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충실의무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2025년 상법 개정 실무 해설

목차
실제 상황: 2025년 7월, 기업 M&A 실무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흘렀다. 상법이 개정되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합병을 추진하는 이사들은 물었다. “이제 주주 한 명 한 명의 이익까지 챙겨야 하는 건가요? 어디까지가 내 책임인가요?” 법무부가 이 질문에 답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사의 법적 부담이 달라진 이유
※ 본 글은 법무부가 공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의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전체는 법무부 공식 홈페이지(https://www.moj.go.kr/bbs/moj/182/603763/artclView.do)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개정 전 상법에서는 이사의 행위가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거나 무관한 경우, 일부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더라도 이사의 의무 위반을 문제 삼기 어렵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계열회사 간 합병,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같은 거래에서 지배주주는 유리하고 일반주주는 손해를 보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2025년 상법 개정과 법무부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문제를 이사의 의무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업 실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1. 가이드라인은 왜 만들어졌나요? — 2025년 상법 개정의 배경
법무부가 발표한 이 가이드라인은 2025년 7월 22일 시행된 개정 상법(법률 제20991호)을 배경으로 합니다. 개정의 핵심은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의 수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법 조문만으로는 “이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법무부는 이러한 현장의 요청에 응답하여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였습니다.
가이드라인의 목적과 성격
가이드라인 원문은 그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이사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상법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유의 및 참조할 사항들을 제시함으로써,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법적 안정성을 제고하고 이사의 건전한 경영판단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출처: 법무부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1면
중요한 것은 이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가이드라인 원문은 명확하게 다음과 같이 선을 긋습니다.
-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 행정기관의 처분이나 행정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더라도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
-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사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사가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사항을 따른다면 주주보호 노력 및 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고, 소송이나 분쟁 발생 시 이사의 선의(good faith)를 입증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은 상장·비상장을 불문하고 상법이 적용되는 모든 주식회사의 이사를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일반주주의 수가 많은 상장회사에서 이사의 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주로 상장회사에 적용될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은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발표된 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 거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계열회사 간 합병과 폐쇄기업화 거래(going private transaction)가 그것입니다. 가이드라인은 향후 활용 여하에 따라 다른 주제에 관한 추가적인 가이드라인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2. 개정 상법 제382조의3 — 이사의 충실의무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사의 충실의무 변화를 이해하려면 개정 조문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025년 7월 22일 시행된 개정 상법 제382조의3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정 상법 제382조의3 전문
①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②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여야 한다.
※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법무부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3면 인용

