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자동 주문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업무방해죄가 되나요? 무죄 판결 분석

목차
법무법인 아틀라스가 과거 수행한 사건에 대한 해설입니다. 배달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주문을 자동으로 선택해주는 프로그램 ‘매직’을 개발한 피고인들. 검찰은 이들을 업무방해죄로 기소했습니다. 플랫폼의 ‘공평한 배분’ 정책을 무력화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과연 사용자 편의를 위한 자동화 프로그램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1심 무죄, 검사 항소, 그리고 항소심도 무죄 — 어떻게 가능했을까?
※ 본 사례는 법무법인 아틀라스가 실제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으며 의뢰인의 개인정보는 보호되었습니다.
배달대행 플랫폼 측은 ‘매직’ 프로그램이 자사 앱(‘A앱’)의 공평한 배분 시스템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형법 제314조 제2항을 적용하여 피고인들을 기소했고, 1심 무죄 선고 후에도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핵심적인 반박 논리를 구축했습니다. ‘매직’은 앱 서버에 과부하를 유발하거나 소스코드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 화면에 이미 표시된 정보를 읽어 사용자가 설정한 조건에 따라 클릭을 자동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이 요구하는 ‘현실적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여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지금부터 각 심급의 핵심 쟁점과 판결 논리를 상세히 분석합니다.
1. 자동화 프로그램이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나요?

디지털 시대에서 자동화 기술은 사용자 경험 향상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동화 솔루션이 기존 플랫폼의 운영 정책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줄 때, 예상치 못한 법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형법체계에서 자동화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용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의 구분
자동화 기술이 기존 서비스의 이용약관을 위반한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적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민사적 계약 위반과 형사적 가벌성 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중요한 법리적 관점입니다.
형사처벌이 가능하려면 다음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 행위의 가벌성이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을 것
- 해당 행위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법익을 침해할 것
-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현실적인 결과가 발생할 것
2. ‘매직’ 프로그램은 어떤 기능을 제공했나요?

‘A앱’ 플랫폼의 운영 구조
피해 회사는 ‘A앱’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운영하였습니다. ‘A앱’은 식당으로부터 음식을 배달해 달라는 의뢰를 받으면 이를 배달기사, 즉 ‘라이더’에게 배분하는 배달대행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식당이 지급하는 배달요금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라이더에게 배달 수익금으로 지급하는데, 식당별로 책정하는 배달요금이 다르고, 라이더와 배달 목적지 간의 거리가 가까운 배달을 수행할 경우 단시간에 배달 수익금을 얻을 수 있는 등 라이더가 선호하는 배달 조건이 존재하였습니다. 이에 ‘A앱’의 서비스 이용 약관은 ‘시스템에 부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매직’의 핵심 기능

피고인 X1은 2019. 4.경 프로그램 개발자인 피고인 X2에게 ‘A앱’에 허용되지 않는 기능들을 추가하여 변경한 이른바 ‘지지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하였고, 피고인 X2은 그 제안에 따라 2019. 8.경 ‘매직’이란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매직’은 다음과 같은 주요 기능을 제공하였습니다:
- 금액설정기능: 라이더가 설정한 최소 금액 이상의 주문만 자동 선택
- 거리설정기능: 지정된 배달 거리 범위 내의 주문만 자동으로 선택
- 우선배차설정기능: 지정 업체의 주문을 자동으로 선택
피고인들은 제작한 ‘매직’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 기간을 거친 다음 2020. 1. 2.경부터 2021. 2. 7.경까지 합계 1,139회에 걸쳐 라이더들에게 ‘매직’ 프로그램을 월 평균 사용료 60,000원에 판매하였습니다.
검찰의 공소 내용

검찰은 피고인들이 ‘매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포함으로써 ‘A앱’의 서비스 이용 약관이 금지한 자동화를 통해, ‘A앱’에서 공평한 배분 업무를 위해 설정해 둔 조건 설정 불가 제한을 무력화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은 형법 제314조 제2항에 규정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피고인들을 기소하였습니다.
3. 컴퓨터 장애 업무방해죄의 성립 요건은 무엇인가요?

