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와 도급계약 체결 시 위장도급 판정받지 않는 방법은?
목차
실제 사례: 25년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협력업체 직원들이 어느 날 원청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분명 ‘도급’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법원은 이들을 원청의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단 한 줄의 계약서 문구가 아닌, 25년간의 실제 업무 방식이 판결을 결정지은 것입니다. 어떤 요소가 위장도급과 적법한 도급을 가르는 것일까요?
왜 계약서보다 ‘실질’이 중요할까요?
※ 본 사례는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현대미포조선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에 25년간 선박 열교환기 검사·수리 업무를 제공해 온 용인기업 소속 직원들은 형식상 ‘도급 근로자’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청인 현대미포조선이 채용·승진·징계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근무시간과 작업순서를 직접 지시하며, 상여금과 퇴직금까지 지급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용인기업은 사업자등록 명의만 보유할 뿐 실질적 독립성이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법원은 형식적 도급계약에도 불구하고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지금부터 적법한 도급과 위장도급을 가르는 구체적인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1. 도급계약과 고용관계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과 유연한 인력관리를 위해 직접 고용 대신 개인사업자와의 도급계약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사회보험료 절감과 고용 유연성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고용관계를 은폐하는 “위장도급”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급과 고용의 본질적 차이
민법 제664조에 따르면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반면 고용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관계입니다.
핵심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급: 일의 완성(결과)에 대한 대가 지급, 수급인이 업무 방식을 자율적으로 결정
- 고용: 노무 제공(과정)에 대한 대가 지급, 사용자가 업무 방식을 지시·통제
위장도급으로 판정되면 퇴직금 지급, 정규직 전환, 사회보험 소급 적용 등 상당한 법적·재정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기업과 근로자 양측 모두 주의가 필요합니다.
2. 법원은 근로자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를 결정할 때 계약의 명칭보다는 실질적인 종속관계의 존재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에서 명확히 제시되었습니다.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관계 판단의 12가지 핵심 요소
대법원이 제시한 종속관계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내용 결정권: 사용자가 업무의 종류와 내용을 결정하는지 여부
- 취업규칙 적용: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 지휘·감독의 정도: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지
- 근무시간 구속: 사용자가 근무시간을 지정하고 이에 구속받는지
- 근무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이에 구속받는지
- 비품·도구 소유: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는지
- 대체 가능성: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는지
- 사업의 독립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손익 귀속: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지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고정급이 있는지
- 전속성과 계속성: 특정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과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
- 사회보장제도 적용: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특히 주목할 점은 대법원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는 점입니다.
3. 위장도급으로 인정된 대표적인 판례는 무엇인가요?
1) 현대미포조선 사건 (위장도급의 대표 사례)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사건 개요:
- 용인기업이 약 25년간 현대미포조선의 선박엔진 열교환기, 안전밸브 검사·수리 업무 담당
- 현대미포조선이 기능시험을 실시하여 합격자에게만 수당 지급
- 채용, 승진, 징계에 관한 실질적 권한 행사
- 출근, 조퇴, 휴가, 연장근무, 근무시간, 근무태도 점검
-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업무협력방안을 결정하여 직접 지휘
- 작업물량 부족 시 교육, 정리정돈, 타부서 지원 등으로 소득 보장
- 상여금, 퇴직금 등 각종 수당 직접 지급
- 용인기업은 사업자등록 명의만 보유하고 실질적 독립성 없음
법원 판단: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이나, 용인기업이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현대미포조선의 일개 사업부서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으로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
2) 종합반 입시강사 사건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사건 개요:
- 10-15년간 강사로 근무, 1994년까지 기간 정함 없이 근무
- 이후 ‘강의용역제공계약’으로 형식 변경했으나 실제 근무 형태 동일
- 매년 2월 계약 갱신을 6-7차례 반복
- 사업자등록, 사업소득세 납부, 4대보험 미가입
법원 판단: 계약서 문언이나 세금·보험 처리 방식은 사용자가 경제적 우월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판시
3) 미용학원 강사 사건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사건 개요:
- 운영자가 강의 과목, 시간, 장소를 지정하여 거의 매일 출근
-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직접 강의 수행
- 수강생 수와 관계없이 시간당 정액 지급
- 사업소득세 납부, 4대보험 미가입
법원 판단: 강의 내용이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 지시가 없었더라도, 근무시간과 장소의 구속, 정액 보수 지급 등을 종합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
4) 학원 버스 운전기사 사건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7165 판결
사건 개요:
- 개인 소유 버스를 학원 명의로 등록하고 운행
- 학원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음
- 학원이 지정한 시간과 노선에 따라 운행
법원 판단: 기계·기구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독립 사업자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를 고려하여 근로자성 인정
4.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요?
