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분할연금 별거 기간 제외 판결
분할연금 지급결정이 통째로 취소됐습니다
목차
- 1. 이혼한 배우자는 내 국민연금을 얼마나 가져가나요?
- 2. 별거한 기간도 혼인기간에 그대로 들어가나요?
- 3. 서울행정법원은 왜 지급결정을 통째로 취소했나요?
- 4. 시행령에 없는 사유도 인정되나요 — ‘예시적 열거’란 무엇인가요?
- 5. 법원 판결이나 합의서가 없으면 별거 기간을 뺄 수 없나요?
- 6. 법원은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 7. 별거했다고 언제나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 기각된 사례는?
- 8. 분할연금 결정 통지를 받았다면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하나요?
- 9. 노령연금 수급자와 이혼배우자는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 자주 묻는 질문
1992년에 혼인하고 2000년에 협의이혼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은 1989년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해 2018년부터 노령연금을 받아 왔습니다. 이혼한 지 24년이 지난 2024년 4월, 전 배우자가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했습니다. 공단은 두 달 만에 혼인기간 83개월, 분할비율 각 50%로 지급결정을 내렸고, 남편의 연금은 그날부터 줄어들었습니다.
남편의 주장은 단순했습니다. 1995년경 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로는 부부로 산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심사위원회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있던 약 3개월만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으로 인정했고, 재심사위원회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이유는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는 내용이 기재된 재판서 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혼한 지 20년이 넘은 사람에게 이제 와서 법원의 재판서를 가져오라는 요구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논리를 정면으로 배척하고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노령연금을 받는 쪽과 분할연금을 청구하는 쪽이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1. 이혼한 배우자는 내 국민연금을 얼마나 가져가나요?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이 ①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②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③ 60세가 되었을 것이라는 세 요건을 모두 갖추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사람의 노령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입니다(같은 조 제2항).
여기서 전부를 좌우하는 것이 ‘혼인기간’을 어떻게 세는가입니다. 법은 이 말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
즉 혼인신고일부터 이혼일까지의 법률혼 기간이 그대로 혼인기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두 번을 깎습니다. 첫째, 상대방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던 기간과 겹치는 부분만 셉니다. 둘째, 그 안에서도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뺍니다.
부존재 기간
이 뺄셈이 언제부터 들어왔는지가 중요합니다. 2017년 12월 개정 전의 국민연금법은 법률혼 기간만을 기준으로 분할연금을 인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를 두고 “법률혼 관계에 있었지만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 기간에 포함시켜 분할연금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분할연금제도의 재산권적 성격을 몰각시키는 것”이라며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전원재판부 결정). 현재의 조문은 이 결정에 따라 만들어진 것입니다.
2. 별거한 기간도 혼인기간에 그대로 들어가나요?
법의 답은 “아니오”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오랫동안 “예”에 가깝게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 간극이 이번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혼인기간에서 제외되는 기간을 이렇게 열거합니다.
| 조항 | 제외되는 기간 |
|---|---|
| 제1항 제1호 | 민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실종기간 |
| 제1항 제2호 | 주민등록법 제20조 제6항에 따라 거주불명으로 등록된 기간 |
| 제2항 제1호 | 이혼 당사자 간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합의한 기간 |
| 제2항 제2호 |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 |
공단은 오랫동안 이 네 가지를 한정적 목록으로 읽어 왔습니다. 실종선고를 받았거나, 주민등록이 거주불명으로 등록되어 있었거나, 이혼할 때 합의서에 적어 두었거나, 법원 재판서에 명시되어 있어야만 빼 준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심사위원회가 인정한 것은 원고의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있던 1996. 3. 6.부터 1996. 6. 14.까지 약 3개월뿐이었습니다. 시행령 제1항 제2호에 딱 들어맞는 기간만 인정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 해석이 만들어 내는 결과입니다. 20년 전에 이혼하면서 “우리는 몇 년 몇 월부터 실질적 부부가 아니었다”는 합의서를 남겨 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협의이혼이라면 재판서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방법은 지금이라도 법원에 가서 재판을 받아 오는 것뿐인데, 이는 분할연금 하나를 다투기 위해 별도의 소송을 강요하는 셈이 됩니다.
3. 서울행정법원은 왜 지급결정을 통째로 취소했나요?
