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결의 없는 임대차계약, 무효가 될 수 있나요?

목차
승소 사례: 수영장 운영회사 X의 대표이사 Y3은 이사회 결의도 받지 않은 채,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단체 Y1에게 회사의 유일한 사무실을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금액에 임대했다. 이후 X의 경영권이 바뀌면서 새 경영진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계약은 유효한가? 회사는 사무실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사회 결의 없는 임대차계약 — 경영권 분쟁 속에서 드러나는 법적 문제
※ 본 사례는 법무법인 아틀라스가 직접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의뢰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당사자 정보를 익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X사는 수영장 운영을 주된 사업으로 설립된 회사였다. 그런데 전 대표이사 Y3은 자신이 대표권 있는 이사로 재직 중인 단체 Y1에게 X의 유일한 사무실을 이사회 결의 없이 저렴한 차임으로 장기 임대하고, 나아가 회사의 수영장에 관한 임대차계약 변경도 이사회 결의 없이 임차인 Y2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하였다. 경영권이 교체된 후 새 경영진이 이러한 계약들의 효력을 다투면서 본 분쟁이 시작되었다. 법원은 두 계약 모두 상법 제39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전 대표이사의 임무해태와 임차인의 공동불법행위를 함께 인정하였다. 이 판결은 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관한 이사회 결의의 실무적 의미를 분명히 보여준다.
1.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중요한 자산의 처분’이란 무엇인가요?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주식회사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은 ‘중요한 자산’인데, 이는 회사의 규모나 업종에 따라 달리 판단됩니다.
중요한 자산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대법원은 중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47791 판결 등 참조).
| 고려 요소 | 판단 내용 |
|---|---|
| 해당 재산의 가액 | 절대적 금액뿐 아니라 상대적 비중 고려 |
|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 비율이 낮더라도 다른 사정에 따라 중요 자산 인정 가능 |
| 회사의 규모 및 영업 상황 | 소규모 회사일수록 개별 자산의 중요성 높아짐 |
| 자산의 보유 목적 | 영업에 필수적인 자산인지 여부 |
| 회사 일상적 업무와의 관련성 | 일상 업무 수행에 불가결한 자산은 중요성 높음 |
| 대표이사 결정에 맡기는 것이 상당한지 여부 | 경영판단의 위임 가능 여부 |

