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직불 합의 후 압류의 효력





공정거래·하도급

직불 합의로 대법원에서 이겼는데
환송심에서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김태진 ·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아틀라스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5나55580 판결(환송 후)

핵심 답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의 직불 합의를 하면 그 합의를 한 때 발주자의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고,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이전되므로 그 뒤의 압류는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다만 이 사건 하수급인은 파기환송 후 압류 도달 전까지의 기성고를 입증하지 못해 결국 패소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5나55580 판결).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교량가설공사였습니다. 하도급계약을 맺은 바로 그날, 발주자와 수급인과 하수급인 세 당사자가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직불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13일 뒤부터 수급인의 채권자들이 공사대금채권을 압류하기 시작했고, 발주자는 누구에게 줘야 할지 알 수 없다며 5,007만원을 공탁했습니다.

하수급인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졌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5년 4월 3일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직불 합의를 한 날 이미 채권이 하수급인에게 넘어갔으므로 그 뒤의 압류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결말은 거기가 아닙니다. 파기환송을 받은 하수급인은 2026년 3월 환송심에서 다시 패소했습니다. 법리는 얻었는데 숫자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두 판결을 함께 봅니다.

1. 직불 합의를 하면 채권은 언제 넘어가나요?

합의를 한 때입니다.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합의를 한 경우 발주자에게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하며, 그 부분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하수급인에게 이전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판결문의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 제3항을 적용하는 경우에도 위 제1호에 따른 합의를 한 경우 발주자에게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은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하며, 발주자가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하수급인에게 이전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핵심은 이전이라는 단어입니다. 하수급인이 새로운 권리를 얻는 것이 아니라, 수급인이 가지고 있던 그 채권이 주인만 바뀌어 옮겨 갑니다. 그만큼 수급인의 재산 목록에서는 채권이 사라집니다. 이 법리는 하도급법 제14조 사건에서 이미 확립되어 있었고(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5267 판결), 이번 판결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에도 같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2. 이 사건은 어떻게 흘러갔나요?

2019년 4월 19일 하도급계약과 직불 합의가 같은 날 이루어졌고, 5월 2일부터 압류가 도달했습니다. 그 사이 13일이 이 사건의 전부입니다.

시점 일어난 일
2019. 4. 19.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교량가설공사 중 토공사(8,915만원)와 구조물공사(2억 9,170만원)를 하도급
2019. 4. 19. 발주자·수급인·하수급인 3자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직불 합의
2019. 4. 19. ~ 6. 15. 하수급인이 58일간 시공하다가 공사 중단
2019. 5. 2. ~ 7. 19. 수급인의 채권자들이 받은 가압류·압류 및 추심명령이 차례로 발주자에게 도달(청구금액 합계 2억 3,000만원)
2019. 6. ~ 7.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5월분 노무비 14,628,900원, 6월분 노무비 25,107,500원을 직접 지급
2019. 7.경 발주자·수급인·하수급인이 나머지 공사대금을 39,543,600원으로 정산합의, 7. 19.경 하수급인이 지급 청구
2019. 8. 2. 발주자가 변제공탁사유와 집행공탁사유가 함께 발생했다며 50,075,900원을 혼합공탁
2020. 9. 25. 1심(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9가단70783) 하수급인 패소
2021. 8. 17. 원심(수원지방법원 2020나89155) 항소 기각
2025. 4. 3. 대법원(2021다273592)이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
2026. 3. 25. 환송심(수원지방법원 2025나55580) 항소 기각 — 하수급인 최종 패소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직불 합의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발주자는 압류가 들어온 뒤에도 하수급인에게 노무비를 직접 지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정산분에서 다툼이 생긴 이유는, 남은 돈이 압류 청구금액 합계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입니다.

2019. 4. 19.
직불 합의
13일
이 기간의 기성고만
하수급인 몫
2019. 5. 2.
첫 압류 도달

3. 1심과 원심은 왜 하수급인이 진다고 봤나요?