형법 제314조 제2항의 구성요건
형법 제314조 제2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적용되기 위한 핵심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보처리장치에 대한 손괴 행위 또는 허위 정보·부정 명령의 입력 또는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 장애 유발
- 그로 인한 정보처리 장애의 현실적 발생
- 결과적으로 사람의 업무 방해
판례를 통해 본 구성요건의 해석
대법원은 이 조항의 각 구성요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참조).
| 구성요건 용어 | 대법원의 해석 |
|---|---|
|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 자동적으로 계산이나 데이터처리를 할 수 있는 전자장치로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 |
| 손괴 | 유형력을 행사하여 물리적으로 파괴·멸실시키는 것뿐 아니라 전자기록의 소거나 자력에 의한 교란도 포함 |
|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 |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정보처리장치를 운영하는 본래의 목적과 상이한 명령을 입력하는 것 |
| 기타 방법 |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 |
‘현실적 장애’ 요건 — 핵심 판단 기준

대법원은 ‘기타 방법’을 폭넓게 정의하면서도, 그 어떤 수단에 의하더라도 범죄가 성립하려면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구합니다. 이 점에 대하여 관련 판례들은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가해행위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
-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나,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가해행위의 결과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기타 방법’에 대해 동일한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 하더라도 정보처리의 현실적 장애 발생이 없으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즉, 단순히 운영자의 의도나 정책에 반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사용된다는 사실만으로는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며, 정보처리장치의 본질적 기능 수행에 실질적인 지장이 있어야 합니다.
4. 왜 1심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나요?

1심 법원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정보처리 장애의 현실적 발생’ 여부에 대하여, 다음 네 가지 근거를 들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근거 1. 접근성 방식에 의한 구현 — 서버에 영향 없음
‘매직’ 프로그램은 접근성 방식에 의하여 구현된 것으로, 사용자들이 눈으로 ‘A앱’의 신규 의뢰 목록을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의뢰를 클릭하여 선택하는 것과 동일한 동작을 할 뿐입니다. ‘A앱’이 제공하지 않는 정보를 ‘매직’ 프로그램 사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거나, 연타 기능 등을 이용하여 ‘A앱’에 부하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근거 2. ‘공평 배분’ 기능의 부재 — 사용목적 특정 불가

‘A앱’도 배차거리 설정, 지역 설정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의뢰의 조건을 전혀 설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외의 조건 설정 기능이 구현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이 기존에 수락하였던 의뢰의 조건을 살펴 좋은 조건의 의뢰를 계속하여 수락했던 사용자에게는 보다 나쁜 조건의 의뢰만을 제공하는 등으로 공정하게 의뢰를 배분하도록 하는 기능은 구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A앱’이 배달 의뢰의 배분이라는 사용목적을 넘어 ‘공평하게 의뢰를 배분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용목적’까지 가지고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근거 3. ‘매직’ 없이도 동일 결과 — 인과관계 불인정
‘매직’ 프로그램의 사용 없이 ‘A앱’만 사용하는 경우에도 결국 신규 의뢰 목록을 먼저 확인하고 신속하게 클릭하는 사용자가 해당 의뢰를 배분받게 될 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A앱’이 공정하게 의뢰를 배분하는 기능 내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조건 설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공정하게 의뢰가 배분될 것이 기대되지도 않으며, 실제 공정하게 의뢰가 배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근거 4. 접근성 방식 자동화의 가벌성 범위 — 과도한 확장 경계

접근성 방식에 따라 기존 앱(‘A앱’)이 제공하지 않는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앱을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기존 앱 운영자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전혀 구현되지 않은 기능을 해당 앱의 사용목적으로 보고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가 규정하는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는 경우, 그 가벌성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편의를 위해 추가적인 기능을 구현하였다는 것만으로 기존 앱의 동작에 아무런 이상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까지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거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5. 항소심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사는 항소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들이 ‘매직’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정보처리장치의 작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A앱’이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게 함으로써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를 저질렀는데, 1심이 이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항소심의 법리 판단

항소심 법원은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 등 장애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재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이 관련 법리를 확인하였습니다.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란 자동적으로 계산이나 데이터처리를 할 수 있는 전자장치로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하고, ‘손괴’란 유형력을 행사하여 물리적으로 파괴·멸실시키는 것뿐 아니라 전자기록의 소거나 자력에 의한 교란도 포함하며,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란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를 입력하거나 정보처리장치를 운영하는 본래의 목적과 상이한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고,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참조). 그리고 ‘기타 방법’에 의한 경우에도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의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합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참조).
항소심의 구체적 판단 — 검사 항소 기각

