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가 부외자금을 몰랐다면 감시의무 위반인가요? 내부통제시스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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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례: 대관 부서 임원들이 3년 5개월에 걸쳐 약 11억 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하고 국회의원 후원금으로 불법 송금했습니다. 대표이사는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몰랐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대표이사의 책임일까요?
대표이사는 왜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았을까?
※ 본 사례는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다305421 판결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당사자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대표이사는 전임 대표이사가 비자금 조성 혐의로 퇴임한 직후 취임했습니다. 전임자의 비자금 관행을 폐지하기 위해 ‘역할급 제도’를 없앴지만, 이로 인해 각 부서가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상황은 방치했습니다. 대관 부서는 그 공백을 상품권 할인 현금화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메웠고, 약 3년 5개월 동안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구조적 공백 자체가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의무를 위반한 증거라고 보았습니다. 형사처벌을 받은 이사(피고 13)의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산정에서도 원심이 잘못을 범했다고 파기환송했습니다.
1.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요?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다305421 판결은 대규모 통신사의 소수주주들이 전·현직 이사 13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표이사가 부하 임직원의 부외자금 조성 및 불법 정치자금 송금을 보고받지 못한 상황에서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둘째, 이사 중 일부가 직접 불법 정치자금 송금에 가담한 경우 그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 기산점은 언제인지. 셋째, 다른 이사나 반환금으로 손해가 일부 전보된 경우 나머지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소멸하는지입니다.
사건 배경: 주주대표소송의 제기 경위
원고들은 소외 1 회사(이하 ‘회사’) 발행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합계 33,676주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소수주주들입니다. 상법 제542조의6 제6항 및 제403조에 따라, 원고들은 2019년 3월 회사에 이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 소를 제기해달라고 청구했으나 회사가 30일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자 직접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쟁점 | 원심 판단 | 대법원 판단 |
|---|---|---|
| 위성 매각 관련 피고 1 감시의무 위반 | 위반 부정 | 상고 기각 (원심 유지) |
| 재단법인 출연 관련 피고 2 등 11인 선관주의의무 위반 | 위반 부정 | 상고 기각 (원심 유지) |
| 부외자금·정치자금 송금 관련 피고 2 감시의무 위반 | 위반 부정 | 파기환송 (원심 오류) |
| 피고 13의 감시의무 위반 기산점 및 손해배상 범위 | 2016. 9. 7.부터 위반, 손해 전보로 책임 소멸 | 파기환송 (원심 오류) |
| 통신시설 등급 관리 관련 피고 2 감시의무 위반 | 위반 부정 | 상고 기각 (원심 유지) |
2. 대표이사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의무란 무엇인가요?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의 의미와 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회계관리제도에 국한하지 않고, 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 발견 시 즉시 신고·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다305421 판결).
기존 판례와의 연속성
이 법리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서 이미 확립된 것입니다. 대법원은 2008년 대규모 회사에서 업무가 고도로 분업화·전문화되어 사무분장이 불가피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감시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나아가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은 법적 위험이 높은 사업 영역에서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노력을 외면하면 감시의무 위반이 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번 2024다305421 판결은 이 법리를 부외자금·불법 정치자금 사안에 적용하여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인가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회사 측이 내세운 다음 장치들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회사 측 주장 (내부통제 장치) | 대법원의 평가 |
|---|---|
| 외부감사법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 | 회계정보 작성·공시 목적으로 한정됨. 부외자금 조성 과정의 회계 공백을 방지하지 못함 |
| 상법상 준법통제기준 |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을 방지·적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노력이 없었음 |
| 신윤리경영 원칙 및 실천지침 | 추상적·포괄적 지침에 불과하여 통제 기능 인정 곤란 |
| 윤리경영실을 통한 교육, 매뉴얼 제공 | 위법행위 방지·보고·통제 장치로서 실제 기능했다고 보기 어려움 |

