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자택에서 육아하다 기숙사로 복귀하던 중 사고도 산재인가요? 출퇴근 재해 판단 기준 실무 해설

목차
실제 사례: 충북 음성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안전관리자가 퇴근 후 평택 자택에서 두 어린 자녀를 돌보고, 다음 날 새벽 5시 조기출근을 위해 밤 8시 20분 자택을 나섰다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출퇴근 경로를 벗어난 사고라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이 사고는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퇴근 완료 후의 이동은 새로운 출근 경로다
※ 본 사례는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242 판결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의뢰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식별 정보는 생략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자택에서 회사 기숙사로 이동하는 행위가 산재보험법상 ‘출퇴근’에 해당하는가. 둘째, 자택에서의 육아·가사가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에 해당하여 재해 적용이 배제되는가. 근로복지공단은 기숙사를 주거로 보아 기숙사→자택→기숙사 이동 과정에서 일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정면으로 배척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원거리 근무자와 맞벌이 가정의 출퇴근 재해 인정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미가 큽니다.
1. 출퇴근 재해란 무엇인가요?

출퇴근 재해는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를 말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 의해 업무상 재해로 간주됩니다.
출퇴근의 법적 정의
산재보험법 제5조 제8호는 ‘출퇴근’을 “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 또는 한 취업장소에서 다른 취업장소로의 이동”으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에서 핵심은 ‘주거’와 ‘취업장소’의 개념입니다. 주거는 실질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곳을 의미하며, 취업장소는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입니다.
출퇴근 경로 일탈·중단의 원칙과 예외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은 출퇴근 경로를 일탈하거나 중단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않지만, 일탈 또는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출퇴근 재해를 인정합니다. 일탈·중단이 끝나고 다시 통상 경로로 복귀한 이후부터는 다시 출퇴근 재해 보호가 적용됩니다.
| 구분 | 내용 | 근거 |
|---|---|---|
| 출퇴근 재해 원칙 | 통상적인 경로·방법으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 |
| 경로 일탈·중단 시 |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 미인정 |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 본문 |
| 일탈·중단 예외 |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 |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 단서, 시행령 제35조 제2항 |
| 경로 복귀 후 | 통상 경로 복귀 이후부터 다시 출퇴근 재해 보호 적용 |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 후문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발췌]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출퇴근 재해
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
나.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
③ 제1항제3호나목의 사고 중에서 출퇴근 경로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일탈 또는 중단 중의 사고 및 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에 대하여는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일탈 또는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 재해로 본다.
④ 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아니한 직종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제1항제3호나목에 따른 출퇴근 재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5조(출퇴근 중의 사고) 제2항
법 제37조제3항 단서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2.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 또는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제2조에 따른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이나 훈련 등을 받는 행위
3.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의 행사
4. 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보육기관 또는 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해당 기관으로부터 데려오는 행위
5.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
6. 근로자의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라고 인정하는 행위
2. 이번 판결의 사실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2026년 1월 22일 근로자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2025구합54242)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사건의 경위
고인은 충북 음성군 소재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였습니다. 회사로부터 현장 근처에 있는 기숙사를 제공받았으나, 주 5일 중 3~4회는 경기 평택시에 있는 자택에서 직접 출퇴근하였습니다. 평택 자택에서 음성 현장까지는 편도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였습니다.

사고 당일인 2023년 10월 18일, 고인은 오후 5시 음성 현장에서 퇴근하여 오후 6시 30분 평택 자택에 도착하였습니다. 자택에서 두 명의 어린 자녀(사고 당시 생후 37개월, 23개월)를 돌보고 가사업무를 수행한 후, 다음날 조기출근을 위해 오후 8시 20분 자택을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오후 8시 45분경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추돌사고가 발생하였고, 고인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습니다.
다음날인 2023년 10월 19일은 조기출근일로 지정되어 있어 새벽 5시까지 음성 현장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인의 배우자는 요추부 신경뿌리병증(HNP L3/4/5)을 진단받아 2023년 5월과 9월 두 차례 신경성형술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처분 사유

근로복지공단은 2024년 12월 13일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처분 사유는 “이 사건 사고는 출퇴근 경로 일탈 또는 중단 이후에 이동하다가 발생한 사고로서 출퇴근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공단은 음성 기숙사를 주거로 보고, 기숙사에서 자택으로 퇴근하는 과정에서 자택 방문이 경로 일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법원은 왜 출퇴근 재해를 인정했나요?

법원은 크게 두 가지 독립적인 논거를 제시하며 출퇴근 재해를 인정하였습니다. 첫째는 사고 당시 이동이 처음부터 새로운 ‘출근’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설령 경로 일탈로 보더라도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논거 1: 당일 퇴근은 이미 완료되었다

법원은 고인이 평소 주 5일 중 3~4회를 평택 자택으로 퇴근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근하여 왔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사고 당일에도 고인은 음성 현장에서 출발하여 1시간 30분을 운전해 평택 자택에 완전히 도착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사고 당일 고인의 퇴근 경로는 어떠한 경로 일탈이나 중단 없이 종결되었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242 판결문 5면).
따라서 자택에서의 육아·가사는 퇴근 경로 중의 일탈이 아니라 퇴근을 완료한 후의 일상생활에 해당합니다. 오후 8시 20분 자택을 출발한 시점부터는 다음날 새벽 5시 조기출근을 위한 새로운 ‘출근’ 행위가 시작된 것입니다.
논거 2: 새벽 조기출근을 위한 전날 밤 출발은 통상적 경로다

