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공급계약서, 공급자와 매수인 중 누구 편에서 작성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목차
실제 사례: “상대방이 가져온 계약서대로 서명해도 될까요?” 수억 원의 계약금을 선지급해야 하는 의뢰인의 질문이었습니다. 검토해보니 그 계약서는 철저히 공급자 관점에서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독점권 위반에 대한 제재도 없고, 물량 공급 의무도 모호했습니다. 계약서를 전면 재설계해야 했습니다.
공급자가 작성한 계약서 vs 매수인을 위해 재설계한 계약서
※ 본 사례는 실제 계약서 자문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으며 의뢰인의 정보는 보호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재활용 원자재 사업자였습니다. 특정 사업단이 보유한 원자재 전량을 독점 매수하는 5년 장기 계약을 앞두고 있었고, 계약금만 수억 원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상대방(공급자)이 가져온 계약서였습니다. “독점 공급”이라는 제목만 있을 뿐, 독점권 위반 시 제재 조항이 없었고, 공급 물량에 대한 구체적 의무도 없었습니다. 계약금 반환 조건도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이 계약서를 매수인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했습니다. 독점권 위반 시 강력한 위약벌, 최소보장물량과 구간별 차등 위약금, 계약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공증 의무화까지. 공급자 측도 최종적으로 수정된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매수인 관점의 계약서 설계가 왜 중요한지, 핵심 조항별로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같은 독점 공급계약서라도 누구 편에서 작성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계약서에는 관점이 있습니다
모든 계약서에는 작성자의 관점이 반영됩니다. 같은 “독점 공급계약서”라는 제목이라도, 공급자가 작성한 계약서와 매수인이 작성한 계약서는 내용이 완전히 다릅니다. 공급자는 자신의 의무를 최소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매수인은 공급 의무를 명확히 하고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작성한 계약서의 함정
실무에서 계약서는 대개 한쪽 당사자가 초안을 작성하여 상대방에게 제시합니다. 이때 초안 작성자는 당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조항을 넣습니다. 문제는 법률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는 그 유불리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상대방 계약서를 그대로 서명하면 안 되는 이유
- 독점권 위반에 대한 제재가 없거나 미약함
- 공급 의무가 추상적이고 면책 사유가 넓음
- 계약금 반환 조건이 공급자에게 유리함
- 해지 사유가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됨
- 위약금이 손해배상 예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매수인 관점의 계약서가 필요한 경우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매수인 관점에서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재작성해야 합니다.
- 대규모 계약금이나 선급금을 지급하는 경우
- 해당 물품의 안정적 확보가 사업의 핵심인 경우
- 공급자의 신용이나 이행 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 장기 계약으로 중간에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
- 대체 공급처 확보가 어려운 희소 물품인 경우
2. 공급자 관점 vs 매수인 관점, 무엇이 다른가요?
관점별 계약서의 핵심 차이
공급자 관점과 매수인 관점의 계약서는 같은 조항이라도 정반대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핵심적인 차이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조항 | 공급자 관점 | 매수인 관점 |
|---|---|---|
| 독점권 | 추상적 선언, 예외 사유 넓게 | 구체적 금지 행위 열거, 예외 최소화 |
| 독점권 위반 시 | 제재 없음 또는 손해배상 예정 | 고액 위약벌 + 실손해 별도 청구 |
| 공급 의무 | “최선의 노력”, 면책 사유 넓게 | 최소보장물량 명시, 면책 엄격히 제한 |
| 물량 미달 시 | 제재 없음 또는 경미한 페널티 | 구간별 차등 위약금 + 해지권 |
| 계약금 | 위약금 성격, 반환 조건 까다롭게 | 선급금 성격, 미이행 시 즉시 반환 + 지연손해금 |
| 해지권 | 매수인 해지권 제한, 최고 기간 길게 | 즉시 해지 사유 넓게, 무최고 해지 가능 |
| 공증 | 규정 없음 (증거력 약화) | 공증 의무화, 미이행 시 해제권 |
이번 계약서에서 재설계한 핵심 포인트
의뢰인을 위해 이번 계약서에서 매수인 관점으로 재설계한 핵심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수인 보호를 위해 추가·강화한 조항
- 독점권 구체화: 제3자 매도 금지, 예약 금지, 정보 제공 금지를 명시적으로 열거
- 위약벌 명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임을 명확히 기재
- 최소보장물량: 일정 기간 내 최소 공급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
- 구간별 위약금: 공급량에 따라 위약금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 설계
- 지연손해금: 계약금에 대해 계약 체결일 익일부터 연 20% 지연손해금
- 즉시 해지 사유: 독점권 위반, 물량 미달, 신용 악화 시 무최고 해지
- 공증 의무화: 14일 내 공증 미완료 시 해제권 + 계약금 전액 반환
3. 매수인이 직면하는 3대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리스크 1: 독점권 침해 리스크
독점 공급계약의 핵심은 “독점”입니다. 그런데 공급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제3자에게 물량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요? 독점권 부여 약정은 채권적 효력만 있습니다. 즉, 공급자가 제3자에게 물품을 판매해도 매수인은 제3자에게 직접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공급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손해액 입증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제3자에게 판매하지 않았으면 내가 그 물량을 샀을 것이고, 그로 인해 얼마의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라는 가정적 손해를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손해 입증 없이도 청구할 수 있는 위약벌 조항이 필수입니다.
