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상 지위 남용, 어디서부터 위법인가 — 부품 공급을 끊어 장기계약을 강요한 사건(대법원 2026두31449)
부품 공급을 끊어 장기계약을 강요한 사건
목차
스마트기기 한 대에는 많은 부품이 들어가고, 그중에는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부품이 있습니다. 그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구매주문 승인을 멈추고 선적과 기술지원, 생산까지 중단하면서 장기계약을 요구한다면, 생산 일정이 걸린 제조사는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스마트기기 부품사들이 이런 방법으로 제조사와 장기계약(LTA)을 맺었고, 그 계약에는 제조사가 일정 금액 이상의 부품을 사고 모자라면 차액을 배상하는 약정이 들어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했습니다. 부품사들이 취소를 구했지만 대법원은 2026. 10. 27.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이 글은 먼저 거래상 지위 남용이 무엇이고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대법원 판결 4건으로 정리한 뒤, 이번 사건을 그 기준에 비추어 봅니다. 대상판결은 아직 판결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대법원(법원도서관)이 2026. 10. 28. 공개한 판결 요지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회사 이름, 계약 기간과 금액, 과징금 액수는 그 요지에 나오지 않아 적지 않았습니다.
거래상 지위 남용은 어떤 행위를 막는 규제인가요?
공정거래법은 불공정거래행위의 하나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6호). 거래 상대방보다 힘이 센 쪽이 그 힘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불리한 거래를 하게 만드는 것을 막는 규정입니다.
불공정거래행위는 이런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하고, 구체적인 유형과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같은 조 제1항, 제3항). 이번 사건에는 개정 전 옛 법 제23조 제1항 제4호가 적용되었는데, 이 호의 문언은 지금과 같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법원은 이 규정을 둔 취지를 “현실의 거래관계에서 경제력에 차이가 있는 거래주체 간에도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하여 그 지위를 남용하여 상대방에게 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고 설명합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이번 판결도 같은 설명을 그대로 따랐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시행령은 다섯 가지 유형을 정해 두었습니다
| 유형 | 시행령이 정한 내용 |
|---|---|
| 구입강제 | 거래상대방이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
| 이익제공강요 | 거래상대방에게 자기를 위해 금전·물품·용역 및 그 밖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
| 판매목표강제 |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과 관련하여 거래상대방의 거래에 관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
| 불이익제공 |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 외의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 |
| 경영간섭 | 거래상대방의 임직원을 선임·해임하는 경우에 자기의 지시 또는 승인을 얻게 하거나 거래상대방의 생산품목·시설규모·생산량·거래내용을 제한하여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 |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2조 [별표 2] 제6호) 이번 사건에서 문제 된 것은 넷째 유형인 불이익제공입니다. 사건 당시 시행령([별표 1의2] 제6호 라목)도 같은 내용이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위 남용을 따로 금지합니다(공정거래법 제5조). 시장지배적사업자는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업자와 함께 가격, 수량, 품질, 그 밖의 거래조건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할 수 있는 시장지위를 가진 사업자이고, 시장점유율, 진입장벽, 경쟁사업자의 상대적 규모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같은 법 제2조 제3호).
거래상 지위 남용 금지는 ‘사업자’ 일반에 적용됩니다(같은 법 제45조 제1항). 대법원은 일방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나 적어도 상대방과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 거래상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판단한다는 점에서, 시장점유율 등으로 판단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같은 법 제2조 제3호)와는 기준이 다릅니다.
위반하면 어떤 제재를 받나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반행위의 중지와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등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고(공정거래법 제49조 제1항), 관련매출액의 100분의 4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0조 제1항).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자는 위반 사업자에게 침해행위의 금지·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같은 법 제108조 제1항), 피해를 입은 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09조 제1항).
‘거래상 지위’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
상대방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하거나, 적어도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면 충분합니다. 회사 규모의 차이는 여러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이고, 상대방이 그 거래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대법원은 “‘거래상 지위’는 일방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상대방과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 인정할 수 있고, 거래상 지위가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처하고 있는 시장의 상황, 당사자 사이의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 대상이 되는 상품 또는 용역이나 그 거래관계의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이번 판결도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골프장과 평일회원 — 거래 의존도가 높으면 지위가 인정됩니다
회원제 골프장이 회칙을 바꾸어 평일회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정한 사건에서, 원심은 골프장이 회원의 골프장 이용 정보와 이용 배정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회원권 구입 비용 때문에 회원권을 여러 개 갖기 어려우며, 다른 골프장을 이용할 때는 우선 이용과 요금 할인 혜택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평일회원의 거래의존도가 높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탈회하고 돌려받는 입회비로 비슷한 수준의 다른 골프장 평일회원권을 사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더해, 골프장이 평일회원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다만 이 사건은 다른 이유로 결론이 뒤집혔습니다(4장).
