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 설계도면도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대법원 2024다228661 판결 해설

목차
실제 사례: 국내 대형 스크린골프 업체가 유명 골프장 11곳의 코스를 그대로 재현해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골프장 소유주와는 정식 이용협약을 맺었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골프코스 설계회사가 “우리 허락은 받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설계도면에도 저작권이 있을까요?

왜 골프장 소유주의 허락만으로는 부족했을까?
※ 본 내용은 대법원 2024다228661 판결 및 대법원 공보관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스크린골프 업체는 골프장 부지 소유주와 협약을 맺어 골프코스의 모습을 촬영하고 디지털로 재현할 권한을 얻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골프코스의 설계 자체는 별도로 용역계약을 맺은 미국 설계회사가 만들어낸 창작물이었습니다. 땅 주인이 설계도면의 저작권자는 아닌 것입니다. 이 사건은 ‘기능적 목적을 가진 설계도면에도 저작권이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대법원에 던졌습니다. 1심은 저작권을 인정했고, 원심(항소심)은 부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틀렸다고 보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1. 이 사건은 어떤 사건인가요?
이 사건의 원고는 미국의 골프코스 설계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국내 11개 골프장의 코스를 설계하고 각 골프장 소유주와 설계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피고인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 제작회사(골프존)는 이 골프장들의 소유주와 별도의 이용협약을 맺고, 해당 골프코스를 디지털로 재현하여 스크린골프 서비스에 활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코스를 실제로 설계한 원고(설계회사)의 허락은 받지 않았습니다.
소송의 흐름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침해행위 정지, 침해로 만들어진 물건의 폐기를 청구하였습니다. 각 심급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급 | 결론 | 핵심 이유 |
|---|---|---|
| 1심 | 원고 일부 승소 |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창조적 개성이 있어 저작물에 해당함 |
| 원심(항소심) | 원고 패소 | 기능적 요소 외에 창작성 있는 표현이 없음 |
| 대법원 | 파기환송 | 원심이 창작성 여부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음 |


2. 기능적 저작물이란 무엇이고,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보호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호). 기능적 저작물이란 예술적 표현보다는 실용적 목적이나 기능 구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저작물을 말합니다. 설계도면, 지도, 컴퓨터 프로그램, 건축 도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판단 기준
대법원은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판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원칙: 기능적 저작물은 해당 분야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용도·기능 자체, 이용의 편의성 등에 따라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예외: 그러나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즉, “기능적 저작물이니까 무조건 보호 안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입니다. 기능적 목적을 가진 저작물이라도 그 안에서 작성자의 독자적 선택과 표현이 담겨 있다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3.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골프코스 설계도면의 창작성을 두 단계로 분석하였습니다. 먼저 창작적 표현을 제한하는 요소들을 확인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적 창조성이 발휘될 여지가 있는지를 살핍니다.
창작적 표현을 제한하는 요소들
대법원이 인정한 골프코스 설계의 제약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골프 규칙에 따른 제한: 홀 수, 기준 타수(파), 티샷 순서, 스트로크 방식 등이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 물리적 제약: 조성 부지의 지형, 이용객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 미국 골프협회(USGA) 가이드라인: 페어웨이 표준 폭, 벙커 종류·깊이 등 권장 범위가 존재합니다.
- 장비 성능의 한계: 골퍼의 신체 능력이나 골프 장비 성능에 따라 홀별 거리 등이 제한됩니다.
그럼에도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는 이유
대법원은 이러한 제약이 있더라도 설계자에게는 충분한 창작 공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설계자는 다음 요소들을 다양하게 선택·배치·조합하여 다른 골프코스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개별 홀들의 전체적인 형태와 배치
- 벙커·워터해저드·러프 등 장애물의 위치, 모양, 개수
- 티샷부터 퍼팅까지 각 상황에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성
- 인공 조경 및 주변 경관과의 조화

대법원은 이 사건 각 설계도면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거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은 창작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228661 판결).

4. 골프장 소유주와의 협약만으로 설계회사 허락을 대체할 수 있나요?
이 사건의 핵심 실무 쟁점 중 하나입니다. 피고는 골프장 소유주와 이용협약을 체결하고 골프코스를 디지털로 재현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논리에 따르면, 이것만으로는 설계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 소유주 허락만으로는 부족한가?
저작권은 부동산 소유권과 완전히 별개의 권리입니다. 골프장 부지의 소유주가 땅과 시설물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해도, 그 코스를 설계한 설계회사의 설계도면에 대한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설계회사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스크린골프처럼 설계도면을 기반으로 코스를 디지털 재현하는 행위는 별도의 저작권 라이선스가 필요합니다.
| 권리의 종류 | 권리자 | 내용 |
|---|---|---|
| 골프장 부지·시설물 소유권 | 골프장 소유주 | 토지 및 건물·시설물 이용 허가 가능 |
| 골프코스 설계도면 저작권 | 설계회사(설계자) | 설계도면 복제·2차적 저작물 작성 허가 가능 |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면 예상치 못한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특히 게임 개발, 시뮬레이션,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시에는 반드시 설계·디자인 저작권자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5. 이번 판결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대법원 2024다228661 판결은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인정 범위 확대
이번 판결은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판단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였습니다. 단순히 “기능적이다”라는 이유만으로 창작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구성요소의 선택·배치·조합에 창조적 개성이 담겨 있는지를 제대로 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는 건축 설계도, 도시 계획도, 게임 맵 설계 등 유사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디지털 재현·메타버스·시뮬레이션 업계에 대한 경고
현실 공간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사업 모델(스크린골프, VR 관광, 게임 배경 등)에서는 단순히 부지 소유주의 허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해당 공간의 설계자, 건축가, 조경 디자이너 등 저작권자를 별도로 파악하고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이를 간과할 경우 수십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 및 서비스 중단 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의 심리 방식 명확화
대법원은 원심이 창작성 여부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고 결론을 냈다는 점을 파기 사유로 들었습니다. 앞으로 유사 소송에서 법원은 구성요소의 선택·배치·조합이 기존 것과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이는 저작권자에게 보다 두터운 보호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6. FAQ
기능적 목적을 가진 설계도면이나 창작물이 저작권 침해 분쟁에 연루된 경우, 또는 디지털 콘텐츠·게임·시뮬레이션 제작 과정에서 타인의 설계물을 활용하려는 경우, 판례 검토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법적 판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안내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