3. 대법원은 피고 2(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어떻게 판단했나요?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 2의 감시의무 위반을 부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이 중요하게 본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이 주목한 구체적 사정들
첫째, 전임 대표이사가 비자금 혐의로 기소되어 퇴임한 직후 피고 2가 취임했습니다. 이처럼 비자금 관련 법적 위험이 회사 내에 현실화된 이력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 2는 역할급을 폐지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금성 경비 조달의 어려움은 방치했습니다.
둘째,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은 기간이 약 3년 5개월, 규모가 약 11억 원에 달했습니다. 부외자금 중 약 4억 원이 약 2년 10개월에 걸쳐 정치자금으로 송금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관 부서 소속이 아닌 임원들까지 명의를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대표이사나 이사회에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었습니다.
셋째, 피고 2, 피고 13이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관여하는 것 외에 상법 제393조가 정한 이사회 권한을 행사하여 회사 업무 전반을 감시·감독했다는 자료가 기록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과 이를 이용한 감시·감독을 의식적으로 외면한 결과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13(이사)의 감시의무 위반 기산점
원심은 피고 13이 2016. 9. 6. 직접 정치자금을 송금한 다음 날인 2016. 9. 7.부터 감시의무 위반이 시작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 13이 이사로 선임된 2016. 3. 25.경부터 이미 이 사건 부외자금 조성과 관련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피고 13은 이사 선임 전인 2014년 2월부터 피고 2 밑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회사 주요 사항에 관여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도 고려 요소였습니다.

4. 이사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위임관계에 기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위반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한하여 인정됩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참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원심이 손해배상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고 파기환송했습니다.
원심이 틀린 이유: 정치자금 반환만으로 손해 전부가 전보되지 않는다
원심은 국회의원들이 부외자금 1억 7,660만 원을 반환하고 소외 7이 나머지 손해액 1억 3,830만 원을 변제하여 손해가 모두 전보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첫째,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부분 외에 송금되지 않은 부외자금 중에서도 회사의 손해로 볼 금액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접대비 등으로 사용된 부분도 회사 손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회사에 부과한 추징금(약 226만 달러)과 과징금(약 350만 달러)은 부외자금 조성 행위가 그 원인사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 13의 감시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다른 원인이 경합한 경우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 산정이 어려울 수 있을 뿐입니다.
| 손해 유형 | 원심 판단 | 대법원 판단 |
|---|---|---|
|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부외자금 (반환·변제됨) | 손해 전보로 소멸 | 전보 범위 재심리 필요 |
| 정치자금 송금 외 부외자금 (접대비 등 사용) | 손해로 보지 않음 | 회사 손해로 볼 금액 심리 필요 |
| 미국 SEC 추징금·과징금 (약 575만 달러) | 상당인과관계 부정 | 상당인과관계 존재, 금액 심리 필요 |

5. 이 판결이 기업 실무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이 판결은 대표이사 및 이사가 형사적으로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의 부재를 이유로 민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합니다. 기업 지배구조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합니다.
대표이사가 취해야 할 실무적 조치
첫째,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은 서면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위법행위를 탐지하고 보고·통제할 수 있는 작동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 판결에서 윤리경영 교육이나 준법통제기준이 있었음에도 책임이 인정된 이유는 그것이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전임 대표이사의 비위로 퇴임이 이루어진 직후 취임하는 경우, 취임 초기에 조직 전체의 위법 위험 영역을 전수 점검하고 통제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역할급 폐지라는 조치만 취하고 그로 인한 구조적 공백을 방치한 것이 결정적인 문제였습니다.
셋째, 예산 집행이 수반되는 부서별 현금성 경비 관련 내부통제는 특히 면밀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상품권 할인 현금화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방식의 부외자금 조성도 수년간 탐지되지 않을 수 있음이 이 사건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넷째, 외국 증권법의 기록유지의무나 내부통제 규정 위반에 따른 해외 규제기관의 제재 가능성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미국 SEC 제재가 국내 주주대표소송의 손해 범위에 포함되는 쟁점이 되었습니다.
주주대표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소수주주의 관점
이 판결은 대표이사가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위법행위의 기간·규모·성격, 조직 구조상 이사가 알았어야 할 사정, 내부통제시스템의 실효성 결여 등을 입증함으로써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손해액 산정, 상당인과관계의 범위가 쟁점으로 남는 만큼, 소를 제기하기 전에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례 분석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내부통제시스템의 실효성 여부는 소송에서 사실 인정의 핵심이 됩니다. 이사회 의사록,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문서, 내부감사 보고서, 준법통제 매뉴얼 등 관련 자료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여 소송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6. FAQ
주주대표소송과 기업 지배구조 분쟁은 법리적 쟁점뿐 아니라 방대한 내부 문서 분석과 사실관계 구성이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 변호사팀이 이 분야의 다수 사건을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를 제기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전략적인 검토를 제공해드립니다.
※ 본 글은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4다305421 판결을 중심으로 작성된 법률 정보 안내이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