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경력 채용 직급 차이, 성차별일까 (2025구합54077)






근로관계

군 경력에 따라 채용 직급을 달리해 승진을 늦추는 것은 성차별인가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77 판결 해설
박소영 ·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아틀라스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77  ·  2026. 2. 11. 선고

핵심 답변: 서울행정법원은 제대군인에게 군 경력 2호봉을 가산해 더 높은 기본급을 주는 것 자체는 차별이 아니라고 보았으나, 제대군인을 5급, 대학졸업자를 6급으로 채용해 승진 시기에 2년 차이를 만든 인사제도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진정을 기각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77, 2026. 2. 11. 선고).

같은 날 입사해 같은 일을 하는데, 단지 군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4급 승진이 2년 늦어진다면 이는 정당한 처우일까요, 아니면 성별에 따른 차별일까요?

한 여성 근로자는 회사가 제대군인에게만 군 경력을 호봉에 가산해 더 높은 직급으로 채용함으로써 여성이 임금과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호봉 가산과 채용 직급 차이를 구분해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군 경력 우대 제도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서부터 성차별이 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을 보여 줍니다.

1. 제대군인 군 경력 호봉 가산, 무엇이 문제 되었나요?

이 사건 회사의 인사관리규정과 보수규정에 따르면, 대학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는 6급 10호봉으로 초임호봉이 책정되는 반면, 군 경력이 2년인 제대군인은 2호봉이 가산되어 5급 12호봉으로 초임호봉이 책정되었습니다. 제대군인이 6급이 아니라 5급으로 입사하게 되는 이유는, 6급 10호봉에 2호봉이 가산되면 6급 12호봉이 되는데, 인사관리규정 제60조상 6급 직원이 12호봉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5급으로 승진하도록 정해져 있어, 결과적으로 5급 12호봉으로 입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호봉 산정 시 오직 군 경력만을 인정함에 따라, 같은 기간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는 여성 근로자가 임금과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며 이는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5. 2. 27. “제대군인 여부에 따라 신규직원의 초임호봉을 달리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진정을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이 기각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군 경력에 따른 호봉·임금의 차이가 위법한 성차별인가. 둘째, 군 경력에 따른 채용 직급(5급/6급)의 차이가 위법한 성차별인가. 법원은 이 두 쟁점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았습니다.

2. 법원은 왜 군 경력에 따른 호봉·임금 차이는 차별이 아니라고 보았나요?

법원은 군 경력자에게 2호봉을 높게 책정해 더 높은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부당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는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에 있습니다.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채용 시 우대 등) 제3항

취업지원실시기관은 해당 기관에 채용된 제대군인의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에 제대군인의 군 또는 공익 분야에서의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

법원은 위 규정이 명시적으로 ‘임금’의 결정에 있어서도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이 규정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 또는 소집되어 군복무를 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호봉’이란 근속 연차를 반영한 급여 단계를 의미하므로, 군 경력을 호봉에 산입하고도 이를 임금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호봉 산입의 실익이 없고 오히려 제대군인법의 취지와 목적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보수규정 [별표 제1-2호]에 따르면 5급 12호봉과 6급 10호봉의 기본급은 약 2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원고는 연간 약 1,400만 원의 급여 차이가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호봉 가산으로 인한 기본급 차이 자체는 제대군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라고 판단했습니다.

3. 그렇다면 무엇이 위법한 차별로 인정되었나요?

법원이 위법한 차별로 인정한 것은 호봉 차이가 아니라, 대학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는 6급으로 채용하고 군 경력자는 5급으로 채용한 채용 직급 자체의 차이입니다. 법원은 채용 직급 차이를 단순히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것과 같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채용 직급이 단순한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승진 시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 군 경력이 승진 기간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승진 구조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봅니다.

4. 군 경력은 어떻게 승진 시기에 2년의 차이를 만들었나요?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상 승진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규정 조항 내용 여성(군 경력 없음)에게 미치는 효과
제60조 6급 직원이 12호봉에 도달하면 5급으로 자동 승진 6급 10호봉으로 입사한 직원은 2년이 지나야 5급으로 승진
제56조 제1항 4급 승진 최저 소요 연수는 ‘5급 승진 후 4년 이상’ 5급 출발이 2년 늦으므로 4급 승진도 2년 더 소요
제104조·제120조·제124조 5급 종합근무평정은 근무성적평정 70%, 경력평정 30%로 구성되며 경력평정은 해당 직급 근무기간 기준 2년 먼저 5급으로 임용된 제대군인 남성이 경력평정에서 더 높은 점수 획득

즉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에 입사하여 같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제대군인 남성에 비해 4급으로 승진하기까지 2년이 더 걸릴 수밖에 없고,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에 활용되는 경력평정에서도 불리해집니다.