직불 합의만으로는 직접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하수급인이 기성검사를 받아 직접 지급을 청구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수급인이 청구한 2019년 7월 19일에는 이미 나머지 공사대금채권 전액에 집행보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원심이 그렇게 본 근거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이 사건 직불 합의서의 문언입니다. 합의서는 수급인이 기성검사·준공검사 시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의 내역을 구분하여 신청하고 하도급대금 지급청구도 분리하여 청구하도록 하며,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의 지정 계좌로 직접 지급하도록 지급의 방법과 절차를 정하고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절차 조항에서 “청구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는 결론을 끌어냈습니다.

둘째,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의 문언입니다. 이 조항은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한 경우에는” 채무가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원심은 여기에 더해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채무를 소멸한 것으로 보면 수급인의 채권자가 예기치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이 규정의 취지를 가능한 한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두 법의 문언이 실제로 다르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구분 하도급법 제14조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직불 사유 제1항 제2호 —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3자 합의 제2항 제1호 — 발주자·수급인 간 또는 3자 합의
채무 소멸 문언 제2항 — “사유가 발생한 경우” 소멸 제3항 — “직접 지급한 경우” 소멸
종전 해석 합의 시점에 소멸(확립) 지급 시점 또는 청구 시점이라는 판단이 병존
이번 판결 이후 변화 없음 합의 시점에 소멸 — 하도급법과 통일

4. 대법원은 왜 원심을 파기했나요?

대법원은 문언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는 대금지급채무의 소멸시기는 특별법인 하도급법의 목적과 취지를 존중하여 그것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 두 법의 관계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하도급법은 건설산업 중에서도 특히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특별법에 해당합니다.

둘째, 명문의 충돌 조정 규정입니다. 하도급법 제34조는 “건설산업기본법이 이 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이 법을 따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셋째, 제도의 취지입니다. 직접지급청구권에 관한 규정은 발주자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는 범위에서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상당한 하도급대금채무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하수급인을 수급인 및 그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호하려는 데 취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24176 판결). 권리 발생 시점을 청구 시점까지 미루면 그 사이에 들어온 일반채권자가 하수급인을 앞지르게 되어 제도의 취지가 무너집니다.

그 결과 이 사건에서는 직불 합의일인 2019년 4월 19일에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고 그 부분 채권이 이전되었으므로, 2019년 5월 2일부터 도달한 압류는 이미 이전되어 소멸한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5. 그런데 왜 환송심에서 다시 졌나요?

기성고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수급인은 첫 압류가 도달한 2019년 5월 2일까지 14일간의 기성고를 약 1,000만원으로 계산해 청구했지만, 환송심은 그 기간에 수행한 공사의 구체적인 내역에 관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수급인의 계산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총 공사기간 58일 중 압류 도달 전 14일이 지났으니 그 비율만큼 기성이 쌓였을 것이라는 안분 계산으로 9,545,006원을 산출하고, 청구를 약 1,000만원으로 감축했습니다.

환송심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① 하수급인이 발주자로부터 5월분·6월분 노무비를 이미 직접 지급받았다는 점, ② 문제의 기간이 14일에 불과하다는 점, ③ 그 기간 동안 수행한 공사의 구체적인 내역에 관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환송심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9. 4. 19.부터 2019. 5. 2.까지 공사기간 동안 기성고가 약 10,000,000원에 이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고 항소를 기각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5나55580 판결).

정리하면 이 사건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단계 쟁점 결과
대법원 직접지급청구권이 언제 발생하는가 (법리) 하수급인 승 — 합의한 날 발생
환송심 그날부터 압류 도달까지 얼마를 시공했는가 (사실·입증) 하수급인 패 — 입증 실패

법리는 권리의 을 열어 줄 뿐입니다. 그 문으로 얼마를 들고 나올지는 시공 기록이 정합니다. 공기 비율에 따른 안분 계산은 그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습니다.

6. 하수급인에게 넘어가는 금액은 어디까지인가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 상당액까지입니다. 직불 합의를 했다고 해서 하도급대금 전액이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 한계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미 2008년에 직불 합의가 있는 경우 “발주자는 바로 그 하도급대금 전액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 범위 내에서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54108 판결).

