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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사모펀드 손해배상 판결, 어디까지 책임지나?





고령자 사모펀드 가입 시 법원이 증권사의 100% 책임을 인정한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가단161390 판결 —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로 보는 고령 투자자 보호의 현주소
고령 투자자 보호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가단161390 판결

실제 사례: 만 73세 전업주부 A씨는 거래 은행 직원의 소개로 그 안에 있는 계열 증권사 직원에게서 “안전한 부동산 펀드”를 권유받았습니다. 약 3억 원을 맡겼는데, 만기가 지나도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일반인은 가입조차 어려운 사모펀드였습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핵심 답변: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6. 3. 10. 선고 2024가단161390 판결에서, 만 73세 고령 주부에게 초고위험 사모펀드를 권유한 증권회사가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모두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투자원금에서 중도 수익금을 뺀 약 2억 6천만 원 전부에 대해 과실상계 없이 배상을 명했습니다.

왜 이 판결이 중요한가?

※ 본 글은 공개된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가단161390 판결을 기초로 작성되었으며, 사건관계인의 익명 처리를 위해 일부 표현을 변경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고령자 금융 피해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은행 계열 증권회사의 강화된 고객보호의무, 사모펀드의 고령자 적합성, 회사 내부 규정 준수만으로 면책되는지, 자필 서명을 받은 부적합 거래 확인서의 효력, 그리고 책임제한의 가부까지. 고령 투자자 보호 법리의 현재 도달점을 보여주는 판결이라 할 만합니다.

1. 고령자에게 사모펀드를 권유한 증권회사, 어떻게 책임을 물었나?

만 73세 전업주부가 거래 은행 직원의 소개로 복합점포 내 증권사에서 약 3억 원을 신탁했으나 만기 후에도 미상환된 초고위험 1등급 폐쇄형 사모펀드 사건의 개요
사건 개요: 73세 전업주부와 초고위험 사모펀드

법원은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제46조)설명의무(제47조) 위반을 모두 인정하고, 투자원금 304,500,000원에서 중도 수익금 38,613,351원을 공제한 265,886,649원 전액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과실상계도 부정했습니다.

사실관계의 핵심

2019. 11. 18. 만 73세 전업주부였던 A씨는 거래은행이 그 안에 설치한 Y증권의 복합점포에서 권유받아 약 3억 450만 원을 신탁했습니다. 형식은 특정금전신탁이었지만, 실질은 영화상영관 부동산 4개를 매수해 운영하는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상품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내용
위험등급 1등급(초고위험)
펀드 유형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 폐쇄형, 환매금지형
운용 방식 매입가 합계 약 483억 원의 부동산 4개 매수 후 임대료 수익 + 매각차익 분배
중도환매 불가능
만기 후 정산 부동산 매각 완료 시까지 불가능
투자적격 3억 원 이상 투자자(이후 5억 원 이상으로 개정)

코로나19 등으로 부동산 매각이 지연되자 만기는 2024. 10. 31.까지 연장되었으나, 그 이후로도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미상환펀드로 지정되었습니다. A씨는 만기 도래에도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입니다.

법원이 인정한 위법 사유

법원은 다음 두 가지 위법행위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첫째, Y증권은 고객정보 조사의무를 게을리해 A씨의 실제 투자성향에 비해 과도하게 위험한 상품을 권유함으로써 적합성 원칙을 위반했습니다. 둘째, 사무적·전문적 용어가 가득한 상품설명서를 단시간에 들이밀고 자필 서명만 받은 채 고령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을 모두 인정해 투자원금에서 중도 수익금을 뺀 약 2억 6천만 원 전부를 과실상계 없이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
법원의 판단: 과실상계 없는 전액 배상

2. 은행 계열 증권회사는 왜 더 무거운 책임을 지나?

은행과 계열 증권사가 원펌(One-Firm) 전략으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 구조에서 은행의 높은 공신력을 이용한 이해상충 위험과 강화된 고객보호의무
복합점포의 이면: 강화된 고객보호의무의 근거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보다 더 큰 공신력을 가지므로 더 무거운 고객 보호의무를 지는데, 본 판결은 이러한 강화된 의무가 은행 내 복합점포에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형태로 판매하는 계열 증권회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명시했습니다.

대법원 J 사건 법리의 확장

법원은 그 근거로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다26746 전원합의체 판결(원본 판결문에서는 ‘J 사건’으로 지칭)에서 정립된 은행의 강화된 고객보호의무 법리를 인용하면서, 이를 다음과 같은 논리로 계열 증권회사에까지 확장했습니다.

먼저 위 대법원 판결의 고객은 기업이었음에도 강화된 의무를 인정했는데, 이 사건처럼 고령 일반 개인이 거래은행에 가지는 신뢰와 의존은 그보다 더 크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은행과 증권사가 상호의 주요 부분(예컨대 ‘IBK’)을 공유하는 모회사·자회사 관계이고, 은행 안에 복합점포를 두고 은행 직원의 소개로 연계 절차가 진행되면, 외형상 은행 업무와 뚜렷이 구분되지 않습니다(이른바 통합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서비스 제공을 위한 원펌(One-Firm) 전략).