법원은 이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했습니다. ① 경력 가산사유인 ‘병역법 및 관련 법률에 의한 의무를 마치기 위하여 징집 또는 소집된 경우’에는 여성이 편입될 수 없으므로 전체 남성 대부분에 비해 전체 여성을 차별취급하는 것으로서 ‘성별에 의한 차별취급’에 해당하는 점, ② 제대군인법은 군 경력을 호봉이나 임금 결정 시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이를 승진에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는 않는 점, ③ 오히려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는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됨을 명시하고 있는 점, ④ 인사관리규정상 군 경력 외 다른 경력 가산사유도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오로지 군 경력만을 가산 사유로 두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회사의 업무가 군복무와 직접 관련이 있어 이를 승진 근무경력으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입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교육·배치 및 승진)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특히 ⑥ 피고(국가인권위원회)는 남녀 간 승진 소요 연한 차이가 호봉 차이로 인한 ‘반사적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사건 회사가 2024. 12.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하면서 제대군인의 초임호봉은 일반 대학졸업자보다 2호봉 높게 유지하되 채용 직급은 5급으로 동일하게 변경한 사실을 지적하며, 채용 직급의 차이가 호봉 차이의 반사적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회사 스스로 호봉 가산과 채용 직급을 분리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셈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법원은 이 사건 회사의 인사제도가 불합리하게 성별을 이유로 남성과 여성을 차별취급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회사가 규정을 개정했는데도 소의 이익이 인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고는 이 사건 회사가 2024. 12.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해 2025년부터 입사하는 신입직원은 군 경력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5급으로 입사하도록 했고, 그 이전 입사자에 대해서도 자율협의체를 구성해 조정안을 마련 중이므로, 재조사를 하더라도 취할 수 있는 권고가 없어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행정소송법 제12조 제2문에서 정한 협의의 소의 이익은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두30450 판결 참조)를 전제로, 다음 사정을 종합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개정된 인사관리규정은 2025년도부터의 입사자에 한하여 적용될 뿐이므로 그 이전에 입사한 원고에게는 여전히 기존 규정이 적용되는 점, 회사가 소급 적용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며 회사가 권고사항에 해당하는 내용을 모두 이행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입니다.

6. 이 판결이 기업 인사제도에 주는 실무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이 판결은 군 경력 우대 제도의 허용 범위에 관해 명확한 경계선을 제시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호봉·임금 가산은 허용: 제대군인법 제16조 제3항에 근거해 군 복무기간을 호봉이나 임금에 반영하는 것은 경제적 손실 보전이라는 목적이 인정되어 차별로 보기 어렵습니다.
  • 채용 직급·승진 반영은 위험: 군 경력 유무에 따라 채용 직급을 달리하거나, 그 결과 승진 시기·경력평정에서 특정 성에게 구조적 불이익이 발생하면 간접적 성차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호봉과 승진 체계의 분리 설계: 이 사건 회사가 개정 후 채용 직급을 동일하게 하면서도 초임호봉 가산은 유지한 것처럼, 보수 보전과 승진 체계를 분리하는 설계가 분쟁 예방에 유리합니다.
  • 가산 사유의 성 중립성 점검: 경력 가산 사유가 특정 성이 구조적으로 충족할 수 없는 요건(예: 병역의무 이행)에만 사실상 한정되어 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아틀라스는 인천 송도를 기반으로 기업 인사·노무 제도의 적법성 검토와 고용차별 진정·행정소송 대응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사규정 설계 단계에서의 사전 검토가 사후 분쟁 대응보다 비용과 위험을 크게 줄입니다.

7. 자주 묻는 질문(FAQ)

Q. 제대군인에게 군 경력 호봉을 가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차별인가요?

A. 아닙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이 군 복무기간을 호봉이나 임금 결정 시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고, 이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군복무를 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군 경력에 2호봉을 가산해 더 높은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부당한 차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77).

Q.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무엇이 위법한 차별로 인정되었나요?

A. 군 경력자를 5급으로, 대학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를 6급으로 채용 직급 자체를 달리 정한 부분입니다. 법원은 채용 직급 차이는 단순한 급여 차등과 달리 승진 시기에 직접 영향을 미쳐,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 입사한 제대군인 남성보다 4급 승진까지 2년이 더 걸리게 되므로 성별에 의한 차별취급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Q. 군 경력이 승진 시기에 어떻게 2년의 차이를 만드나요?

A. 인사관리규정상 6급 직원은 12호봉에 도달하면 5급으로 자동 승진하는데, 6급 10호봉으로 입사한 직원은 5급 승진까지 2년이 걸립니다. 반면 제대군인은 처음부터 5급 12호봉으로 입사합니다. 또한 4급 승진 최저 소요 연수가 5급 승진 후 4년 이상이므로, 5급 출발이 2년 늦은 여성은 4급 승진도 2년 늦어집니다.

Q. 제대군인법이 군 경력을 인정하는데도 차별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은 군 복무기간을 호봉이나 임금을 결정할 때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이를 승진에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승진에서 남녀 차별을 금지합니다. 법원은 호봉 가산을 넘어 채용 직급 자체를 달리해 승진에 영향을 준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Q. 회사가 인사규정을 개정했는데도 소송을 유지할 이익이 있었나요?

A. 네. 개정된 규정은 2025년도 입사자에게만 적용되어 그 이전 입사자인 원고에게는 기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었고, 소급 적용을 위한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처분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행정소송법 제12조 제2문,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두30450 판결 참조).

Q. 이 판결은 기업 인사제도에 어떤 시사점을 주나요?

A. 군 경력에 호봉을 가산하는 것 자체는 허용되더라도, 채용 직급이나 승진 절차에서 군 경력 유무가 결과적으로 특정 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도록 설계되면 간접적 성차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호봉 보전과 승진 체계를 분리해 설계하고, 경력 가산 사유가 특정 성을 구조적으로 배제하지 않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은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77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 법률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사·노무 제도 검토나 고용차별 사건 대응이 필요하시면 법무법인 아틀라스(032-864-8300)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소영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아틀라스

박소영 | 대표변호사
가사, 상속, 건설·부동산 분쟁 전문 변호사
사법연수원 33기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법무법인 아틀라스 | 인천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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