게 차임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청구할 수 없지만, 그 증명책임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 '특별한 사정'의 범위는 아직 열려 있습니다. 대법원은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 이 판결에서 예를 들지 않았습니다.
법무법인 아틀라스는 토지 무단점유와 부당이득반환 분쟁에서 소유자와 점유자 양쪽의 입장을 검토해 왔습니다. 반환 범위는 청구원인과 점유 경위에 관한 자료에 따라 달라지므로, 소송 전에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남의 토지를 무단으로 쓴 사람이 돌려줘야 할 부당이득을 법원이 줄여 줄 수 있나요?
A.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줄일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손해배상의 과실상계에 준하여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을 내세워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Q. 점유하게 된 경위나 조정 과정에 사정이 있었다면 감액 사유가 되나요?
A. 이 사건 원심은 점유 경위와 임의조정이 성립된 과정을 참작해 청구액 6,437만 5,000원을 2,000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든 사정들은 반환 범위를 정할 때 고려할 것이 아니라고 보고 이 부분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Q. 토지 소유자의 가족에게 사용 허락을 받았다면 무단점유가 아닌가요?
A. 이 사건에서 법원은 소유자의 부친에게서 사용 허락을 받았다거나 소유자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전달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토지를 점유할 적법한 권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고(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Q. 토지를 임대할 계획이 없었어도 차임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게 하는 것은 해당 부동산이 임대 가능한 부동산일 것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이 아니고, 차임 상당액은 무단점유·사용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일 뿐입니다. 대법원은 건물을 임대하지 않고 정비사업을 진행하려 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 손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Q. 같은 무단점유를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면 결과가 다른가요?
A.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는 피해자의 과실 등 책임을 제한할 사유를 참작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19다224726 판결).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인이 아닌 제3자에게 건물을 점유하게 한 사안에서 차임 상당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한 원심 판단을 수긍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8다227551 판결). 반면 이번 판결은 불법행위의 책임제한 법리가 부당이득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Q. 대법원이 이전에도 비슷한 판단을 한 적이 있나요?
A.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에 관해서는 신의칙이나 공평의 원칙을 들어 과실상계에 준해 반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34143 판결). 이번 판결은 이 법리가 일반적인 부당이득반환에도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Q. 점유자는 어떤 경우에 차임 상당액 반환을 다툴 수 있나요?
A. 무단점유가 없었더라도 소유자에게 차임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특별한 사정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적법한 점유권원이 있다는 점을 다투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소유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4나103424 판결).
Q. 대법원 판결 뒤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대법원은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해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472 판결). 환송받은 법원은 다시 변론을 거쳐 재판하되, 대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됩니다(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이 글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부당이득 반환 범위를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으로 제한할 수 있는지에 관한 대법원 판단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어 환송 후 재판이 이어질 수 있고, 반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는 앞으로의 판례를 지켜봐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법무법인 아틀라스와 별도로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