깎고 남은 혼인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분할연금은 금액을 줄이는 문제로 끝나지 않고, 혼인기간이 60개월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수급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사건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판결문이 비실명 처리되어 있어 원고를 A(노령연금 수급자), 전 배우자를 B로 표기합니다.
| 시점 | 내용 |
|---|---|
| 1989. 1. ~ 2015. 2. | A, 국민연금 가입 |
| 1992. 6. 19. | A와 B 혼인. B는 같은 달 23일 A의 주소지로 전입 |
| 1995년경 | 별거 시작 (별거 경위에 관한 양측 진술은 일치하지 않음) |
| 1996. 3. 6. | A와 B 모두 무단전출을 이유로 주민등록 직권말소 |
| 1996. 5. 22. · 6. 15. | 각자 다른 주소로 재등록. 이후 같은 주소에 등록된 적 없음 |
| 2000. 2. 24. | A와 B 협의이혼 |
| 2018. 2.경 | A, 노령연금 수령 시작 |
| 2024. 4. 3. | B, 공단에 분할연금 지급 청구 |
| 2024. 6. 7. | 공단, 혼인기간 83개월·분할비율 각 50%로 지급결정 (이 사건 처분) |
| 2024. 9. 13. | 국민연금심사위원회, 1996. 3. 6.~6. 14.(약 3개월)만 부존재기간으로 인정 |
| 2024. 11. 12. | 국민연금재심사위원회, 초심과 같은 이유로 기각 |
| 2026. 6. 5. | 서울행정법원, 분할연금 지급결정 취소 |
| 2026. 6. 27. | 확정 |
법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적어도 원고와 참가인이 무단전출로 주민등록이 직권으로 말소된 1996. 3. 6.경부터는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행정법원 2026. 6. 5. 선고 2025구합461 판결).
혼인이 1992년 6월이고 실질적 혼인관계의 종기가 1996년 3월이라면, 남는 기간은 3년 9개월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공단이 인정한 83개월은 60개월 아래로 내려갔고, B는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이 정한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법원은 금액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2024. 6. 7. 원고에 대하여 한 분할연금 지급결정을 취소한다”고 주문했습니다.
4. 시행령에 없는 사유도 인정되나요 — ‘예시적 열거’란 무엇인가요?
인정됩니다. 이 사건의 법리적 핵심은 시행령 제45조의2를 예시적 열거로 읽은 부분입니다. 법원은 그 네 가지가 “반드시 제외되어야 하는 기간”을 특정한 것일 뿐, 그 밖의 사유를 차단하는 목록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판결문의 표현은 이렇습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혼인기간에서 반드시 제외되어야 하는 기간이나 그 사유만을 특정한 것으로서 예시적 열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서울행정법원 2026. 6. 5. 선고 2025구합461 판결).
이 해석은 이 판결 하나에 머물지 않습니다. 항소심 단계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와 있습니다. 부산고등법원(울산)은 공단이 “시행령에 열거된 4가지 사유 외에 실질적인 혼인관계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여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에서 정한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에 관한 인정 기준과 방법을 예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으로 보아야 하고, … 한정적으로 열거한 조항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공단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부산고등법원(울산) 2024. 6. 13. 선고 2023누10750 판결).
부산지방법원도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 제1항 및 제2항이 정한 사유들은 예시적 열거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4구합22632 판결).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단계에서 같은 방향의 판단이 쌓이고 있는 셈입니다.
5. 법원 판결이나 합의서가 없으면 별거 기간을 뺄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이 예시적 열거로 본 가장 실질적인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법원은 “법원의 재판 등”을 좁게 읽었을 때의 결과를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만일 ‘법원의 재판 등’을 법원에서 작성한 문서로 한정한다면 그 증명을 위해 당사자로 하여금 재판 절차를 진행하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한 점”(서울행정법원 2026. 6. 5. 선고 2025구합461 판결).
덧붙여 법원은 위임의 구조도 짚었습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4항은 혼인기간의 인정 기준과 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했고, 시행령 제45조의2 제4항은 그 신고 절차·방법의 세부사항을 다시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했습니다. 그 위임을 받은 국민연금법 시행규칙 제22조 제3항은 첨부서류를 규정하면서 “이혼 당사자 간의 합의서 사본, 법원의 재판서 사본 등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라고 적고 있습니다. 규칙 자체가 서류의 종류를 열어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별거 기간을 혼인기간에서 빼기 위해 따로 소송을 걸어 재판서를 만들어 올 필요는 없습니다. 주민등록 이력, 금융거래 내역, 자녀 양육 상황, 상대방의 진술서처럼 실제로 부부로 살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모아 공단에 신고하거나, 지급결정에 불복해 다투면 됩니다.
6. 법원은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주소가 다르다는 사실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은 별거 기간 중의 실제 생활상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판단 기준을 가장 명확하게 밝힌 것은 부산지방법원입니다. “단순히 일정 기간 별거하였다고 하여 그 기간을 분할연금 산정을 위한 혼인 기간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부부가 별거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는지, 역할분담을 통한 가사·육아 활동이나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이 있었는지, 혼인관계 해소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의 존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부산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4구합22632 판결).