리스크 2: 공급 불이행 리스크
공급자가 약속한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공급자가 원물량을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라 제3자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구조라면, 이 리스크는 더욱 커집니다. 이번 계약의 경우에도 공급자는 사업단으로부터 물량을 확보하는 중간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물량 확보 실패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공급 불이행에 대비하려면 최소보장물량 조항이 필요합니다. 최소보장물량 없이 “독점 공급”만 약정하면, 공급자가 1톤만 공급해도 계약 이행이 됩니다. 대규모 계약금을 선지급한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리스크 3: 계약금 회수 불능 리스크
공급자가 독점권을 위반하거나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을 때, 선지급한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반환 조건이 명확하지 않거나, 반환 의무만 있고 지연손해금 조항이 없으면, 공급자가 반환을 질질 끌어도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계약금 보호를 위한 핵심 장치
- 계약금은 매매대금에서 순차 상계되는 선급금 성격임을 명시
- 계약 해지 시 미상계 잔액 즉시 반환 의무
- 계약 체결 익일부터 반환일까지 연 20% 지연손해금
- 계약금 반환 의무는 위약벌, 손해배상 의무와 별개 (중첩 청구 가능)
4. 독점권 조항만으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나요?
추상적 독점권 조항의 한계
많은 계약서에서 독점권 조항은 “갑은 을에게 독점적 공급권을 부여한다” 정도로 간단히 기재됩니다. 이런 추상적 조항은 분쟁 시 해석의 여지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제3자에게 판매한 것이 독점권 위반인지”, “사전 협의 없이 가격 정보를 알려준 것도 위반인지” 등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금지 행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세요
매수인 관점에서는 독점권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열거해야 합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독점권 위반 행위의 구체적 열거
- 매수인의 사전 서면 승인 없이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매도하는 행위
- 제3자와 매매계약, 예약, 우선협상권 부여 등 일체의 거래를 하는 행위
- 매수인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물량 관련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서면 승인 요건의 중요성
“사전 서면 승인”이라고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 승인이나 묵시적 동의는 나중에 “승인한 적 없다” vs “전화로 OK했다”는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서면에는 이메일, 팩스, 문자, 메신저를 포함하도록 하여 실무적 편의성을 확보하되, 반드시 기록이 남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독점권 위반 시 제재 조항
독점권 조항만 있고 위반 시 제재가 없으면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독점권 위반 시 다음과 같은 중첩적 제재를 규정했습니다.
- 위약벌 청구 (위반 1회당 발생)
- 위반행위 즉시 중지 요구
- 제3자 거래로 인해 공급받지 못한 물량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 계약 해지권
- 계약금 반환 청구 (지연손해금 포함)
5. 위약벌인가, 손해배상 예정인가? 한 단어가 수억 원을 좌우한다고요?
결정적 차이: 실손해 청구 가능 여부
위약금 조항에서 위약벌인지 손해배상 예정인지는 수억 원의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핵심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위약벌: 계약 위반에 대한 제재(벌칙)로서, 실제 손해와 관계없이 청구 가능. 실손해가 있으면 별도로 청구 가능.
- 손해배상 예정: 손해액을 미리 정해둔 것으로, 예정액만 청구 가능. 실손해를 별도로 청구할 수 없음.
대법원의 추정 법리
대법원은 “위약금의 약정이 손해배상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46905 판결). 즉, 계약서에 “위약금”이라고만 기재하면 손해배상 예정으로 해석되어, 실손해를 별도로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반드시 “위약벌”임을 명시하세요
매수인 관점에서 위약벌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위약벌로서의 효력을 확보하려면 계약서에 다음과 같이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본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로서, 을은 위약금 청구와 별도로 독점권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실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약벌 금액 설정의 고려 요소
위약벌 금액이 과도하게 높으면 민법 제398조 제2항이 유추적용되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요소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 계약의 전체 규모와 기간
- 독점권의 경제적 가치
- 위반 시 예상되는 손해 규모
- 계약금 금액과의 균형
- 업계 관행
6. 최소보장물량 조항은 왜 필수인가요?
