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무인데 직군이 달라 내부평가급을 못 받아야 하나요?

목차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X는 수사 경력 10년 이상의 전직 경찰로, Y 기관에 위촉직으로 채용되어 비위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같은 부서에서 같은 일을 하는 무기계약직 동료들은 매년 월급의 210~270%에 달하는 내부평가급을 받았지만, X에게는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직군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합법적인 차별일까요?
직군만 달랐을 뿐, 하는 일은 같았다
※ 본 사례는 실제 판결(서울행정법원 2020구합67650, 서울고등법원 2021누52688, 서울고등법원 2021누58570)을 기초로 내용을 각색하였으며, 등장인물은 X(근로자), Y(사용자 기관), A·B·C(기타 인물)로 익명 처리하였습니다.
Y 기관 내 특정 부서에는 위촉직과 무기계약직(전임직)이 함께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두 직군 모두 보안 관련 비위 정보 수집이 주된 업무였고, 직무조사표에 기재된 업무 비중도 사실상 동일했습니다. 그럼에도 Y는 무기계약직에게만 내부평가급과 직무정근급을 지급하고, 위촉직인 X 등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시작된 분쟁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행정법원, 고등법원까지 이어졌고, 법원은 최종적으로 Y의 처우가 기간제법 위반임을 확인하였습니다.
1. 이 사건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었나요?
핵심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위촉직 근로자가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는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둘째, 무기계약직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적절한지, 셋째, 내부평가급과 직무정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인지입니다.
사건의 구조
Y 기관에는 위촉직과 무기계약직(전임직)의 두 직군이 존재하였습니다. 무기계약직은 원래 위촉직으로 채용되었다가 연령 기준을 충족한 경우 전환된 근로자들로, 전환 전후 업무 내용에 본질적 차이가 없었습니다. Y는 2012년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무기계약직에게 내부평가급 지급 기준을 마련하였고, 이후 단계적으로 지급을 확대하였습니다. 반면 같은 부서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위촉직에게는 2019년 1월 내부규정 개정 이전까지 내부평가급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구분 | 위촉직 (X 등) | 무기계약직 (전임직) |
|---|---|---|
| 주된 업무 | 비위 정보 수집, 조사업무 지원 | 비위 정보 수집, 유관기관 협조체계 유지 |
| 내부평가급 | 미지급 (2018년까지) | 월 임금의 210~270% 지급 |
| 직무정근급 | 미지급 | 2019년 7월부터 지급 |
| 정년/근무연령 상한 | 만 65세 | 만 60세 (임금피크제 적용) |


2. 위촉직 근로자도 기간제법의 보호를 받나요?
Y는 위촉직이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무연령 상한까지 고용이 보장되어 있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단기 계약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 갱신됨으로써 그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에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근로계약에 계약기간 만료 전에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 종료된다고 명시되어 있었고, 근무평가 결과가 재계약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계약 기간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X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0구합67650 판결 참조).

3. 비교대상 근로자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은 차별시정 신청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법원은 이를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기재된 업무가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해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동종 유사 업무 판단 기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비교대상으로 삼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539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무기계약직(전임직)의 주된 업무인 유관기관 협조체계 유지와 위촉직의 주된 업무인 비위 정보 수집은, 비위 정보 수집의 대상과 방법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경마(또는 해당 사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보안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누52688 판결 참조).

비교대상 근로자가 여러 명인 경우
Y는 무기계약직 중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인물을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역차별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동종 유사 업무를 수행함에도 다른 직군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이 문제된 경우, 적합한 비교대상이 되려면 비교 기준으로 삼은 요소(직군)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가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채용 시기가 문제 기간과 겹치는 등 비교 조건이 다른 인물은 적합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누52688 판결 참조).
4.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차별적 처우는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기간제법 제2조 제3호). 불리한 처우란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7045 판결 등 참조).
항목별 비교가 원칙, 범주별 비교는 예외
대법원은 임금 차별 여부 판단 시 원칙적으로 임금의 세부 항목별로 비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임금 구성 항목이 서로 달라 항목별 비교가 곤란하거나, 특정 항목은 불리하고 다른 항목은 유리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상호 관련 항목을 범주별로 묶어 비교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Y는 위촉직이 무기계약직보다 임금인상률이 낮고 임금피크제 적용도 받지 않으므로 총액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위촉직과 무기계약직의 임금 구성 항목이 사실상 동일하고 오직 내부평가급 지급 여부만 다르다는 점에서 항목별 비교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아 Y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0구합67650 판결 참조).

5. 사용자가 주장한 합리적 이유, 법원은 왜 받아들이지 않았나요?
불리한 처우가 인정되더라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차별이 아닙니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란 기간제 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합리적 이유 유무는 불리한 처우의 내용,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5391 판결 등 참조).
Y가 주장한 합리적 이유와 법원의 판단
6. 고령자고용법상 재고용 특례는 면죄부가 되나요?
Y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제21조 제2항을 근거로,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위촉직에게 내부평가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이 제시한 엄격한 ‘합의’ 요건
고령자고용법 제21조 제2항은 사업주가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사용자에게 고령자 재고용에 따른 근로조건상 부담을 경감시켜 고령자 재고용을 촉진하려는 정책적 배려에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에서 말하는 ‘당사자 간의 합의’란 임금 조건에 관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합의를 의미하며, 정년퇴직자가 기존 임금수준을 알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임금 조건을 종전과 달리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함부로 추단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누52688 판결 참조).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채용·임금·교육·퇴직 등에 있어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고령자고용법은 고령자 고용 촉진과 연령차별 금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므로, 재고용 특례 조항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여 실질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7. FAQ
기간제 근로자 차별 문제는 임금 항목별 성격 분석,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합리적 이유 부재 입증 등 여러 법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판례 검토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사건들을 다수 분석한 결과, 사용자가 관행이나 노사 합의를 내세우더라도 법원은 개별 임금 항목의 성격과 지급 경위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안내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