법원은 평택에서 음성까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날 새벽 5시 조기출근을 위해 전날 저녁 8시 20분에 미리 출발하는 것은 “근무지로 출근하기 위한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문 5면). 출근 시각으로부터 역산하면 새벽 3시 30분경 자택을 출발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전날 밤 미리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논거 3(예비적 판단): 육아·가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다

법원은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고인이 평택 자택에서 가사와 육아를 한 것을 퇴근 경로 중의 일탈로 보더라도”라는 전제 하에 예비적 판단도 제시하였습니다. 고인은 생후 37개월과 23개월의 어린 자녀 두 명을 양육하고 있었고, 배우자는 요추부 수술을 받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고인이 육아와 가사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의 육아·가사는 “보호 아동을 보육기관에 데려주거나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에 준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문 5~6면).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 후문,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출퇴근 재해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출퇴근 경로 일탈·중단의 예외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은 출퇴근 경로 일탈·중단의 예외 사유를 열거하면서, 제7호에서 포괄적 위임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 제7호를 활용하여 육아·가사를 예외 사유로 인정한 것으로,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시행령 제35조 제2항 각호의 예외 사유
| 호수 | 예외 사유 |
|---|---|
| 제1호 | 일용품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
| 제2호 | 직업훈련,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이나 훈련을 받는 행위 |
| 제3호 | 선거권 및 국민투표권의 행사 |
| 제4호 | 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보육기관 또는 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해당 기관으로부터 데려오는 행위 |
| 제5호 |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 |
| 제6호 | 근로자의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 |
| 제7호 |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라고 인정하는 행위 |
제7호 포괄 조항의 적용
법원은 고인이 자택에 들러 자녀를 돌보고 가사를 처리한 것이 “보호 아동을 보육기관에 데려주거나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에 준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시하면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출퇴근 경로의 일탈이나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출퇴근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242 판결문 5~6면).
5. 회사 기숙사의 법적 성격이 왜 중요한가요?
이 사건에서 근로복지공단이 부지급 처분을 내린 핵심 논리는 “음성 기숙사가 고인의 주거이므로, 자택에서 기숙사로 이동하는 행위는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이 아니라 주거 간 이동”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논리가 받아들여졌다면 산재보험법상 ‘출퇴근’의 정의 자체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법원의 판단: 기숙사는 편의 숙소에 불과하다

법원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배척하였습니다. “고인의 주된 주거는 평택 자택이고, 음성 기숙사는 조기 출근 등의 편의를 위하여 회사가 제공한 숙소일 뿐 고인이 실질적으로 거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주거로 볼 수 없다”고 명시하였습니다(판결문 5면).
실질적 주거 여부는 해당 장소에서의 생활 실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고인은 ① 배우자와 두 자녀와 함께 평택 자택에 생활 기반을 두었고, ② 평택 자택에서 주 3~4회 직접 출퇴근하였으며, ③ 음성 기숙사는 회사가 조기출근의 편의를 위해 제공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평택 자택이 주된 주거라는 점은 명백하였습니다.
원거리 근무자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
원거리 근무자가 회사 기숙사를 이용하는 경우, 기숙사가 법적으로 ‘주거’로 인정될지 여부가 출퇴근 재해 적용에 결정적입니다. 이번 판결에 따르면, 가족 관계, 일상생활 기반, 출퇴근 패턴 등을 종합하여 어느 곳이 실질적 주거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 기숙사에서 숙박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기숙사가 주거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6. 근로복지공단이 출퇴근 재해를 부인할 때 어떻게 다툴 수 있나요?

근로복지공단이 출퇴근 재해를 부인하는 처분을 내린 경우, 불복 절차는 심사청구 → 재심사청구 → 행정소송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에서 주장과 증거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복 절차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행정소송은 모두 임의적 절차입니다. 공단의 부지급 처분에 대해 심사청구나 재심사청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행정소송법 제18조 제1항,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두6811 판결). 심사청구만 거친 후 재심사청구 없이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 절차 | 기관 | 제기 기간 | 특징 |
|---|---|---|---|
| 심사청구 (임의) | 근로복지공단 |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 공단 내부 불복 절차. 산재보험법 제103조. 거치지 않고 바로 행정소송 제기 가능 |
| 재심사청구 (임의) |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 심사 결정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 공단과 분리된 독립기구. 산재보험법 제106조. 심사청구 없이 바로 행정소송 제기도 가능 |
| 행정소송 | 행정법원 | 처분·심사결정·재심사재결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 심사청구·재심사청구를 모두 거치지 않고 공단 원처분에 대해 바로 제기 가능(행정소송법 제18조제1항,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두6811 판결) |
출퇴근 재해 주장 시 핵심 입증 포인트

출퇴근 재해를 주장하려면 다음 사항을 중심으로 입증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주된 주거지 확인: 가족 거주 현황, 주민등록, 생활 기반 등을 통해 어느 곳이 실질적 주거인지 입증합니다.
- 통상적 출퇴근 경로 증명: 평소 출퇴근 패턴, 거리와 소요 시간, 이동 경로를 기록으로 제출합니다.
- 경로 일탈·중단 해당 여부 반박: 퇴근이 완료된 이후의 이동임을 근거로 일탈·중단이 아님을 주장합니다.
- 일탈·중단의 예외 사유 입증: 육아 필요성, 배우자 건강 상태, 가사 분담 불가피성 등 시행령 제35조 제2항 각호에 준하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합니다.
7. FAQ

이번 판결은 원거리 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근로자의 출퇴근 재해 보호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특히 회사 기숙사를 단순 편의 숙소로 보아 실질적 주거에서 제외한 판단, 그리고 영유아 직접 양육을 시행령 제7호의 예외 사유로 인정한 판단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 처분을 받으신 경우 각 요건에 맞는 구체적인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을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