서울행정법원이 2025구합461 사건에서 실제로 본 것도 같은 종류의 사실들이었습니다.
| 판단 요소 | 이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 |
|---|---|
| 주거의 분리 | 1996. 3. 6. 양측 모두 무단전출로 주민등록 직권말소. 재등록 이후로는 같은 주소로 등록된 사실이 없음 |
| 교류의 단절 | 1995년경 별거를 시작해 적어도 1996. 3.경 이후로는 동거 사실이 없고,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볼 만한 교류도 없었음 |
| 경제적 부양 | 별거 이후 A가 1993년생 자녀를 양육했고, 협의이혼한 2000년경까지 B가 A에게 양육비를 보낸 사실이 없음 |
| 자녀를 매개로 한 실체 | B가 시어머니를 통해 간헐적으로 자녀의 옷·생활용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나, 그 사정만으로는 혼인의 실체가 유지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
주목할 부분은 별거의 경위에 관한 진술이 서로 어긋났는데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A는 “B가 1995년경 가출한 이후 혼인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없다”고 했고, B의 진술서에는 장사가 어려워지자 A가 자신을 집에서 쫓아냈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법원은 누가 먼저 나갔는지를 가리는 대신 주민등록 이력과 양측 주장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1996년 3월 이후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별거의 책임 소재가 아니라 혼인의 실체가 남아 있었는지가 쟁점이라는 뜻입니다.
7. 별거했다고 언제나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 기각된 사례는?
같은 주장을 했지만 패소한 사건도 있습니다. 별거와 주소 분리라는 외형은 같았는데, 그 기간에 부부로서의 교류가 이어졌다는 사정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인천지방법원 사건에서 원고는 2014년부터 별거했고 2016. 6. 3.부터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달랐으므로 그 이후 기간을 혼인기간에서 빼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별거와 주소 분리 자체는 다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들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4. 11. 8. 선고 2023구합58118 판결).
- 전 배우자가 별거 이후에도 이혼할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점
- 별거 이후에도 원고의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며 같은 교회를 다녔고, 자녀 생일에 함께 식사하거나 가족여행을 함께 가기도 했으며, 원고가 전 배우자의 통장을 관리한 사실도 있는 점
- 별거 이후에도 카카오톡 등을 통해 연락을 지속하며 교류를 이어갔고, 자녀의 결혼식에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두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기준이 선명해집니다.
| 구분 |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461 (인용) | 인천지방법원 2023구합58118 (기각) |
|---|---|---|
| 별거·주소 분리 | 있음 (직권말소 후 계속 별개 주소) | 있음 (2016년부터 주소 분리) |
| 연락·교류 | 혼인관계 유지로 볼 만한 교류 없음 | 연락 지속, 같은 교회, 가족여행·결혼식 동행 |
| 경제적 부양 | 양육비 지급 사실 없음 | 통장 관리 등 경제적 관여 있음 |
| 혼인 해소 의사 | 재등록 이후 동거 사실 없음 | 이혼할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 |
| 결론 | 1996. 3. 6.경부터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 부존재를 인정할 증거 부족 |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별거의 길이가 아니라 별거의 내용입니다. 주민등록 이력은 출발점일 뿐이고, 그 기간 동안 무엇을 주고받았는지가 결론을 결정합니다.
8. 분할연금 결정 통지를 받았다면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하나요?
국민연금법이 정한 심사청구 → 재심사청구 → 행정소송의 3단계를 거칩니다. 각 단계마다 기간이 정해져 있어 놓치면 그 자체로 다툴 수 없게 됩니다.
| 단계 | 기관 | 기간 | 근거 |
|---|---|---|---|
| 심사청구 | 국민연금공단 |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 국민연금법 제108조 제2항 |
| 재심사청구 | 국민연금재심사위원회 | 심사청구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 국민연금법 제110조 제1항 |
| 행정소송 | 관할 행정법원 | 행정소송법이 정한 제소기간 | 행정소송법 |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을 공단에 신고하는 절차도 따로 있습니다. 국민연금법 시행규칙 제22조 제3항은 혼인 기간·연금 분할 비율 신고서에 증명서류를 붙여 분할연금 지급이 청구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하고, 청구 후에 부존재 기간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 별도결정일부터 90일 이내에 한 번만 제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쪽이라면 공단으로부터 분할연금 청구 사실을 통지받는 즉시 이 신고를 준비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2025구합461 사건의 소장 청구취지에는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것처럼 적혀 있었습니다. 법원은 청구원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아 원고가 다투는 대상이 재결이 아니라 원처분인 분할연금 지급결정이라고 선해했습니다. 행정심판의 재결이 아니라 원처분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은 소장 작성 단계에서 짚어 두어야 할 부분입니다.
9. 노령연금 수급자와 이혼배우자는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같은 조문을 두고 두 사람의 이해는 정반대입니다. 준비해야 할 자료도 반대 방향입니다.