개정 전 조문은 “회사를 위하여”였습니다.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로의 변경은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닙니다. 가이드라인은 이 개정의 입법 취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회사에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나 주주 전부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또는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나 일부 주주에게는 이익이 되고 일부 주주에는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 기존 법 해석상으로는 주주 보호에 부족한 점이 있어 충실의무의 대상을 확대하였다는 것입니다.(출처: 가이드라인 4면, 제422회 국회 제2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2025. 2. 24.) 이정문 의원 발언)
제1항 — ‘주주’는 누구를 가리키나요?
가이드라인은 제1항의 ‘주주’가 특정 주주나 개별 주주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 전체’를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이사가 개별 주주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않거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이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및 주주 전체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도록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핵심 해석입니다.
제2항 전단 — 총주주의 이익 보호의무
제2항 전단은 이사에게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여기서 ‘총주주’란 “주주 전체(shareholders as a whole)를 의미하며, 개별 주주들의 선호를 하나하나 존중한다는 뜻이 아니라 주주 전체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아서 그 집합적인 이익을 보호한다는 의미”(출처: 가이드라인 4면, 이정문 의원 발언)입니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총주주의 ‘이익’이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장기적 전망까지 고려한 장기적 이익을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재무 상태에 비추어 과다한 규모의 자산을 유출하여 회사의 유동성에 위험을 야기하는 것은 ‘총주주의 이익’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명시합니다. 이 부분은 유상감자의 배임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 관한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의 취지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2항 후단 — 전체 주주의 공평대우 의무
제2항 후단은 이사에게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여기서 ‘전체 주주’가 공평대우의 대상이 되는 모든 주주(every shareholder), 각 주주(each shareholder)를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제2항 전단이 “주주 전체에게 귀속되는 몫을 극대화하라”는 의미라면, 제2항 후단은 “그것이 주주들 사이에서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이드라인은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을 인용합니다. 이 판결은 주주평등원칙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일부 주주에게 우월적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여 주주를 차등 취급하는 것이 주주와 회사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따져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이 법리가 주주 공평대우 의무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주주들을 지분에 따라 형식적으로 동일하게 대우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공평대우 의무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형식적으로 동일하게 대우하였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의무를 충족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 사유 없이 일부 주주의 권익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충실의무 적용 범위
개정 상법상 충실의무 규정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이드라인은 이사의 모든 행위 전반에 충실의무 규정이 적용된다고 봅니다. 다만 현실적·잠재적 이해상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되므로, 그러한 상황에서는 이사로서 자신의 의사결정이 회사 이익뿐만 아니라 주주 전체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개별 주주 간 공평 대우가 문제되지는 않는지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종래 판례 중 이사는 회사의 사무처리자일 뿐 주주의 사무처리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사에게 배임죄의 형사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2도7340 판결을 명시적으로 인용하면서, 이번 개정 상법 충실의무 규정이 바로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되었음을 설명합니다.
선관주의의무와의 관계
이사의 선관주의의무는 상법 제382조 제2항이 준용하는 민법 제681조에 근거합니다.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학설이 대립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어느 견해를 취하더라도 이사는 “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하고, ② 이해상충을 피하여야 하며, ③ 자기 또는 제3자(특히 지배주주)의 이익이 아닌 회사와 총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정리합니다.

3. 이사의 일반적 행위규범 — 경영판단원칙은 어떻게 적용되나요?
가이드라인은 이사의 구체적인 행위규범을 논하면서 대법원이 확립한 경영판단원칙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경영판단원칙의 요건을 충족하면 이사는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고(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다70044 판결 등), 업무상 배임죄의 경우에도 고의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등).
경영판단원칙의 요건
가이드라인이 인용하는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333 판결의 경영판단원칙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및 불이익의 정도 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서 통상의 이사를 기준으로 할 때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서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 출처: 법무부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7면 인용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333 판결 외 다수)
가이드라인은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의 적용을 받는 현재는, 경영판단원칙의 요건 중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는 합리적 신뢰”를 판단함에 있어 “회사 및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는지가 기준이 된다고 명시합니다.
이사의 바람직한 행위 기준 (3가지)
가이드라인은 경영판단원칙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사가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1) 필요한 정보의 충분한 수집·조사 및 검토
첫째, 이사회 안건 자료에는 해당 안건 자체에 관한 설명 외에 근거 자료, 다른 회사와의 비교, 상정 가능한 다른 대안, 회사 및 주주 관점에서의 손익 분석 등 가용한 범위 내에서 입체적 분석이 담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사들은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질문과 자료 요청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내실 있는 정보를 사전에 제공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이사들의 분석 및 판단 능력의 내실화가 중요합니다. 이사회는 회사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균형 있게 충족할 수 있도록 조화롭게 구성되어야 하고, 이사 개인 차원에서도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 이사들의 검토 절차의 내실화도 중요합니다. 급박하지 않다면 이사회 회의에 며칠 앞서 안건을 미리 설명 듣고 질문·토의할 수 있는 모임을 개최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은 제안합니다.
넷째,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회사 외부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회사 및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는 합리적 신뢰
첫째, 해당 안건의 이해상충 여부에 관해 예민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사·경영진·지배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들이 회사와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는 않은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하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이해상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만연히 안건을 승인한 경우 ‘회사 및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는 합리적 신뢰’를 갖고 의사결정에 임했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둘째, 이해상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사안을 검토하여야 합니다. 특히 회사와 주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의 경우에는 후술하는 공정성 강화 조치 중 하나 이상을 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이사는 지배주주의 수임인이 아니라 회사의 수임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배주주를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 및 총주주를 위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3) 신의성실에 따른 경영상의 판단
첫째, 이사회의 심의 및 결정이 단순한 찬반 의사표시를 넘어서는 종합적인 숙고와 판단의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둘째, 대안을 고려하는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한 경영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경우에는 어떤 방법이 회사 및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셋째, 적법성 또는 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될 때에는 가부(可否)라는 이분법적 태도를 넘어 ‘동태적 접근방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가 심의하는 거래들은 사전적으로 그 적법성을 100% 단정하기 어렵고 적법과 위법 사이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거래가 더 적법한 것이 되고 이사의 의무 위반 문제가 더 적어지도록 거래의 절차나 요소들을 조금씩 조정하는 접근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은 설명합니다.