이해상충 위험과 강화된 의무의 근거

법원은 이러한 구조에서 두 가지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첫째, 고객은 은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계열 증권사의 투자권유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둘째, 계열 금융기관 사이에서는 고객의 이익보다 계열사의 이익을 우선하는 이해상충 위험이 상존합니다. 더구나 계열 증권회사는 은행의 신뢰를 통해 금융상품 판매 촉진이라는 영업상 이익을 누리므로, 그 이익에 상응하는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고령자에게 적합한 투자상품은 어디까지인가?

초고위험 1등급 폐쇄형 사모펀드의 특성(중도환매 불가, 483억 원 부동산 매각 시에만 정산)과 정기 소득 감소·금융상품 이해력 부족 등 고령 투자자 특성의 불일치 비교
사모펀드 특성 vs 고령 투자자 특성 비교

고령자는 위험감수능력과 금융상품 이해력이 일반적으로 떨어지므로, 사모집합투자기구처럼 비전형적이고 복잡한 구조의 투자상품은 일반적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권유 시에는 투자상품의 성격과 구조, 투자자의 구체적 투자경험·재산상태·소득능력·위험성향·인지능력 등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고령자가 갖는 구조적 취약성

법원이 정리한 고령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기적 소득이 없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많고, 손실 발생 시 회복할 수 있는 소득창출 기회가 일반 투자자보다 떨어지며, 금융상품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는 인지적 능력이나 지식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본 판결은 자본시장법이 명시적으로 연령을 적합성 판단 사항으로 규정하지 않았던 시점에도 다음 자율규범과 후속 입법이 모두 고령자의 보호 필요성을 확인했음을 강조했습니다.

  • 금융투자협회 표준투자권유준칙 → 고령자(만 70세 이상)를 ‘취약 금융소비자’로 분류
  • Y증권 투자권유규정 → 고령투자자에 대한 강화된 판매절차 및 보호절차 규정
  • 구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2020. 3. 24. 제정) 제17조, 시행령 제11조 → ‘연령’을 손실감수능력 판단을 위한 정보로 명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적합성원칙) 제2항 제2호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일반금융소비자에게 다음 각 호의 금융상품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에는 면담ㆍ질문 등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정보를 파악하고, 일반금융소비자로부터 서명(…), 기명날인, 녹취 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확인을 받아 이를 유지ㆍ관리하여야 하며, 확인받은 내용을 일반금융소비자에게 지체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
2. 투자성 상품(…) 및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 등의 변동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금성 상품
가. 일반금융소비자의 해당 금융상품 취득 또는 처분 목적
나. 재산상황
다. 취득 또는 처분 경험
4. 그 밖에 일반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 계약의 체결을 권유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적합성원칙) 제3항 제2호

법 제17조제2항제4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정보를 말한다.
2. 제1항제2호에 따른 투자성 상품: 다음 각 목의 정보
가. 일반금융소비자의 연령
나. 제1호나목 및 다목에 따른 정보(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 기대이익 및 기대손실 등을 고려한 위험에 대한 태도)

※ 출처 및 비고

현행 법률(2025. 10. 1. 공포, 시행 2026. 1. 2.)과 현행 시행령(2026. 4. 28. 공포·시행)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여 인용. 본 사건 신탁계약(2019. 11. 18.)은 위 법률 제정(2020. 3. 24.) 이전이지만, 본 판결(2026. 3. 10. 선고)은 투자자정보 파악 시 ‘연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근거로 인용함(판결문 14면).

사모집합투자기구가 고령자에게 부적합한 이유

법원은 사모집합투자기구의 본질에서 부적합성을 도출했습니다. 사모펀드는 본래 높은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소수의 전문투자자를 전제로 한 것으로, 자본시장법이 개인의 경우 3억 원 이상 투자자(이후 5억 원 이상)로 투자적격을 제한한 취지 자체가 손실감수능력이 취약한 일반투자자의 진입을 제한해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구법]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49조의2(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의 투자자)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인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자 또는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인 투자회사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투자자(이하 이 장에서 ‘적격투자자’라 한다)에 한정하여 집합투자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1. 전문투자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투자자
2. 1억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개인 또는 법인, 그 밖의 단체”

[구법] 같은 법 시행령 제271조 제2항 제2호

“법 제249조의2 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제1호 외의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경우: 3억원”

[현행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49조의2(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의 투자자)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인 투자신탁이나 투자익명조합의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자 또는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인 투자회사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투자자(이하 이 장에서 “적격투자자”라 한다)에 한정하여 집합투자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1. 전문투자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투자자
2. 1억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개인 또는 법인, 그 밖의 단체(「국가재정법」 별표 2에서 정한 법률에 따른 기금과 집합투자기구를 포함한다)

[현행법] 같은 법 시행령 제271조 제2항

법 제249조의2 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말한다.
1. 법 제249조의7제1항 각 호의 금액을 합산한 금액이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의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가액의 100분의 200을 초과하지 않는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경우: 3억원
2. 제1호 외의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경우: 5억원

※ 출처 및 비고

구법은 서울북부지법 2024가단161390 판결 5면 각주 1번에서 인용. 현행법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25. 9. 16. 공포, 시행 2026. 3. 17.)과 같은 법 시행령(2026. 4. 28. 공포·시행)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여 인용. 시행령 제271조 제2항 제2호의 “3억원” 부분은 2021. 2. 9. 시행령 개정으로 “5억원”으로 상향됨. 또한 종전의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라는 명칭은 2021. 10. 21.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로 변경됨.