왜 최소보장물량이 필요한가?
“독점 공급” 약정만으로는 공급자의 공급 의무가 구체화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공급자가 5년 계약 기간 동안 1톤만 공급해도 “공급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계약금을 선지급한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최소보장물량(Minimum Guaranteed Volume) 조항은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일정 기간 내에 최소한 공급해야 할 물량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명시하고, 미달 시 위약금과 해지권을 발생시킵니다.
최소보장물량 설정의 고려 요소
- 예상 총 물량 대비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비율
- 매수인의 투자금(계약금) 회수에 필요한 최소 물량
- 공급자의 실제 공급 능력
- 시장 상황과 변동 가능성
- 이행 기간의 합리성
구간별 위약금 구조의 장점
최소보장물량 미달 시 일률적인 위약금을 부과하면 문제가 있습니다. 90%를 공급했든 10%를 공급했든 같은 위약금을 내야 한다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느낄 수 있고, 부분 이행에 대한 인센티브도 없어집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실제 공급물량에 따라 위약금을 구간별로 차등 적용하는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공급량이 많을수록 위약금이 줄어들어, 공급자에게 계속 공급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완전 불이행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구간별 차등 위약금의 효과
- 공급자에게 부분 이행 인센티브 제공
- 공급량에 비례한 공정한 제재
- 완전 불이행 시 최대 위약금 부과
- 최소보장물량 100% 달성 시 위약금 면제
7. 계약금 보호 장치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요?
계약금의 법적 성격 명확화
계약금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민법상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추정됩니다(민법 제565조). 즉, 계약금을 포기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거래에서 계약금은 보통 선급금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계약금이 향후 매매대금에서 순차적으로 상계되는 선급금임을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지연손해금 조항의 중요성
계약금 반환 의무만 규정하면 공급자가 반환을 미루어도 불이익이 없습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계약 체결 익일부터 실제 반환일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부과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왜 “계약 체결 익일부터”인가?
공급자는 계약금을 받은 시점부터 그 돈을 운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환 사유가 발생한 시점이 아니라 계약금 수령 시점부터 지연손해금을 기산하면, 공급자가 계약금으로 얻은 운용 이익까지 환수할 수 있고, 신속한 반환 인센티브도 강화됩니다.
중첩 청구권의 명시
계약금 반환 의무와 위약벌, 손해배상 의무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계약금을 돌려줬으니 위약금은 안 내도 된다”는 주장을 차단하기 위해, 각 의무가 별개로 이행되어야 하며 매수인이 중첩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8. 즉시 해지권과 공증 조항의 실익은 무엇인가요?
즉시 해지 사유의 설계
일반적인 계약 해지는 상대방에게 이행을 최고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특정 사유가 발생하면 최고 없이 즉시 해지할 수 있어야 매수인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매수인 관점에서 필수적인 즉시 해지 사유
- 신용 악화: 파산, 회생절차, 부도, 은행거래정지, 강제집행, 조세 체납처분
- 사업 중단: 영업 폐지, 해산
- 핵심 의무 위반: 독점권 위반, 최소보장물량 미달
- 이행 불능: 계약 이행 능력 상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 원인 계약 소멸: 공급자와 원공급처(사업단) 간 계약의 해지·해제·변경
공증 조항의 실익
공증은 법적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대규모 거래에서는 큰 실익이 있습니다.
- 계약의 진정성 담보: 공증인이 당사자 본인 확인과 의사 확인을 하므로, “그런 계약을 체결한 적 없다”는 주장 차단
- 증거력 강화: 공정증서는 민사소송법상 높은 증거력을 가짐
- 강제집행 인낙: 금전채무에 대해 강제집행을 인낙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하면, 공급자가 계약금을 반환하지 않을 때 별도 소송 없이 바로 강제집행 가능
공증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
공증 의무를 규정하면서 불이행 시 제재를 두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번 계약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계했습니다.
- 계약 체결일로부터 14일 이내 공증 완료 의무
- 기간 내 미완료 시 매수인의 계약 해제권 발생
- 해제 시 계약금 전액 반환 + 지연손해금
- 공증 비용은 공급자 부담
9. FAQ
법무법인 아틀라스는 기업 자문, 기업 분쟁 분야에서 다수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점 공급계약, 합작투자계약, 주주간 계약 등 복잡한 기업 간 거래에서 의뢰인의 입장에 맞는 계약서 설계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와 같이 상대방이 제시한 계약서를 매수인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하여, 독점권 보호, 위약벌 명시, 구간별 위약금 구조, 계약금 지연손해금, 공증 의무화 등 촘촘한 안전장치를 구축한 경험이 있습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사례는 실제 계약서 자문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으며 의뢰인의 정보는 보호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