4. 공정성 강화 조치 — 이해상충 거래에서 이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가이드라인이 가장 상세하게 다루는 부분이 바로 공정성 강화 조치입니다. 이사·지배주주·경영진과 회사 사이에 이해상충이 존재하거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상충이 존재하는 거래에서 이사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이 조치들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회사의 자율적 조치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를 채택했을 때 거래의 공정성 및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합니다.
(1) 특별위원회 구성
구조적 이해상충과 정보 비대칭으로 인하여 이사회 판단의 독립성이 문제되는 상황에서는, 해당 거래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사외이사 등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거래 목적의 정당성, 거래 조건의 공정성, 거래 절차의 적절성을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별위원회는 법령상 기관이 아니라 이사회가 자율적으로 구성하는 임의적 기구입니다.

구성 기준: 특별위원회 위원은 ① 지배주주로부터의 독립성, ② 해당 거래의 성사 여부로부터의 독립성, ③ 공정성·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사외이사(상장회사의 경우 상법 제542조의8에 따라 선임되는 독립이사)가 가장 적절한 구성원으로 제시되며, 사외이사 외에 외부전문가도 위원이 될 수 있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독립적인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하되 별도의 외부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가이드라인은 권고합니다.
권한과 역할: 우리 상법상 회사의 주요한 경영상 의사결정 권한은 이사회가 보유합니다. 특별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이사회의 최종 의사결정을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합니다(상법 제393조의2 제2항 참조). 다만 이사회는 특별위원회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여 최종 의사결정을 하여야 하고, 특별위원회의 의견과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에는 그 이유를 상세하게 의사록 또는 별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사외이사들로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상법상 이사회 내 위원회의 요건을 갖추고(상법 제393조의2 제2항), 이사회의 결의 또는 이사회 규정으로 특별위원회에 명시적인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설치 시기: 이미 거래조건 등이 사실상 결정되어 변경하기 어려운 시점에 설치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가급적 거래 추진 여부를 논의하는 초기 단계에 신속히 설치되어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보접근권: 특별위원회 위원이 비밀유지의무(상법 제382조의4 참조)를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미공개 정보를 포함한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독립적 외부전문가의 검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전문가를 선임하여 거래의 구조, 절차, 조건의 공정성 등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게 하는 방안입니다. 검토의 관점은 특정 주주가 아니라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외부전문가의 역할을 법률전문가와 재무전문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법률전문가: 법적 위험에 대한 검토를 기본으로 하되, 거래 목적의 정당성·조건의 공정성·절차의 적절성에 관한 검토,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독립성 검토, 다른 외부전문가의 독립성 검토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해당 안건 및 그 당사자들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법률전문가가 거래 초기부터 관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재무전문가: 이사회가 M&A 등의 거래에서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 독립적인 재무전문가의 가치평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상 외부평가가 의무화된 경우에는 당연히 이를 준수해야 하고, 법적 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공정성 강화 조치로서 이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가이드라인은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이 새로운 의무를 신설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 법령상 통지·공고·공시·보고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형식적인 기재에 그치지 않고 충실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한다면 주주의 현명한 의사결정을 돕고 거래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경우에는 ① 위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 ② 특별위원회에 부여된 권한과 활동 내역, ③ 거래 조건과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특별위원회의 의견과 판단 근거, ④ 이사회의 특별위원회 의견 수용 여부와 그 근거 등을 주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합니다.
(4)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승인 문제
가이드라인은 이해관계 없는 주주의 승인(소수주주의 다수결) 방식을 일반적인 공정성 강화 조치로 권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 다음을 제시합니다.
- 일부 주주들이 지분적 권리에 비해 불비례적으로 큰 힘을 행사하게 되어 주주평등원칙에 반할 수 있습니다.
- 현행 상법상 소수의 주주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주총회에 관한 조항이 없어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 의결권이 제한되는 ‘지배주주’의 범위 확정이 불명확합니다.
- 상법 제361조상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 아닌 경우 소수주주의 다수결 승인을 구현할 적절한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이해상충 및 주주 손해 가능성이 특별히 큰 거래에서는 소수주주들의 다수결 승인 개념을 참고하여 설문조사를 통해 소수주주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계열회사 간 합병을 추진하면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주 의견을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으나 일반주주들의 반대 의견이 크게 우세하자 합병 추진을 중단한 사례가 있었다고 가이드라인은 소개합니다.
5. 계열회사 간 합병과 폐쇄기업화 거래 — 유형별 이사의 의무는 무엇인가요?
가이드라인은 이사의 행위규범을 가장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할 두 가지 거래 유형으로 계열회사 간 합병과 폐쇄기업화 거래(going private transaction)를 선정하였습니다. 이 두 거래 유형이 선정된 이유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의 이해충돌이 첨예하고, 그로 인한 손해가 ‘회사’에 직접적으로 발생하기보다 ‘주주’에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계열회사 간 합병