여기에 본건 상품은 다음과 같은 이례적 구조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 만기의 형식적 종기와 실질적 불확정성: 만기가 정해져 있어도 매입가 483억 원의 부동산 4개가 모두 처분되지 않으면 정산 불가
  • 환금성의 제약: 폐쇄형 펀드로 중도환매 불가능
  • 법령 변경에 따른 추가 위험: 신탁기간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투자적격 기준이 3억 원 → 5억 원으로 상향되어, 부동산 매각 지연 시 신탁재산 현상교부(수익증권 자체 교부)도 불가능해진 상황

법원은 이러한 환가·정산의 불확정성은 어느 정도 금융 및 법률지식과 경험을 가진 일반인도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이라고 명시하며, 실제 대형 법무법인인 피고 소송대리인조차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원고가 신탁재산의 환가금 대신 수익증권을 교부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혼선을 일으켜, 처음에는 취득 불가하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취득 가능을 전제로 화해권고결정을 요청한 사실까지 인용했습니다.

4. 1년 9개월 전 투자자정보확인서, 그대로 써도 되나?

2018년 2월 투자자정보확인서 작성 후 가족 투병·사별·부동산 증여 등 중대한 재산 변화가 있었음에도 1년 9개월 뒤 정보를 갱신하지 않고 고위험 펀드에 가입시킨 타임라인
1년 9개월 전 서류로 초고위험 펀드 권유 — 적합성 원칙 위반

회사 내부 규정상 유효기간(예: 24개월)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본시장법 제46조는 투자권유 당시의 현행성(현재성) 있는 정보를 요구하므로, 금융투자업자는 투자권유 전에 정보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담보하기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구법]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9. 12. 31. 법률 제168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2항: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하기 전에 면담ㆍ질문 등을 통하여 일반투자자의 투자목적ㆍ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확인받아 유지ㆍ관리하여야 한다”
제3항: “금융투자업자가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에는 일반투자자의 투자목적ㆍ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에 비추어 그 일반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투자권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적합성 원칙)

[현행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6조

삭제 〈2020. 3. 24.〉

[현행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적합성원칙)

①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금융상품계약체결등을 하거나 자문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인 금융소비자가 일반금융소비자인지 전문금융소비자인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②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일반금융소비자에게 다음 각 호의 금융상품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에는 면담ㆍ질문 등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정보를 파악하고, 일반금융소비자로부터 서명(…), 기명날인, 녹취 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확인을 받아 이를 유지ㆍ관리하여야 하며, 확인받은 내용을 일반금융소비자에게 지체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
2. 투자성 상품(…): 가. 일반금융소비자의 해당 금융상품 취득 또는 처분 목적, 나. 재산상황, 다. 취득 또는 처분 경험
③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제2항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정보를 고려하여 그 일반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계약 체결을 권유해서는 아니 된다.

※ 출처 및 비고

구법은 서울북부지법 2024가단161390 판결 8~9면에서 인용. 현행법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시행 2026. 3. 17.)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시행 2026. 1. 2.)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여 인용. 구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제46조)과 설명의무(제47조)는 2020. 3. 24.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모두 삭제되었고, 그 내용은 각각 금소법 제17조(적합성원칙), 제19조(설명의무)로 이관되어 현재는 금소법이 일반법으로 적용됨. 본 사건 신탁계약(2019. 11. 18.)은 위 개정 이전이므로 본 판결은 구법을 적용함.

본 사건에서 누락된 결정적 정보

2018. 2. 26. 작성된 투자자정보확인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2019. 11. 18.) 약 1년 9개월 전의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 A씨에게는 다음과 같은 중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 2017. 2. 3.부터 아들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누적된 치료비 부담
  • 2017. 11.경 며느리·손주 생계 지원 위해 양평군 부동산 처분
  • 2019. 7. 3. 배우자 폐암 사망
  • 2019. 10. 10. 강남구 부동산을 며느리와 손자들에게 증여

그런데 권유 직원 C씨는 1년 9개월 전 확인서가 회사 규정상 유효기간(24개월) 내라는 이유로 투자목적·재산상황·투자경험에 관해 단 한 가지도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장기 의식불명 아들의 치료비와 며느리·손주 학비 마련”이라는 절박한 투자목적조차 알지 못한 채 초고위험 상품을 권유한 것입니다.