여기서 실무상 가장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나옵니다. 합의한 그날에는 아직 시공한 부분이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하도급계약과 직불 합의가 같은 날 이루어졌으므로, 그 시점에 실제로 이전된 금액은 0원입니다. 이전되는 금액은 시공이 진행되는 만큼 매일 늘어나고, 압류가 도달하는 순간 그때까지 쌓인 기성고 상당액에서 선이 그어집니다.

그래서 “합의 시점에 채권이 이전된다”는 법리는 합의 이후에 쌓인 기성고를 압류채권자보다 먼저 확보해 준다는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이 사건 하수급인이 첫 압류일까지의 14일치만 청구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7. 압류가 먼저 들어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 금액만큼은 하수급인에게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직접지급사유 발생 전에 집행보전된 채권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하도급법 제14조에 의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원사업자의 제3채권자가 원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압류 또는 가압류 등으로 채권의 집행보전이 된 경우에는 그 이후에 발생한 하도급공사대금의 직접지급사유에도 불구하고 그 집행보전된 채권은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4238 판결). 이번 판결도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에 관하여 같은 취지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같은 판결에는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법리는 여러 채권자들의 이해관계를 일률적이고 간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고려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가압류 또는 압류명령의 당사자 사이에서만 상대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그 가압류가 수급사업자 자신의 하도급대금채권 실현을 위해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하수급인이 대금을 못 받을까 걱정되어 먼저 가압류를 걸어 두면, 그 뒤에 직불 사유가 생기더라도 그 부분에 대하여는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선후 관계 결론
직불 합의 → 그 뒤 압류 합의 후 쌓인 기성고 상당액에 대한 압류는 효력 없음. 하수급인 우선
압류 → 그 뒤 직불 사유 집행보전된 금액만큼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 불발생
하수급인이 스스로 건 가압류 위와 같음. 스스로 신청했어도 직접지급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음

8. 발주자는 하수급인에게 항변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직접지급 제도는 발주자에게 도급대금채무를 넘는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발주자는 직접지급 요청 전에 수급인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로 하수급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하자보수보증금 사건에서 이 점을 확인했습니다. 수급인이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발주자에게 하자보수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서로 납부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발주자는 그 보증금이나 보증서를 받을 때까지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이 항변으로 하수급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24176 판결).

여기에 더해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5항은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임금·자재대금 지급 지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직접 지급 중지를 요청한 경우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직불 합의가 있어도 이 조항에 따른 중지 요청이라는 별도의 변수가 남습니다.

9. 실무에서는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하나요?

이 사건이 남긴 교훈은 하나로 모입니다. 직불 합의서의 날짜와 압류 통지의 도달일, 그리고 그 사이 기간의 시공 기록 세 가지가 갖춰져야 돈을 받습니다. 앞의 두 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환송심이 보여 주었습니다.

하수급인

  • 직불 합의서에 작성일자를 명확히 남기고 원본을 보관합니다. 합의일이 곧 권리의 기준일입니다.
  • 기성 자료를 날짜 단위로 축적합니다. 작업일보, 일일 투입 인원·장비 기록, 자재 반입 전표, 공정별 시공 사진을 날짜와 함께 남깁니다. 압류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이상, 어느 날짜로 선이 그어져도 그때까지의 기성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공기 비율에 따른 안분 계산에 기대지 않습니다. 환송심이 배척한 것이 바로 그 계산입니다.
  • 대금 확보가 불안하다고 해서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채권에 먼저 가압류를 거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발주자

  • 직불 합의 체결일과 각 압류·가압류 통지의 도달일자를 대조해 관리합니다.
  • 합의서에 지급의 방법·절차를 구체적으로 적되, 그 절차 조항이 권리 발생 요건처럼 읽히지 않도록 문구를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입니다. 이 사건 원심이 절차 조항에서 “청구 시 발생”을 도출했던 점을 참고할 만합니다.
  • 판단이 어려우면 변제공탁사유와 집행공탁사유를 함께 들어 혼합공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권리자가 가려질 때까지 정산이 멈춥니다.