문제의 본질: 계열회사 간 합병의 경우 지배주주가 쌍방 당사자 모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합병가액이 어느 한 회사의 주주들에게 유리하게 정해지면 상대방 회사의 주주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별다른 공정성 강화 조치가 없다면 지배주주가 더 높은 비율의 지분을 가진 회사의 주주들에게 유리하게 합병가액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고, 설령 지배주주나 이사들이 그러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더라도 외부에서는 구조적으로 그러한 의심을 가지게 되기 쉽습니다.
이사의 의무: 합병을 추진하고 승인하는 이사는 회사 및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공평대우 관점에서 일부 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계열회사 간 합병이 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추진되어야 하고, 이사들이 단기적 이익 실현에 대한 기대나 압력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병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공정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
- 독립 당사자 간 거래와 동일시할 수 있는 상황의 확보: 가이드라인은 계열회사 간 합병에서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당사자 간에 합병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실질적으로 동일시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합니다. 특별위원회가 합병 당사회사별로 구성되어 합병 여부·시기·조건·거래구조 등을 각 회사 및 그 주주의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을 형성하여 공표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 합병가액의 적정성 확보: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회사의 경우 최근 일정기간의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도록 합니다.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수치화된 하나의 정답을 찾는 문제라기보다는 평가, 협상, 합의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문제라고 가이드라인은 설명합니다.
- 충실한 정보의 제공: 상장회사의 합병 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5 제6항에 따른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공시할 때, 형식적 기재에 그치지 않고 합병의 필요성, 합병 시점을 선택한 이유, 합병이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합병가액 산정에 사용한 평가방법 및 그 선택 이유, 이사·지배주주·계열회사 등의 이해관계, 합병 이후 지배구조 변동사항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폐쇄기업화 거래(going private transaction)