항소심은 위 법리에 비추어 1심이 든 사정들과 1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심(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항소심이 추가로 명시한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A앱’의 사용목적에 관하여: 피해자가 개발·운영한 ‘A앱’은 ‘배차거리 설정 기능’, ‘지역 설정 기능’을 가지고 있고 주문목록에 여러 주문들의 ‘배달료’가 동시에 노출되는바, 배달기사는 ‘A앱’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조건에 맞는 주문목록이 노출되도록 하거나 주문목록만 보고도 자신이 선호하는 주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앱’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무작위 주문목록’이 노출되도록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배달기사들에게 그들이 선호하는 조건과 관계없이 공평하게 의뢰를 배분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용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 ‘매직’ 프로그램의 허위 정보 입력 여부에 관하여: 구글(Google) 운영 인터넷 사이트는 운전 중인 상황 등으로 기기와 상호작용하기 어려운 사용자와 기기 사이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의 개발도 가능하도록 ‘나만의 접근성 서비스 만들기’를 공개적으로 제공하여 개발자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여 기존 어플리케이션의 사용 편의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피고인들은 위 ‘접근성 서비스’를 이용하여 ‘매직’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직’ 프로그램은 ‘A앱’의 기능을 메모리상에서 변조하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저장장치에 저장된 상태의 파일을 위·변조하는 기능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매직’ 프로그램이 ‘A앱’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습니다.
- ‘A앱’ 정보처리에 대한 영향 부재에 관하여: ‘매직’ 프로그램은 배달기사의 스마트폰에 주문 정보의 전송이 마쳐질 때까지 ‘A앱’ 및 그 서버에 아무런 변경이나 영향을 주지 않고, ‘A앱’에 전송된 내용을 그대로 ‘읽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며 ‘A앱’에서 볼 수 없는 정보를 표시할 수는 없습니다. ‘매직’ 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도 스마트폰의 ‘A앱’에 주문 정보가 접수되기 전에 미리 정보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매직’ 프로그램은 배달기사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A앱’에 전송된 주문 중 배달기사가 미리 설정한 조건에 맞는 주문을 선택하는 것으로서 ‘A앱’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A앱’의 정보처리에 현실적인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6. 이 사건 법원이 인용한 대법원 판례들

앞서 살펴본 1심과 항소심은 모두 ‘현실적 장애’ 발생 여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기준은 법원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이미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되어 있던 것입니다. 1심과 항소심은 이 사건 판결문에서 아래 세 판결을 직접 인용하여 무죄 판단의 법리적 근거로 삼았습니다.
세 판례 모두 죄명은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동일합니다. 그러나 각각이 이 사건에서 하는 역할은 다릅니다. 하나는 ‘현실적 장애’라는 판단 기준 자체를 정립한 판결이고, 하나는 그 기준을 적용하여 유죄로 판단한 판결이며, 나머지 하나는 그 기준을 적용하여 무죄로 판단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의 ‘매직’ 프로그램은 세 판결 중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 ‘현실적 장애’ 요건을 정립한 판결 (유죄)
죄명: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 포털사이트 검색순위를 조작할 목적으로 운영회사의 통계집계시스템 서버에 허위의 클릭정보를 직접 전송하여 검색순위 산정 통계에 실제로 반영되도록 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하면서,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가해행위 결과 정보처리장치가 그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목적과 다른 기능을 하는 등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한다고 명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형법 제314조 제2항의 핵심 판단 기준인 ‘현실적 장애’ 요건을 최초로 정립한 선례로서, 이 사건 1심과 항소심이 모두 인용하였습니다.
이 사건과의 연관성: 검찰은 ‘매직’ 프로그램이 바로 이 판결의 유죄 논리와 동일한 방식으로 ‘A앱’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매직’ 프로그램이 서버에 어떠한 정보도 직접 전송하거나 입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판결의 유죄 사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 ‘기타 방법’의 의미를 정의한 판결 (유죄)
죄명: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원심은 제1항 업무방해죄로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이 제2항으로 정정). 주택재건축조합 조합장이 감사의 탄핵 활동을 방해하기 위하여 조합 직원의 컴퓨터에 허가 없이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다른 직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리하여 금고에 보관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하면서 형법 제314조 제2항의 각 구성요건 용어를 명확히 정의하였습니다. 특히 ‘기타 방법’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장애를 초래하는 가해수단으로서 컴퓨터의 작동에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943 판결). 이 판결은 이 사건 항소심이 구성요건 해석의 출발점으로 직접 인용하였습니다.
이 사건과의 연관성: 검찰은 ‘매직’ 프로그램이 ‘A앱’의 작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므로 ‘기타 방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항소심은 이 판결의 정의를 인용하면서도, ‘기타 방법’에 해당하더라도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무죄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즉 이 판결은 ‘기타 방법’의 범위를 넓게 정의하였지만, 그것이 곧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항소심이 명확히 한 것입니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 서버에 영향 없는 화면 변환은 장애 아님 (무죄)
죄명: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이 부분은 원심 무죄, 대법원도 수긍). 피고인들이 ‘업링크솔루션’이라는 프로그램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여,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에서 네이버에 접속하면 포털사이트 운영회사의 광고 대신 피고인들의 광고가 화면에 대체·삽입되어 나타나도록 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의 서버가 이용자의 컴퓨터에 정보를 전송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다만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 화면에서만 원래 모습과 달리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것만으로는 정보처리의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도12238 판결).
이 사건과의 연관성: 이 판결은 ‘매직’ 사건과 사실관계가 가장 유사한 선례입니다. 서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클라이언트 측 화면에서만 변화가 발생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장애 발생을 부정하였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사건 항소심은 이 판결을 직접 인용하면서, ‘매직’ 프로그램 역시 ‘A앱’ 서버에 아무런 변경이나 영향을 주지 않고 전송된 내용을 그대로 ‘읽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판례의 공통된 판단 기준
| 행위 유형 | 정보처리 장애 현실 발생 | 결론 |
|---|---|---|
| 포털 서버에 허위 클릭정보 직접 전송 (2008도11978) | 인정 (통계 오염) | 유죄 |
|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리·비밀번호 설정 (2011도7943) | 인정 (기능 수행 불능) | 유죄 |
| 서버에 영향 없는 클라이언트 화면 변환 (2009도12238) | 부정 | 무죄 |
| 접근성 서비스 기반 자동 클릭 프로그램 (이 사건) | 부정 | 무죄 (1심·항소심) |