기존 확인서 자체의 부정확성

나아가 법원은 기존 확인서조차 적합성 판단 기초로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그 양식상 ‘투자목적’ 항목은 투자일임 또는 포괄적 운영지시 가입 고객만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자본시장법 제46조 제2항이 요구하는 ‘투자목적’이 아예 조사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확인서 내용 자체에 모순이 있었습니다. 감수할 수 있는 투자원금 손실 가능성을 ‘원금의 10% 미만’으로 답한 사람을, 회사가 임의로 “투자원금 보전보다 투자수익을 추구함”의 적극투자형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더구나 그 투자성향 진단결과 확인서에는 A씨의 서명조차 없이 X자가 그어져 있었습니다.

‘고위험 투자경험’이라는 피고 항변에 대한 판단

Y증권은 A씨가 2018. 7.경 다른 은행에서 매우 높은 등급의 사모펀드에 1억 원을 투자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고위험 투자성향을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배척했습니다.

그 은행에서 작성된 투자자정보확인서는 불과 4개월 22일 전인 2018. 2. 26. Y증권에서 작성된 확인서와 정반대 내용(소득 안정/증가 vs 감소/불안정, 매우 높은 지식수준 vs 높은 수준 등)이었습니다. 전업주부 고령자에게서 4개월여 만에 이런 변동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므로, 이는 은행이 자신이 취급하는 특정 투자상품 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답변이 유도되거나 형식상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A씨의 종합매매계좌에서 이 사건 6개월 전 갑자기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이력도 있었으나, 그 상품 역시 동일한 복합점포에서 동일한 구조로 권유된 것으로 보이고 같은 투자자정보확인서가 사용되었으므로, 적합성 원칙에 위배한 위법한 투자권유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될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은행과 증권사 사이의 정보교류 차단 원칙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쟁점이 있습니다. 권유 직원 C씨는 사전에 은행 직원 D씨로부터 “A씨가 모 대학을 나온 은행원 출신이고, 강남에 빌딩 소유 부동산임대업을 한다”는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전달받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의2와 시행령 제27조의2는 계열 증권회사가 투자상품 권유를 위해 계열 금융회사에서 고객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도록 정보교류 차단 원칙(Chinese Wall)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본건 모자회사 관계가 위 법령의 형식적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으므로 정보교류 차단 원칙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더구나 그 비공식 정보 자체가 부정확했습니다(실제로 A씨는 그 대학 졸업이나 은행 근무 경력이 없었고, 강남 부동산도 이미 증여된 상태였습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정보교류 차단 원칙(차이니즈 월)을 위반해 은행 직원이 증권사 직원에게 고객의 학력·경력·자산을 비공식으로 전달했으나 그 정보조차 사실과 전혀 달랐던 사실
무너진 차이니즈 월과 부실한 비공식 고객 정보
금융지주회사법 제48조의2(고객정보의 제공 및 관리) 제1항

금융지주회사등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 및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ㆍ제33조에도 불구하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금융거래의 내용에 관한 정보 또는 자료(이하 “금융거래정보”라 한다) 및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제1항에 따른 개인신용정보를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하여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방법과 절차(이하 “고객정보제공절차”라 한다)에 따라 그가 속하는 금융지주회사등에게 신용위험관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부 경영관리상 이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1.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
2. 고객정보의 암호화 등 처리방법
3. 고객정보의 분리 보관
4. 고객정보의 이용기간 및 이용목적
5. 이용기간 경과 시 고객정보의 삭제
6. 그 밖에 고객정보의 엄격한 관리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제27조의2(고객정보의 제공 및 관리) 제1항

법 제48조의2제1항 및 제2항에서 “신용위험관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부 경영관리”란 각각 고객에게 상품 및 서비스를 소개하거나 구매를 권유하는 업무가 아닌 업무로서 다음 각 호의 업무를 말한다.
1. 신용위험관리 등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2. 업무 및 재산상태에 대한 검사
3. 고객분석과 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
4. 성과관리
5. 위탁업무 수행

※ 출처

서울북부지법 2024가단161390 판결 22면 각주 10번에서 인용. 본 박스의 조문은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시행 2023. 9. 14.)과 같은 법 시행령(시행 2025. 10. 1.)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것으로, 판결문이 인용한 조문과 본질적으로 동일함.

5. 회사 내부 투자권유규정만 지키면 적합성 원칙 준수인가?

자본시장법(법령) — 행정법규 및 자율규범 — 회사 내부 규정(24개월 유효기간 등)의 3단계 규범 구조에서 내부 규정 준수만으로는 법령상 고객보호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
자율규범 준수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습니다. 협회 표준투자권유준칙이나 회사 내부 투자권유규정은 자본시장법 적합성 원칙을 구체화한 자율규범에 불과하고 법규적 효력이 없으므로, 형식적으로 준수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이나 고객보호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법원의 4단 논리

이 부분은 본 판결에서 매우 중요한 일반론을 정립한 부분입니다. 법원의 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행정법규조차 최소 기준에 불과합니다. 법규적 효력을 가진 행정법규가 정한 기준도 관련 법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할 수 있어, 그 기준에 형식적으로 부합한다고 해서 언제나 위법성이 부인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210000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09다40462 판결,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8다234979 판결 참조).