가이드라인이 정의하는 폐쇄기업화 거래란 상장회사의 지배주주가 해당 상장회사의 잔여 주식 전부 또는 대부분을 취득하면서 해당 회사를 비상장회사로 만드는 일체의 거래를 말합니다. 공개매수, 장내매수,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병합, 대주주의 매도청구권 등의 다양한 거래 방식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시행될 수 있습니다.
가장 빈번히 활용되는 형태는 ① 공개매수를 통해 일정 수준의 지분을 먼저 확보한 후, ② 상법상 포괄적 주식교환(현금 교부 방식, 즉 교부금 주식교환)을 통하여 잔여 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2단계 방식입니다.
이사의 의무: 종래 실무에서는 공개매수가 공개매수자와 주주들 간의 거래일 뿐 대상회사에 직접적인 손익을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대상회사의 이사가 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정 상법 제382조의3에 따라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 보호 의무 및 전체 주주에 대한 공평대우 의무를 부담하므로, 폐쇄기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배주주의 공개매수로 인하여 일반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면 이사가 일반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하여 일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과 법적 근거가 생겼다고 가이드라인은 명시합니다.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폐쇄기업화 거래의 특수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의 구조적 이해상충 및 정보 불균형
- 비상장화 이후 주식의 환금성 저하로 인한 일반주주에 대한 매도압력
- 공개매수 후 교부금 주식교환이 예정된 경우, 교환가격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을 수 있다는 매도가격 역진 우려
공정성 강화 조치 — 의견표명서 제출: 자본시장법 제138조는 공개매수신고서가 제출되는 주식의 발행회사가 자율적으로 공개매수에 대한 의견표명을 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법적 의무는 아닙니다). 가이드라인은 폐쇄기업화를 위한 공개매수가 시행되는 경우 대상회사의 이사가 의견표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합니다.
의견표명서에는 ① 폐쇄기업화를 위한 거래구조가 일반주주의 이익 보호 관점에서 적정하게 설정되었는지에 대한 의견 및 근거, ② 공개매수 가격을 포함한 공개매수 조건의 공정성에 대한 의견 및 근거, ③ 과거 유사사례에 대한 검토 및 주주 이익침해를 최소화하는 대안적 거래구조의 존재 가능성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공정성 강화 조치 — 교부금 주식교환: 공개매수와 교부금 주식교환이 근접한 시점에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교환가액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낮은 경우 교부금 주식교환의 대상이 되는 주주가 불리한 취급을 받게 됩니다. 가이드라인은 대상회사의 이사로서 교환가액이 적어도 공개매수 가격과 동등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 거래 유형 | 핵심 문제 | 이사의 주요 의무 | 권고 공정성 강화 조치 |
|---|---|---|---|
| 계열회사 간 합병 | 합병가액 불공정으로 인한 일방 주주 손해 | 총주주 이익 보호 / 주주 공평대우 / 장기 기업가치 관점 판단 | 특별위원회 구성 / 독립적 외부전문가 / 이사회 의견서 충실 공시 |
| 폐쇄기업화(공개매수 단계) | 정보 비대칭 / 매도압력 | 총주주 이익 보호 / 공개매수 가격 공정성 검증 | 의견표명서 제출(자본시장법 제138조) / 독립적 재무전문가 가치평가 |
| 폐쇄기업화(교부금 주식교환 단계) | 매도가격 역진 위험 | 교환가액을 공개매수 가격과 동등 이상으로 유지 | 특별위원회 구성 / 외부전문가 검토 / 전체 절차 공정성 확보 |

원문 전체는 법무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oj.go.kr/bbs/moj/182/603763/artclView.do
6. FAQ

기업 M&A, 계열회사 간 합병, 경영권 분쟁 사건을 다수 진행하면서 이사의 의무 위반이 어떻게 분쟁으로 이어지는지 직접 목격해 왔습니다. 이번 상법 개정과 법무부 가이드라인은 이사의 법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사가 어떻게 행동해야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무 지침을 처음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기업 자문 실무에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기업 조직개편이나 이사의 책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경우 판례 분석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원문 전체는 반드시 법무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moj.go.kr/bbs/moj/182/603763/artclView.do
※ 본 글은 법무부가 공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일반적인 안내 목적의 정보 제공을 위한 것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