중요한 자산에 해당하더라도 이사회 규정이 없으면 결의 불필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사회 규정상 이사회 부의사항으로 정해져 있지 아니하더라도, 해당 처분이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면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 경우 이사회는 그에 관하여 직접 결의하지 아니한 채 대표이사에게 그 처분에 관한 사항을 일임할 수도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 — 사무실과 수영장
본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무실 임대차계약과 수영장 임대차 변경계약 모두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 사무실
X의 법인등기부상 본점 소재지가 이 사건 부동산이어서 주요 영업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었고, X의 수영장 및 체력단련실이 모두 제3자에게 임대된 상황이어서 사무실이 X의 유일한 업무공간이었습니다. 사무실 면적이 이 사건 부동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사정만으로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나. 수영장
변경계약의 주요 내용이 임대기간을 1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관리비를 전액 부담에서 75%만 부담으로 줄이며, 청소비용 부담을 면제하는 등 X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기존 임대차계약과 구분되는 별개의 처분행위로서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한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2.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 계약은 유효한가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계약이라도, 거래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 없음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회사가 계약의 무효를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이는 거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5다45451 판결 등 참조).
입증책임의 소재
상대방이 이사회 결의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 측이 주장·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20670 판결 등 참조). 즉, 회사가 무효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악의·중과실을 인정한 근거
가. 사무실
Y3은 X의 대표이사인 동시에 Y1의 대표권 있는 이사였습니다. 따라서 Y1은 이사회 결의 없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계약 양 당사자를 Y3 한 사람이 대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나. 수영장
Y2는 X의 직원으로 근무하며 X의 운영에 관여하였고, 변경계약 체결 직전 Y3으로부터 X의 주식 5,000주를 양수받는 등 X의 경영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Y2는 변경계약 체결 후 보증금과 차임을 정하지 아니한 채 Y3에게 수영장을 전대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Y2는 이사회 결의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3. 임차인이 이사에게 전대하는 경우 왜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가요?
상법 제398조는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에 대해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와 거래함으로써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 나아가 주주에게 불측의 손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4284 판결 참조).
상법 제398조의 ‘거래’ 범위 — 채권행위에 그치지 않음
상법 제398조의 ‘거래’는 채권계약이나 물권계약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단독행위, 준법률행위 등 권리의무관계를 발생·변동시키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됩니다. 따라서 임대인인 회사가 임차인의 전대에 동의하는 행위도 상법 제398조의 ‘거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의 판단 — 전대차 동의가 자기거래에 해당하는 이유
본 사건에서 수영장 전대차계약의 전차인은 X의 대표이사였던 Y3이었습니다. X가 이 전대에 동의하면 민법 제630조 제1항에 따라 Y3은 X에 대하여 직접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X는 Y2의 무단전대를 이유로 한 계약 해지권을 상실하게 됩니다(민법 제629조 제2항). 이처럼 전대차 동의는 X와 Y3 사이에 이해관계를 대립시키고 X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전대에 관한 X의 동의가 상법 제398조 소정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며, 사전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사회 승인 없는 자기거래의 효력
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자기거래는 회사와 이사 간에는 무효입니다. 다만 이를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제3자가 이사회 승인 없음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회사 측이 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다64688 판결 참조).
본 사건에서 법원은 Y2가 X의 직원으로서 이 일련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였으므로 이사회 승인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X는 Y2의 무단전대를 이유로 수영장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수영장 반환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무효인 임대차계약과 부당이득반환 — 임차인은 무엇을 돌려줘야 하나요?
임대차계약이 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무효가 되면, 임차인은 법률상 원인 없이 부동산을 점유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부당이득으로서 점유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을 반환해야 합니다.
부당이득액의 산정 기준
통상 부동산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득액은 해당 부동산의 차임 상당액입니다.
가. 사무실
법원의 감정인은 2024. 6. 2.부터 2025. 6. 1.까지 이 사건 사무실의 적정 차임을 월 158만 원으로 감정하였고, 법원은 이후에도 같은 금액일 것으로 추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Y1이 X에게 2025. 9. 10.부터 사무실 인도 완료일까지 월 158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나. 수영장
임대차계약상 차임인 월 2,500만 원을 기준으로, 2025. 9. 10.부터 수영장 인도 완료일까지 Y2가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부당이득반환과 인도청구의 관계
임대차계약이 무효이므로 임차인은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도 함께 집니다. Y1은 사무실 157㎡를, Y2와 Y3은 수영장 794.25㎡를 각각 X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Y3의 경우 전대차계약이 무효이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를 원인으로 인도 의무를 부담합니다.
5. 이사의 임무해태와 손해배상 — 상법 제399조 책임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임무해태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이사가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임무해태 행위’란 이사가 직무상 충실 및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말합니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다7895 판결 등 참조). 회사와 이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사가 그 상황에서 행사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주의를 기울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어, 합리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내린 경영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무해태를 인정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19다2804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와 이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하여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이 경우 내용과 절차의 공정성이 임무해태 여부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Y3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이유 — 수영장 변경계약
법원은 수영장 변경계약에 관하여 Y3의 임무해태를 인정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Y3은 수영장 변경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기존에 Y2가 부담하던 청소비용 전액과 관리비 25%를 면제하였고, 이로 인해 X는 2024. 5.부터 2025. 8.까지 미지급 관리비 99,081,293원과 미지급 청소비용 38,078,700원 합계 137,159,993원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변경계약은 X에게 불리하고 임차인인 Y2에게 유리하도록 실질적 내용을 변경하는 것으로서, X의 이사회가 이를 알았더라면 같은 내용의 변경계약을 결의하였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Y3은 X의 운영 방향을 두고 신 경영진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제3자인 Y2를 통하여 수영장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기 위한 방편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합니다. 이는 이해충돌 상황에서의 자기이익 도모로서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하여 면책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사무실 임대차계약 —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된 이유
반면 사무실 임대차계약에 관한 손해배상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X와 Y1이 수영교육 등 공익사업의 수행이라는 공통 목적을 공유하는 특수관계에 있었고, X가 Y1에게 최소한의 차임으로 사무실을 임대한 것이 X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각 임원진의 공통된 인식에 기한 것으로서, 차임이 통상적인 경우에 비하여 적다는 사정만으로 불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Y3이 사무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당시에는 X와 Y1이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Y3이 Y1로부터 차임 수입을 받을 의도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6. 임차인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은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더라도, 그 행위에 관여한 제3자(임차인 등)도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요건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는 객관적으로 관련공동성이 있는 수인의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성립하고, 행위자 상호 간에 공모는 물론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또한 공동의 행위는 불법행위 자체를 공동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횡령행위로 인한 장물을 취득하는 등 피해의 발생에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Y2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 이유
법원은 Y2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정하였습니다.
첫째, Y2는 X의 임차인으로서 X 소유인 수영장에 관하여 Y2에게 유리하도록 내용을 정하여 수영장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는바, 계약의 외형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Y2와 Y3의 행위는 X의 피해에 대하여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둘째, Y2는 2024. 7. 5. 신 경영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시다시피 제가 어쨌든 계약서 쓰고 대표로 되어 있지만 사정을 아시잖아요. 제가 그런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등의 발언을 하였는데, 이는 Y2가 변경계약으로 인하여 X에게 손해가 발생할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 변경계약과 전대차계약은 신 경영진 측의 지분 비율이 높아진 시점에 연이어 체결되었고, Y2는 이 일련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였습니다.

Y2에 대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된 이유
다만, Y2가 X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받은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단순 직원에 불과하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Y2의 책임은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것에 한정됩니다.
7. FAQ

이 사건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의 핵심 자산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자신과 관련된 당사자들에게 유리하게 체결한 경우, 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인한 계약 무효, 이사의 임무해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임차인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어떻게 법적으로 처리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무에서 다수의 기업분쟁을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이사회 결의 요건은 단순한 절차적 형식이 아니라 회사 자산 보호의 실질적 안전장치로 기능합니다. 특히 경영권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대표이사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이사회 결의 요건의 실질적 운용이 더욱 중요합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안내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