둘째, 자율규범은 법령보다 더 약합니다. 법령조차 그러한데, 협회·회사가 만든 자율규범 준수만으로 법령상 적합성 원칙을 충족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합니다. 자율규범 위반 시 위법성이 강하게 추단되지만, 형식상 준수만으로 적합성 원칙 준수가 간주될 수는 없습니다.

셋째, 수범자가 자기 기준으로 자기 의무를 면제할 수 없습니다. 자본시장법의 수범자(금융투자기관)가 만든 내부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스스로를 면책시키거나 법령상 의무를 감경시키는 것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넷째, ’24개월 유효기간’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습니다. Y증권은 자체적으로 정한 투자자정보확인서 유효기간 24개월 내였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그 24개월이 투자자정보의 현행성을 담보할 합리적 근거가 없고, 고령투자자 여부, 투자상품 성격, 투자내역 변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기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형식적으로 준수만 하면 면책된다고 보면, 금융투자기관이 경영 효율성을 위해 유효기간을 부당하게 장기로 정해 자본시장법상 투자자정보 파악의무를 형해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본건에서 회사 규정조차 위반

더구나 법원은 Y증권이 자체 규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위반 1. Y증권 투자권유규정 제10조 제1항에 따르면, 고객의 진단된 투자성향(적극투자형)보다 위험도가 높은 초고위험 상품은 ‘투자권유불가’ 상품이고, 회사 임직원은 투자권유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객이 ‘스스로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에 한해 부적합성을 알리고 부적합 거래확인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본건은 권유 직원 C씨가 직접 투자를 권유했고, 신탁계약서의 ‘권유자’ 란에도 그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위반 2. 같은 규정 별지 제13호에 따르면, 구조가 복잡하거나 환금성에 제약이 있는 ‘투자권유 유의상품’을 고령투자자에게 권유할 때에는 매매계약 체결 전 관리직 직원의 권유 적정성 사전확인이 필요하고, 직접 면담·배석·전화 등을 통한 사전확인 및 기록 유지가 요구됩니다. 그러나 본건에서는 그러한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보호기준 제6조가 요구하는 상담내용 녹음·녹화·기록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6. 고령투자자에 대한 설명의무, 어디까지 이행해야 하나?

형식적 자필 서명과 단답형 사후 모니터링이라는 형식적 절차와, 고령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단시간 권유 절차·녹음 미실시라는 실질적 미흡 사항의 대비
서명·녹취가 설명의무 이행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

일반 투자자가 아닌 구체적·개별적 투자자를 기준으로, 그 투자자가 거래상 주요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야 합니다. 고령투자자에게는 강화된 설명의무가 적용되어, 더 상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이행되어야 합니다.

[구법]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7조(설명의무) 제1항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에는 금융투자상품의 내용, 투자에 따르는 위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일반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현행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7조

삭제 〈2020. 3. 24.〉

[현행법]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설명의무)

①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일반금융소비자에게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 및 일반금융소비자가 설명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금융상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일반금융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1. 다음 각 목의 구분에 따른 사항
나. 투자성 상품
1) 투자성 상품의 내용
2) 투자에 따른 위험
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투자성 상품의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가 정하는 위험등급
4) 그 밖에 금융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등 투자성 상품에 관한 중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②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제1항에 따른 설명에 필요한 설명서를 일반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하여야 하며, 설명한 내용을 일반금융소비자가 이해하였음을 서명, 기명날인, 녹취 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 (…)
③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제1항에 따른 설명을 할 때 일반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 또는 금융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거짓으로 또는 왜곡(…)하여 설명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빠뜨려서는 아니 된다.

※ 출처 및 비고

구법은 서울북부지법 2024가단161390 판결 31면에서 인용. 현행법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시행 2026. 3. 17.)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시행 2026. 1. 2.)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여 인용. 구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제47조)는 2020. 3. 24.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삭제되었고, 그 내용은 금소법 제19조로 이관되어 현재는 금소법이 일반법으로 적용됨. 현행 금소법 제19조는 구법보다 설명사항을 구체화하고(투자성 상품의 위험등급 신설), 설명서 제공·이해 확인 의무(제2항), 거짓·왜곡·누락 설명 금지(제3항)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여 보호 수준을 강화함. 본 사건 신탁계약(2019. 11. 18.)은 위 개정 이전이므로 본 판결은 구법을 적용함.

관련 법리

법원은 다음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습니다.

  •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3다26425 판결: 신탁회사가 특정금전신탁의 운용방법을 미리 정하고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 신탁재산의 구체적 운용방법을 포함한 신탁계약의 특성·주요 내용·위험을 적절·합리적으로 조사하고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히 설명할 주의의무가 있음
  •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53683, 53690 전원합의체 판결: 금융상품의 특성·위험 수준, 고객의 거래목적·투자경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래상 주요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야 함

‘서명·자필 기재’가 있어도 설명의무 위반인 이유

이 사건에서 Y증권은 다음과 같은 자필 기재·서명을 받아 두었습니다.