수급인과 그 채권자

  • 수급인은 직불 합의에 서명하는 순간 해당 부분 공사대금채권이 자신의 재산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수급인의 채권자는 압류에 앞서 직불 합의의 존부와 그 체결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 없이 집행에 들어가면 이미 이전된 채권을 붙잡게 됩니다.

이 판결은 건설산업기본법과 하도급법 사이에서 갈라져 있던 채무 소멸시기 해석을 하나로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그 통일된 법리가 곧바로 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같은 사건의 환송심이 함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불 합의만 하고 기성검사를 받지 않았어도 직접지급청구권이 생기나요?

A. 생깁니다.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합의를 한 경우 발주자에게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한다고 보았습니다. 기성검사와 직접지급 청구는 권리 발생 요건이 아니라 금액을 확정하는 절차입니다(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Q.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은 발주자가 직접 지급한 경우에 채무가 소멸한다고 되어 있는데 왜 합의 시점인가요?

A. 문언은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과 다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도급법이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특별법이고, 하도급법 제34조가 건설산업기본법이 하도급법에 어긋나는 경우 하도급법을 따르도록 정하고 있으며, 직접지급청구권 제도가 하수급인을 수급인 및 그 일반채권자보다 우선 보호하려는 데 취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건설산업기본법상 소멸시기도 하도급법의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 직불 합의를 하면 공사대금채권 전액이 하수급인에게 넘어가나요?

A. 아닙니다. 넘어가는 것은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 상당액뿐입니다. 대법원은 이미 2008년에 직불 합의가 있어도 하도급대금 전액이 아니라 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직접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54108 판결). 합의한 날에는 아직 시공한 부분이 없으므로 그 시점에 넘어가는 금액은 없고, 시공이 진행되는 만큼 늘어납니다.

Q. 대법원에서 이겼는데 왜 환송심에서 졌나요?

A. 기성고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수급인은 첫 압류가 발주자에게 도달한 2019년 5월 2일까지 14일간의 기성고를 약 1,000만원으로 계산해 청구했으나, 환송심은 그 기간 동안 수행한 공사의 구체적인 내역에 관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6. 3. 25. 선고 2025나55580 판결).

Q. 압류가 직불 합의보다 먼저 들어와 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금액만큼은 하수급인이 받지 못합니다. 직접지급사유 발생 전에 압류 또는 가압류로 집행보전이 된 경우 그 집행보전된 채권은 소멸하지 않으므로, 그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하여는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4238 판결).

Q. 하수급인이 스스로 가압류를 걸어 두었다면 유리한가요?

A.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가압류 또는 압류명령의 당사자 사이에서만 상대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고, 하수급인 자신의 하도급대금채권 실현을 위해 가압류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하수급인이 직접 신청한 가압류라도 직불 사유 발생 전에 집행보전이 되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5다4238 판결).

Q. 발주자는 하수급인에게 아무 항변도 못 하나요?

A. 할 수 있습니다. 직접지급 제도는 발주자에게 도급대금채무를 넘는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발주자는 직접지급 요청이 있기 전에 수급인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로 하수급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습니다. 하자보수보증금 관련 동시이행항변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24176 판결).

Q. 발주자가 공탁을 해 버렸는데 하수급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이 사건에서 발주자는 변제공탁사유와 집행공탁사유가 함께 발생했다며 하수급인과 압류채권자들을 모두 피공탁자로 하는 혼합공탁을 했고, 하수급인은 공탁금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혼합공탁금은 권리자가 가려져야 출급할 수 있으므로, 직불 합의일과 각 압류 도달일의 선후, 그리고 그 사이 기간에 자신이 시공한 부분의 기성액을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과 현행 법령을 토대로 정리한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직불 합의의 문구와 체결 경위, 기성 부분의 산정과 입증 자료, 압류·가압류 통지의 도달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김태진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아틀라스

김태진 | 대표변호사
기업 자문, 기업 분쟁, 기업 형사 전문 변호사
(전)검사 | 사법연수원 33기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형법 석사,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법학석사(LL.M.)
법무법인 아틀라스 | 인천 송도

법무법인 아틀라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