이번 사건 — 부품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원심은 스마트기기 제조사가 부품사들의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점 등을 들어 부품사들의 거래상 지위를 인정했고, 대법원은 부품 대체의 어려움에 비추어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법원이 공개한 요지에는 부품사들과 제조사의 회사 규모나 매출을 비교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법원이 근거로 든 것은 그 부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거래관계의 특성이었습니다.
상대방에게 불리한 조건이면 모두 ‘불이익제공’인가요?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입강제·이익제공강요·판매목표강제와 같이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경우여야 합니다.
시행령은 불이익제공을 구입강제·이익제공강요·판매목표강제 외의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정합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법원은 이 유형에 해당하려면 “해당 행위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입 강제, 이익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등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방 당사자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그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준 것으로 인정되고, 그로써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상대방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어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37604 판결; 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홈쇼핑의 모바일 주문 유도 — 불이익제공이 아니었습니다
한 TV홈쇼핑 사업자는 2014. 3.부터 2014. 9.까지 112개 납품업자와 계약하면서 TV 방송 판매에는 정액수수료와 정률수수료를 합한 수수료를, 모바일 판매에는 정률 수수료를 정하고 방송에서 모바일 주문을 유도했습니다. 원심은 모바일 판매가 TV 판매보다 납품업자에게 항상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할인과 적립금 혜택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생기면 납품업자의 매출이 늘어나며 실제로 그런 정황이 있었고, 납품업자도 방송에서 모바일 주문을 홍보한다는 점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불이익제공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37604 판결).
같은 판결에서 서명을 갖춘 계약서면을 제때 주지 않은 행위와 판매촉진비용의 99.8%를 납품업자에게 부담시킨 행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37604 판결). 같은 거래관계에서도 법원은 행위마다 따로 판단했습니다.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시장과 거래 상황, 두 회사의 사업능력 격차, 상품의 특성, 그 행위의 의도·목적·효과와 구체적인 모습, 우월한 지위의 정도,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함께 봅니다. 결론은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처하고 있는 시장 및 거래의 상황, 당사자 간의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 대상인 상품 또는 용역의 특성, 그리고 당해 행위의 의도·목적·효과· 영향 및 구체적인 태양,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의 정도 및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볼때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이번 판결도 이 판결을 참조해 같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광고지면 구입 요청 — 상대방이 응했다고 강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9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던 사업자가 2007. 2.부터 2008. 9.까지 이들에게 자기가 발행하는 잡지의 광고지면을 사 달라고 요청했고, 이들이 실제로 광고지면을 산 사건이 있습니다. 거래상 지위는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MPP들의 사업능력이 원고와 현격한 차이가 없고, 요청에 응하지 않은 MPP가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며, 원고가 받은 광고비를 모두 광고회사에 지급해 얻은 이득이 거의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구입강제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이를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대법원은 구입강제의 ‘강제’에 “상대방이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도 포함된다는 법리를 밝힌 다음, 그런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상대방이 소비자라면 거래질서와의 관련성이 더 필요합니다
앞서 본 골프장 사건에서 원심은 평일회원의 자격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자동 연장을 심사 후 연장으로 바꾸고, 소멸성 연회비 300만 원을 새로 받은 행위를 불이익제공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상대방이 경쟁자 또는 사업자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인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계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등 “거래질서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이 행위가 평일회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거래질서와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부품사와 제조사, 곧 사업자 사이의 거래였습니다.
과징금은 어떤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하나요?
위반기간 동안 판매한 ‘관련 상품 또는 용역’의 매출액이 기준입니다. 무엇이 관련 상품인지는 사건마다 위반행위의 내용과 영향을 받은 상품을 따져 개별적으로 정합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거래상 지위 남용을 비롯한 불공정거래행위(부당지원행위는 따로 정함)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0분의 4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고, 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에는 10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게 합니다(공정거래법 제50조 제1항). 시행령은 그 매출액을 위반사업자가 위반기간 동안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등으로 정하고, 이를 ‘관련매출액’이라고 부릅니다. 위반행위가 상품이나 용역의 구매와 관련되면 매입액을 관련매출액으로 봅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제13조 제1항). 이번 사건에 적용된 옛 법 제24조의2와 옛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2]도 관련 상품 또는 용역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법원은 “매출액 산정의 전제가 되는 관련 상품 또는 용역의 범위는 위반행위의 내용,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 또는 용역의 종류와 성질, 용도 및 대체 가능성과 거래지역·거래상대방·거래단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4두15047 판결). 이번 판결도 이 판결을 참조해 같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단말기 가격 부풀리기 — 이동통신 요금이 관련매출액이 되었습니다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제조사들과 협의해 단말기 공급가나 출고가를 부풀려 보조금 재원을 만들고, 소비자가 비싼 단말기를 할인받아 싸게 사는 것처럼 오인하게 해 자기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인한 사건이 있습니다(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반 대상 단말기를 산 소비자가 가입한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요금을 관련매출액으로 보았고, 원심은 이 산정이 자의적이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대법원은 이를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4두15047 판결). 위반행위가 단말기 가격에 관한 것이어도, 그 행위로 영향을 받은 서비스의 매출까지 관련매출액에 들어갈 수 있다는 예입니다.