  • 상품설명서 첫 면 자발적 투자 확인 서명
  • ‘경기상황 및 부동산시장 변화로 매각 지연 및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 투자원금 회수 지연 및 손실 가능성’ 부분에 ‘확인’ 자필
  • ‘폐쇄형 펀드로서 중도환매 불가능’ 부분에 ‘확인’ 자필
  • 부적합 거래확인서에 투자성향 ‘적극투자형’, 위험등급 ‘초고위험’, ‘듣고 이해하였음’ 자필
  • 완전판매 모니터링 통화에서 ‘예’ 답변

그럼에도 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형식적 서식에 따라 쓴 것에 불과합니다. 회사가 미리 마련한 서식의 지시에 따라 따라 쓰거나 단순히 서명한 것이고, 사용된 용어들이 ‘rebalancing 및 청산 곤란’, ‘유동성 부족에 따른 환금성 제약’, ‘투자신탁재산의 가치 하락’ 등 고령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무적·전문적 용어들이었습니다.

둘째, 사후 모니터링은 사전 설명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완전판매 모니터링은 이 사건 계약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며, 질문 자체가 앞서 사용된 동일한 전문용어로 구성되었고, 원고는 단순히 ‘네’라는 단답형 답변만 했습니다.

셋째, 강화된 사전확인 절차가 없었습니다. 회사 자체 규정은 투자권유 유의상품의 경우 관리직 직원의 사전확인, 직접 면담·배석·전화, 그리고 상담내용 녹음·녹화·기록을 의무화하고 있었으나, 어느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그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그로 인한 입증의 불이익은 피고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명시했습니다.

넷째, 핵심 위험을 일반인 상식으로 풀어 설명해야 합니다. 본건 상품의 가장 결정적 위험, 즉 “만기가 정해져 있어도 매입가 483억 원의 부동산 4개가 모두 처분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일반인의 상식에 크게 배치되는 것이므로, 고령투자자에게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1시간 vs 5분’ 권유 시간 다툼

이 사건에서 권유 직원 C씨는 권유와 계약 체결에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고 진술했고, A씨는 5분 만에 끝났다고 진술해 시간에 대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설사 1시간이 소요되었다 하더라도, 서명·자필 기재해야 할 서류의 분량과 내용, 투자상품의 전문성·복잡성·비전형성에 비추어 고령투자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7. 손해는 언제 확정되고, 책임제한은 가능한가?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에 따른 손해액 산정 공식 — 지급한 투자원금 총액에서 회수한 금전 총액(중도 수익금)을 뺀 금액이 추정 손해액이며, 손해 발생 시점은 미상환펀드 지정일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 손해액 산정 공식

법원은 손해 발생 시점을 이 사건 사모펀드가 미상환펀드로 지정된 만기일(2024. 10. 31.)로 보고, 그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이 기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고령투자자의 보호 취지에 비추어 책임제한(과실상계)을 부정하고 손해 전부에 대해 배상을 명했습니다.

손해 발생 시점 — 만기 연장 동의의 효과

원고는 운용사가 만기 연장 동의를 처음 요청한 2022. 10. 13.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참조).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손해액은 ‘투자자가 지급한 금전 총액 – 회수한 금전 총액’으로 추정되며, 금융투자업자의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는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그 시점이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됩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64조(손해배상책임) 제1항

금융투자업자는 법령ㆍ약관ㆍ집합투자규약ㆍ투자설명서(제123조제1항에 따른 투자설명서를 말한다)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업무를 소홀히 하여 투자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금융투자업자가 제37조제2항, 제44조, 제45조, 제71조 또는 제85조를 위반한 경우(…)로서 그 금융투자업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을 증명하거나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같은 법 제48조(손해배상책임)

① 금융투자업자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 또는 제3항을 위반한 경우 이로 인하여 발생한 일반투자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금융투자상품의 취득으로 인하여 일반투자자가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금전등의 총액에서 그 금융투자상품의 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그 일반투자자가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등의 총액을 뺀 금액은 제1항에 따른 손해액으로 추정한다.

※ 출처 및 비고

서울북부지법 2024가단161390 판결 36~37면에서 인용. 본 박스의 조문은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시행 2026. 3. 17.)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것으로, 손해액 추정 규정(제48조 제2항)과 일반 손해배상책임 조항(제64조 제1항)은 판결문이 인용한 구법과 본질적으로 동일함. 다만 제48조 제1항의 손해배상 근거가 2020. 3. 24. 개정으로 종전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구 제47조)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설명의무)로 변경됨. 본 사건 신탁계약(2019. 11. 18.)은 위 개정 이전이므로 본 판결은 구법을 적용함.

본건에서 원고는 처음 만기 연장 요청 시 동의함으로써 신탁계약상의 만기 연장에도 동의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시점에는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만기가 더 이상 연장되지 못하고 미상환펀드로 지정된 2024. 10. 31.이 손해 확정 시점입니다.

책임제한 부정의 논리

이 부분이 본 판결의 또 하나의 핵심입니다. 법원은 다음 논리로 과실상계를 부정했습니다.