7.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자는 언제 처벌받나요?

이 사건의 1심·항소심 판결은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법적 책임 범위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
- 개발한 프로그램이 대상 시스템의 보안을 우회하거나 무력화하는 경우
- 대상 시스템에 물리적 손상이나 기능적 장애를 직접적으로 야기하는 경우
- 허위 정보를 입력하거나 시스템을 기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경우
- 불법적인 목적(개인정보 탈취, 저작권 침해 등)을 위해 설계된 경우
- 서버에 과부하를 유발하여 정보처리 장애를 현실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
반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 자동화 프로그램은 서비스 제공자의 사업 모델이나 정책에 반하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 구글 등 공개 플랫폼이 제공하는 접근성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경우
- 대상 앱이 화면에 이미 표시한 정보를 단순히 읽어 자동 클릭하는 경우
- 대상 앱 서버에 아무런 변경이나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 대상 앱에서 볼 수 없는 정보를 별도로 생성하거나 표시하지 않는 경우
- 메모리상의 데이터를 변조하지 않고 저장 파일을 위·변조하지 않는 경우
8. 약관 위반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나요?

이 사건은 기업이 약관을 통해 설정한 제한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강제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촉발합니다.
약관 위반의 법적 효과
서비스 제공자가 약관을 통해 자동화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해서, 그러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사용이 자동적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관 위반은 기본적으로 계약 관계의 문제로, 다음과 같은 민사적 구제수단을 통해 해결되어야 합니다:
- 서비스 이용 제한 또는 계정 정지
- 손해배상 청구
- 이용계약 해지
형사처벌의 한계
형사처벌은 행위의 가벌성이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고, 해당 행위가 사회적으로 중대한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기업의 약관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법적 제재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판결의 시사점
이 사건 1심·항소심 판결은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법적 분쟁에 대한 중요한 선례로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가집니다:
- 형사처벌과 민사책임의 구분: 약관 위반이나 서비스 정책에 반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의 개발과 사용은 민사적 분쟁의 영역이며,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명확한 법익 침해가 있어야 합니다.
- ‘장애’의 엄격한 해석: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서 ‘장애’는 정보처리장치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단순히 운영자의 의도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만으로는 ‘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가벌성 범위의 적정한 한계: 접근성 방식에 따른 편의 기능 추가만으로 가벌성의 범위를 무한히 확장할 경우, 합법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까지 형사처벌 대상에 포섭될 위험이 있습니다. 법원은 이 점을 명시적으로 경계하였습니다.
- 입증 책임의 중요성: 업무방해를 주장하는 측은 자신의 시스템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문제된 행위가 그러한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어떻게 방해했는지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9. FAQ

이 사건에서 담당 변호사팀은 기술적 측면과 법률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자동화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과 정보처리 장애 발생 여부에 관한 명확한 법리적 논증을 1심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제시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 이 판결에서 정립된 법적 기준을 이해하고, 형사책임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사례는 법무법인 아틀라스가 실제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으며 의뢰인의 개인정보는 보호되었습니다. 본 글의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안내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