1) 지입차주 사건
대법원 2011. 6. 9. 선고 2009두9062 판결
사건 개요:
- 화물차 운전기사로 근무 중 사고 발생
- 회사와 위탁차량관리계약 체결
- 개인 비용으로 차량 관리
- 필요시 다른 차량이나 인력으로 대체 가능
- 화물량에 따른 운임 지급 방식
법원 판단: 운송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독립 사업자로 판단
2) 노무도급 사원 사건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사건 개요:
- 노무도급계약 체결
- 퇴근시간이 일반 직원과 달리 자유로움
- 출퇴근 기록 작성 의무 없음
-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 적용 배제
- 업무수행에 대한 구체적 지시나 개별적 감독 없음
- 4대보험 미가입,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 보수가 근무시간이 아닌 실제 작업량에 따라 산정
- 상여금, 휴가비 등 각종 수당 지급 없음
법원 판단: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
위장도급 vs 적법한 도급: 핵심 차이점
위 판례들을 종합하면,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적법한 도급의 핵심 요소
- 시간적 자율성: 출퇴근 시간에 구속받지 않음
- 장소적 자율성: 근무 장소를 스스로 결정
- 방법적 자율성: 업무 수행 방식을 스스로 결정
- 대체 가능성: 제3자를 통한 업무 대행 가능
- 독립적 손익: 업무 결과에 따른 손익을 스스로 부담
- 성과 기반 보수: 시간급이 아닌 작업량·결과에 따른 보수
- 규정 비적용: 발주자의 취업규칙·복무규정 적용 배제
5. 도급계약서 작성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요?
위장도급으로 판정받지 않으려면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인 도급 관계의 요소를 명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다만, 계약서 내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운영 방식이 계약서 내용과 일치해야 합니다.
도급계약서 필수 포함 조항
계약서 필수 조항 체크리스트
- 독립 사업자성 명시: “수급인은 독립적인 개인사업자로서 발주자의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 업무 수행 자율성: “업무 수행의 방식, 방법, 순서는 전적으로 수급인의 재량과 판단에 따른다”
- 위험 부담 주체: “수급인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업무 수행에 따른 모든 위험(하자, 지연, 손해 등)을 스스로 부담한다”
- 보수의 성격: “지급되는 보수는 업무 완성에 대한 대가(도급대금)로서, 시간급이나 월급 형태의 임금이 아니다”
- 대체 수행 가능: “수급인은 발주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
- 시간·장소 비구속: “수급인의 업무 수행 시간과 장소는 수급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계약서와 실제 운영의 일치
대법원 판례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점은 계약서의 형식이 아닌 실제 운영 실태가 판단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 계약서에 ‘독립 사업자’라고 명시했더라도, 실제로 매일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면 위장도급
- 계약서에 ‘업무 자율성’을 규정했더라도, 실제로 구체적 작업 지시를 하면 위장도급
- 계약서에 ‘성과급’이라고 명시했더라도, 실제로 월 고정급을 지급하면 위장도급
6. 위장도급 판정 위험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위장도급 고위험 상황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위장도급으로 판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일상적인 지휘·감독 체계
- 매일 출근시간 지정 및 근태 관리
- 구체적인 업무 처리 방법에 대한 지시
- 회사의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 적용
- 정기적인 업무 보고 의무 부과
2) 근로자와 유사한 처우
- 기본급이나 고정급 형태의 보수 지급
- 상여금, 휴가비, 복리후생 제공
- 회사 조직체계에 편입되어 업무 수행
- 회사 명함, 이메일 계정 사용
3) 사업적 독립성 부재
- 회사에서 업무용 비품, 자재, 설비 전부 제공
- 손실 발생 시 회사가 모든 책임 부담
- 오직 해당 회사 업무만 수행(전속성)
- 제3자를 통한 대체 수행 사실상 불가
실무상 예방 조치
위장도급 예방 체크리스트
계약 단계
- 도급계약서에 독립 사업자성, 업무 자율성, 위험 부담 조항 명시
- 취업규칙·복무규정 비적용 조항 포함
- 성과 기반 보수 체계 설계
운영 단계
-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 최소화
- 출퇴근 시간 관리 및 통제 금지
- 회사 조직체계로의 편입 방지
- 수급인의 독립적 비품·도구 사용 권장
관리 단계
- 정기적인 계약관계 점검 및 재검토
- 실무 담당자 대상 관련 교육 실시
- 관련 문서 및 증빙자료 체계적 보관
- 법률전문가 자문을 통한 정기 점검
퇴직자 재계약 시 특별 주의사항
퇴직자를 개인사업자로 재계약하는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계약 형식만 변경하고 실질적인 업무 방식이 동일하다면 위장도급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업무 범위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달라져야 함
- 지휘·감독 체계가 근본적으로 변경되어야 함
- 보수 체계가 성과 기반으로 전환되어야 함
- 시간·장소적 구속에서 벗어나야 함
7. FAQ
- 퇴직금 지급: 1년 이상 계속 근로 시 퇴직금 지급 의무
- 4대보험료 소급: 미납 보험료 및 연체금 부담
- 미지급 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시간외수당 등
- 형사처벌: 근로기준법 위반 시 벌금 또는 징역
- 정규직 전환: 파견법 위반 시 직접고용 의무 발생 가능
- 수급인이 업무 수행 방식을 독립적으로 결정
- 출퇴근 시간에 구속받지 않음
- 자신의 비품과 도구를 사용
- 업무 결과에 대한 손익을 스스로 부담
- 발주자는 업무의 완성(결과)만 요구하고, 과정에 대한 구체적 지시 삼가
실무에서 도급계약과 위장도급의 구분은 매우 복잡한 법적 판단을 요합니다. 다수의 기업 노무 분쟁을 처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실제 운영까지 종합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현대미포조선 사건과 같은 대표적인 판례 분석을 통해 기업의 법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법한 도급 체계 구축을 위한 실무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본 글에서 소개된 판례는 각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른 것으로,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법적 판단을 위해서는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