자기책임 원칙은 투자자가 거래 내용·위험성·수익구조를 파악하고 이해할 능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고령 가정주부였던 원고는 그러한 능력이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있었고, 바로 그 금융취약자의 보호와 자기책임 원칙의 관철을 위한 기본적 전제로서 자본시장법에 적합성 원칙·설명의무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그 고객보호의무를 저버려 원고가 자기책임 원칙의 전제인 이해능력·판단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위법한 투자권유로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이는 결국 피고가 원고의 취약한 금융거래능력을 이용하여 부적합한 투자를 유발하거나 자신의 의무위반으로 피해자의 과실을 획책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자기책임 원칙의 전제가 되는 능력이 없는 원고에게 그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주의의무(투자상품 위험성에 대한 조사·숙려의무 등)를 요구해 손해 감경사유로 삼는 것은 논리적 모순입니다. 만일 이를 인정하면, 금융기관이 자신의 의무 위반으로 초래된 결과로 자신의 책임을 감경받는

자기책임 원칙은 투자자가 상품을 이해할 능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므로, 그 능력이 부족한 고령 취약 투자자에게 주의의무를 요구해 손해를 감경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과실상계 부정 논리
왜 투자자의 과실을 묻지 않았나? — 과실상계 부정 논리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의 취지 참조).

손해의 계산

법원은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이 정한 손해액 추정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 A씨의 손해액을 다음과 같이 산정했습니다.

손해액 = 신탁계약에 따라 지급한 금전의 총액 –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의 총액

판결문은 이 공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계산했습니다(판결문 36~37면).

구분 금액 비고
① 투자원금 (지급한 금전의 총액) 304,500,000원 2019. 11. 18. 신탁한 금액
② 중도 수익금 (회수한 금전의 총액) – 38,613,351원 신탁계약 존속 중 실제 수취한 수익금
손해액 (① – ②) 265,886,649원 제48조 제2항에 따른 추정 손해액

법원은 이 손해액 산정에서 다음 두 가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첫째,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의 의미입니다.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은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을 공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만기 도래 시점(2024. 10. 31.)에 부동산 매각이 이루어지지 못해 미상환펀드로 지정된 상태였으므로, 이 시점에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회수액은 신탁계약 존속 중 이미 받아둔 중도 수익금 38,613,351원으로만 한정되었습니다.

둘째, 손해 발생 시점 = 손해액 확정 시점입니다. 앞서 본 대로 손해 발생 시점은 미상환펀드로 지정된 2024. 10. 31.이며, 그 시점에 손해액이 위와 같이 확정됩니다. 만기 연장 동의 시점이나 운용사 연장 요청 시점에는 아직 손해가 현실화되지 않았으므로, 그 시점을 기준으로 한 산정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산정 방식은 자본시장법이 금융투자상품 거래의 특성(손해액 입증 곤란)을 고려해 마련한 추정 규정에 충실한 것입니다. 즉, 일반 불법행위에서처럼 피해자가 구체적인 손해 항목을 일일이 입증할 필요 없이, “낸 돈에서 받은 돈을 뺀 차액”이 곧 손해액으로 추정됩니다. 금융투자업자가 이 추정을 깨뜨리려면 별도의 적극적 입증을 해야 합니다.

주문의 핵심

최종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내용
손해배상 원금 265,886,649원 (= 투자원금 304,500,000원 – 중도수익금 38,613,351원)
지연손해금 기산일 2024. 10. 31. (미상환펀드 지정일)
지연손해금 이율 ~ 소장 송달일(2024. 11. 19.) : 연 5% (민법)
그 다음 날 ~ 완제일 : 연 12% (소촉법)
과실상계 없음 (전부 인용)
가집행 인용
증권사의 세 가지 항변(고위험 투자 경험, 24개월 유효기간 내 정보, 만기 연장 동의 시점 손해)과 이를 모두 배척한 법원의 판단(이례적 성향 변동, 합리적 근거 없는 편의적 규정, 미상환 지정일 기준)을 대비한 표
증권사의 항변 vs 법원의 판단 요약

실무적 시사점

본 판결은 고령자 금융 피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은행 복합점포에서 판매되는 계열 증권사 상품의 책임 구조가 명확해졌습니다. 외형상 은행 거래로 보이는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은행에 부여되는 강화된 고객보호의무가 계열 증권사에까지 확장 적용됩니다.

기계적 자필 서명이나 단답형 사후 모니터링만으로는 면책이 어렵고, 고령 투자자에게는 전문 용어가 아닌 상식적이고 평이한 수준의 명확한 설명이 입증되어야 하며 투자자 정보의 현재성 파악 절차 강화가 필수라는 실무적 시사점
실무적 시사점 ①: 형식에서 실질로

둘째, 회사 내부 투자권유규정의 형식적 준수만으로는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자율규범의 한계를 명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투자자정보확인서의 유효기간을 회사가 임의로 장기간 정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24개월 유효기간이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 만큼, 향후 금융기관은 권유 시점의 현행성 있는 정보 확인을 위한 실질적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형식적 서명·자필 기재나 사후 모니터링이 실질적 설명의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었습니다. 특히 고령투자자에 대해서는 사무적·전문적 용어 나열이 아닌, 일반인의 상식에 맞는 평이한 설명이 요구됩니다.