노령연금을 받는 쪽 — 혼인기간을 줄이려면
- 주민등록 초본 전체 이력을 발급받아 두 사람의 주소가 언제부터 갈라졌는지, 말소·거주불명 등록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직권말소는 이 사건에서 종기를 특정하는 결정적 자료가 되었습니다.
- 별거 기간 중 금전거래가 없었다는 점을 계좌 거래내역으로 보여 줍니다. 양육비 미지급, 생활비 송금 부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자녀를 누가 양육했는지, 학교·의료 기록상 보호자가 누구였는지를 정리합니다.
- 상대방이 작성한 진술서도 유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B의 진술서는 별거 경위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별거 사실 자체를 뒷받침했습니다.
-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 협의서나 조정조서에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명시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시행령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 정면으로 해당합니다.
분할연금을 청구하는 쪽 — 혼인기간을 지키려면
- 별거 기간 중에도 연락과 교류가 이어졌다는 자료를 모읍니다. 메신저 대화, 사진, 가족 행사 참석 기록이 인천지방법원 사건에서 결정적이었습니다.
- 생활비 송금, 통장 관리, 보험료 대납 등 경제적 부양이나 재산 관리의 흔적을 정리합니다.
- 이혼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 관계 회복을 위한 시도 등도 ‘혼인관계 해소에 대한 합의’가 없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 청구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3항은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이혼 소송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원칙대로 균등하게 나뉩니다. 대법원은 조정조서에 분할 비율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청산조항이 있더라도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 것으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
분할연금은 가사 사건의 사실관계를 행정소송의 증명 구조로 옮겨야 하는 영역입니다. 20년 전 생활상을 지금 남아 있는 기록으로 어떻게 재구성할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혼하면 전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무조건 나눠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일 것,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본인이 60세가 되었을 것이라는 네 가지를 모두 요구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혼인기간은 법률혼 기간 전체가 아니라,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의 혼인기간에서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뺀 기간입니다. 뺄 것을 빼고 나서 5년에 미치지 못하면 분할연금 수급권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Q. 별거 기간이 혼인기간에서 빠지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A. 두 가지 결과 중 하나가 나옵니다. 남은 혼인기간이 여전히 5년 이상이면 수급권은 유지되고 분할 대상 연금액만 줄어듭니다. 반면 5년 아래로 내려가면 수급권 자체가 없어져 분할연금 지급결정이 통째로 취소됩니다. 서울행정법원 2026. 6. 5. 선고 2025구합461 판결이 후자의 경우로, 공단이 83개월로 산정한 혼인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하게 되자 2024. 6. 7.자 분할연금 지급결정 전부가 취소되었습니다.
Q. 법원 판결이나 이혼 합의서에 별거 기간이 적혀 있어야만 빼 주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실종기간, 거주불명 등록기간, 당사자가 합의한 기간, 법원의 재판 등으로 인정된 기간을 들고 있지만,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461 판결은 이를 예시적 열거로 보았습니다. 법원의 재판 등을 법원이 작성한 문서로만 한정하면 그 증명을 위해 당사자에게 재판 절차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는 이유입니다. 부산고등법원(울산) 2024. 6. 13. 선고 2023누10750 판결과 부산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4구합22632 판결도 같은 입장입니다.
Q. 주민등록만 따로 되어 있으면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되나요?
A. 주소가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부산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4구합22632 판결은 별거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는지, 역할분담을 통한 가사·육아 활동이나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이 있었는지, 혼인관계 해소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24. 11. 8. 선고 2023구합58118 판결은 별거 후에도 연락과 가족 행사 참석이 이어졌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Q. 공단의 분할연금 결정에 불복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국민연금법 제108조 제2항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국민연금공단에 심사청구를 합니다. 그 결정에 불복하면 제110조 제1항에 따라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국민연금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이후 행정소송으로 다툽니다. 2025구합461 사건의 원고도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행정소송에서 처분을 취소받았습니다.
Q. 분할연금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A. 국민연금법 제64조 제3항은 이혼, 배우자였던 사람의 노령연금 수급권 취득, 본인 60세 도달이라는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청구할 수 없으므로, 이혼한 지 오래된 경우에는 마지막 요건이 갖추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남은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이혼 소송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원칙으로 돌아가 각 50%로 균등하게 나눕니다.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판결은 분할연금 수급권이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 구별되는 이혼배우자의 고유한 권리라고 보아, 조정조서에 연금 분할 비율이 명시되지 않았다면 이른바 청산조항이 있더라도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한 것으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비율을 달리 정하려면 협의서나 재판서에 그 취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현행 법령을 토대로 작성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할연금 지급결정 통지를 받았거나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을 신고하려는 경우, 기간이 지나면 다툴 수 없게 되므로 통지를 받은 시점에 바로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