이번 사건 — 약정에 따라 산 부품의 매출이 들어갔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원심은 제조사가 최소구매 약정에 따라 구매한 부품의 매출액을 관련매출액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이 판단도 정당하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이번 사건에서 부품사들은 무엇을 했나요?
부품 공급을 멈추어 제조사의 생산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장기계약을 맺게 했습니다. 그 계약에는 최소구매 약정과 차액배상 약정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이 공개한 요지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부품사인 원고들은 스마트기기 제조사와 부품을 거래하면서 다음 네 가지를 중단해 “스마트기기 제조사의 스마트기기 생산에 위협을 가하는 방법으로 장기계약(LTA) 체결을 강제”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제조사의 부품 구매주문에 대한 승인
- 부품 선적
- 기술지원
- 생산
이렇게 맺어진 장기계약에는 제조사가 원고들로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부품을 구매하고, 구매금액이 약정한 금액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들이 공급중단 등을 수단으로 제조사가 장기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했고, 원고들이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적용된 법은 사건 당시의 옛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와 같은 법 시행령 [별표 1의2] 제6호 라목(불이익 제공)입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법원은 왜 부품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나요?
거래상 지위, 불이익, 부당성, 관련매출액 네 쟁점 모두에서 원심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오해가 없다며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쟁점 | 법원이 근거로 든 사정 | 결론 |
|---|---|---|
| 거래상 지위 | 제조사가 원고들의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듦 | 인정 |
| 불이익한 거래조건 | 최소구매·차액배상 약정으로 제조사의 부품 선택권이 제한됨, 경쟁업체 부품의 채택 계획이 취소·축소되거나 원고들의 부품을 미리 구매하는 부담이 생김 | 인정 |
| 부당성 |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이례적인 방법으로 계약 체결을 강제함, 경쟁업체의 거래기회도 제한됨 | 인정 |
| 관련매출액 | 제조사가 약정에 따라 구매한 부품의 매출액 | 포함 가능 |
요지는 대법원의 판단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대법원은 “부품 대체의 어려움에 비추어 원고들의 거래상 지위를 인정하고, 최소구매 및 차액배상 약정이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에 해당하며, 공급중단을 통한 계약 체결 강제 등의 사정상 위반행위의 부당성도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고, 약정에 따라 구매한 부품의 매출액을 관련매출액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단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판결이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 말한 것: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부품 대체의 어려움을 근거로 부품사들의 거래상 지위를 인정한 판단, 최소구매·차액배상 약정이 불이익한 거래조건이라는 판단, 공급중단을 통한 계약 체결 강제 등의 사정상 위반행위가 부당하다는 판단, 약정에 따라 구매한 부품의 매출액을 관련매출액에 포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모두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 말하지 않은 것: 장기계약이나 최소구매 약정 자체가 언제나 위법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공급중단을 통한 강제, 부품 선택권의 제한, 경쟁 부품 채택 계획의 취소·축소, 경쟁업체의 거래기회 제한 같은 사정을 함께 들었습니다.
- 공개된 요지에는 원고들이 상고이유로 무엇을 주장했는지, 과징금이 얼마였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판결 전문이 공개되면 이 부분을 보완하겠습니다.
부품을 공급하는 쪽과 사는 쪽은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요?
공급하는 쪽 — 공급중단을 협상 수단으로 쓰지 마세요
- 구매주문 승인, 선적, 기술지원, 생산을 멈추는 것을 계약 체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지 마세요. 법원은 이것을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이례적인 방법”으로 보고 부당성의 근거로 삼았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거래상 지위는 회사 규모만이 아니라 상품과 거래관계의 특성까지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부품 대체의 어려움을 근거로 거래상 지위를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체하기 어려운 부품이나 기술을 공급한다면 자기 회사가 거래상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계약 조건을 검토하세요.