다섯째, 책임제한(과실상계)에 대한 엄격한 접근이 주목됩니다. 자기책임 원칙의 전제가 결여된 취약 투자자에 대해서는 과실상계를 통한 책임 감경이 부정될 수 있으며, 이는 금융기관의 손해배상 위험을 종래보다 더 무겁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복합점포를 통한 연계 판매 시 계열 증권사도 은행 수준의 고도화된 고객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취약 투자자에 대한 과실상계가 엄격히 제한되며 금융회사의 손해배상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크게 무거워진다는 강화된 보호 의무 확장 시사점
실무적 시사점 ②: 강화된 보호 의무의 확장

8. FAQ

Q1. 고령자에게 초고위험 금융상품을 권유하면 무조건 위법한가요?
A.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령자는 위험감수능력과 금융상품 이해력이 일반적으로 떨어지므로, 사모집합투자기구처럼 비전형적이고 복잡한 구조의 고위험 상품은 일반적으로 적합한 투자상품이 아닙니다. 따라서 권유 시 투자자의 구체적인 투자경험, 재산상태, 소득능력, 위험성향, 인지능력 등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 위험감수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의무가 있습니다.
Q2. 1~2년 전에 작성한 투자자정보확인서를 계속 사용해도 되나요?
A. 회사 내부 규정상 유효기간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권유 당시의 ‘현행성 있는’ 정보를 요구합니다. 특히 고령자, 가족 사망, 재산상태 변동 등 사정이 있을 때에는 투자권유 시 면담·질문을 통해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본 판결은 회사가 임의로 정한 24개월 유효기간 자체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3. 은행 안에 있는 증권사 복합점포에서 가입한 상품도 일반 증권사와 책임이 같나요?
A. 오히려 더 무거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은행은 더 큰 공신력을 가지므로 더 무거운 고객 보호의무를 지는데(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다26746 전원합의체 판결), 본 판결은 은행 내 복합점포에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판매되는 계열 증권사의 투자상품에도 강화된 고객보호의무가 마찬가지로 무겁게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Q4. 회사 내부 투자권유규정만 지키면 적합성 원칙을 준수한 것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본 판결은 협회 표준투자권유준칙이나 회사 투자권유규정은 자본시장법 적합성 원칙을 구체화한 자율규범에 불과하고 법규적 효력이 없으므로, 형식상 준수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이나 고객보호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자율규범 위반은 위법성을 강하게 추단시키지만, 형식상 준수만으로는 면책되지 않습니다.
Q5. 부적합 상품 거래 확인서에 자필 서명까지 했는데도 손해배상이 인정되나요?
A. 예. 본 판결은 부적합 거래확인서, 고령투자자 상담확인서, 상품설명서 등에 자필 기재와 서명이 있더라도, 이는 회사가 미리 마련한 서식에 따라 쓴 것에 불과하며, 사용된 용어가 고령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이고, 강화된 사전 확인 절차나 상담 녹음·녹화·기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실질적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6. 투자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니 일부 책임이 감경되어야 하지 않나요?
A. 본 판결은 책임제한을 부정했습니다. 자기책임 원칙은 투자자가 거래 내용·위험성을 파악할 능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 능력이 부족한 고령자에게 그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주의의무를 요구해 손해를 감경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며, 금융기관이 자신의 의무 위반으로 초래된 결과로 책임을 감경받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의 취지 참조).
Q7. 사모펀드 손해배상 청구 시 지연이자는 언제부터 계산되나요?
A.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이 손해 발생 시점이자 지연손해금 기산일입니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본 사건에서는 만기가 더 이상 연장되지 못하고 미상환펀드로 지정된 시점을 손해 확정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만기 연장 동의 시점이나 운용사의 연장 요청 시점은 손해 확정일이 아닙니다.
Q8. 사모펀드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본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우선 가입 당시 작성한 모든 서류(투자자정보확인서, 상품설명서, 부적합 거래확인서, 고령투자자 상담확인서 등)를 확보하시고, 권유 과정에 대한 통화 녹음, 메시지, 권유 자료 등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의무 위반, 강화된 고객보호의무 위반 등 여러 청구 근거가 있을 수 있고, 사안에 따라 형사 고소(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등)와 병행 가능성도 검토해야 하므로 가능한 빨리 변호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본 판결(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3. 10. 선고 2024가단161390 판결)은 고령자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권유와 관련해 적합성 원칙·설명의무·강화된 고객보호의무를 종합적으로 다룬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법무법인 아틀라스는 인천 송도에 위치하여 금융투자상품 분쟁, 사모펀드 손해배상 사건 등 기업·투자 관련 분쟁에서 다수의 자문과 소송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안내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판결은 금융사 내부 규정의 형식적 준수를 넘어 실질적인 투자자 이해능력과 권익 보호가 최우선되어야 함을 시사하며, 복잡해지는 금융상품 시대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기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령 투자자 보호 법리의 새로운 이정표

글쓴이 소개

김태진 | 대표변호사
기업 자문, 기업 분쟁, 기업 형사 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아틀라스 | 인천 송도
(전)검사 | 사법연수원 33기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형법 석사,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법학석사(L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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