- 최소구매나 미달 시 차액배상 조항을 넣는다면, 그 조항이 상대방의 부품 선택과 경쟁 부품 채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고, 상대방이 어떤 조건을 받고 그 조항에 합의했는지 협상 기록을 남겨 두세요. 판결이 정한 요건은 아니지만, 부당성을 판단할 때 행위의 의도·목적·효과와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37604 판결). 최소구매 조항 일반은 해외 독점 대리점 계약서 작성 체크리스트에서 다루었습니다.
사는 쪽 — 압박의 흔적과 피해를 기록해 두세요
- 주문 승인 거절, 선적·기술지원 중단 통보, 계약 체결 요구가 오간 이메일과 회의록을 보존하세요. 공급중단을 통한 강제는 법원이 부당성의 근거로 먼저 든 사정이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그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바꾸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정리해 두세요. 거래상 지위를 인정한 근거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장기계약 때문에 취소하거나 줄인 경쟁 부품 채택 계획, 미리 사들인 부품 내역을 기록하세요. 법원이 불이익으로 본 내용입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 대응 수단은 세 가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고(공정거래법 제80조 제2항), 위반 사업자에게 침해행위의 금지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소송으로도 청구할 수 있고(같은 법 제108조 제1항, 제2항),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손해배상은 위반한 사업자가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집니다. 다만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규정은 부당한 공동행위(제40조) 등에 적용되고, 거래상 지위 남용은 그 대상이 아닙니다(같은 법 제109조 제2항).
-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반행위가 끝난 날부터 7년이 지나면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80조 제4항). 계약이 끝난 뒤에도 기록은 그보다 오래 보관하세요.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물품 구매를 강제한 사례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신메뉴 강제 구매에서 다루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거래상 지위 남용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은 무엇이 다른가요?
A.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공정거래법 제5조)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가격, 수량, 품질 등 거래조건을 결정·유지·변경할 수 있는 시장지위를 가진 시장지배적사업자에게 적용됩니다(같은 법 제2조 제3호). 거래상 지위 남용(같은 법 제45조 제1항 제6호)은 사업자 일반에 적용되고, 특정 거래 상대방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하거나 그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만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Q. 거래상 지위는 회사 규모가 더 커야만 인정되나요?
A. 회사 규모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시장 상황,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 대상 상품과 거래관계의 특성을 모두 고려해 거래상 지위를 판단합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부품사들의 거래상 지위를 인정한 근거는 제조사가 그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바꾸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대법원이 공개한 판결 요지에는 두 회사의 규모를 비교한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Q. 장기계약에 최소구매 약정을 넣는 것 자체가 위법인가요?
A. 대법원이 그렇게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최소구매·차액배상 약정 때문에 제조사의 부품 선택권이 제한되고, 경쟁업체 부품의 채택 계획이 취소·축소되거나 부품을 미리 사야 하는 부담이 생긴 점을 불이익으로 보았고,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이례적인 방법으로 계약을 강제한 점 등을 부당성의 근거로 들었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불이익제공이 되려면 상대방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37604 판결).
Q. 상대방이 계약서에 서명했으면 문제가 없지 않나요?
A. 서명했다는 것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의 제조사도 장기계약을 체결했지만, 법원은 부품사들이 구매주문 승인·선적·기술지원·생산을 중단해 그 계약 체결을 강제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반대로 상대방이 요청에 응해 광고지면을 산 사건에서는,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들어 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 원심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두5589 판결).
Q. 소비자를 상대로 불리하게 약관을 바꾼 것도 거래상 지위 남용이 되나요?
A. 추가 요건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경쟁자나 사업자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인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거나 유사한 위반행위가 계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등 거래질서와의 관련성이 인정되어야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골프장이 평일회원의 자격기간을 줄이고 소멸성 연회비를 신설한 행위에 대한 공정위 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2두18325 판결).
Q. 거래상 지위 남용의 과징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현행법상 위반기간 동안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관련매출액)의 100분의 4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과됩니다(공정거래법 제50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제13조 제1항). 관련 상품의 범위는 위반행위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 등을 고려해 사건마다 정합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4두15047 판결). 이번 사건에서는 제조사가 최소구매 약정에 따라 구매한 부품의 매출액을 관련매출액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6두31449 판결).
Q. 피해를 입은 회사는 공정위 신고 말고 직접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위반 사업자에게 침해행위의 금지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소송으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공정거래법 제108조 제1항, 제2항).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손해배상은 위반한 사업자가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집니다.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규정은 부당한 공동행위 등에 적용되고 거래상 지위 남용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109조 제2항).
이 글은 대법원이 공개한 판결 요지와 공개된 대법원 판결문, 법령을 바탕으로 거래상 지위 남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이번 판결은 전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요지에 나온 내용만 다루었습니다. 법무법인 아틀라스는 공정거래 사건에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거래처의 공급중단이나 불리한 계약 조건 때문에 고민하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아틀라스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