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권은 어떻게 행사하나요? 요건부터 가처분까지 실무 해설
목차
실제 사례: 한 중견기업의 10%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부실 경영진 교체를 위해 이사 선임 안건을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거부했고, 주주총회는 기존 경영진 안건만 상정한 채 진행되었습니다. 뒤늦게 의안상정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이미 때를 놓친 뒤였습니다. 적법한 주주제안이 왜 거부당했을까요?
왜 주주제안이 번번이 좌절될까요?
※ 본 사례는 실제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사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으며 의뢰인의 개인정보는 보호되었습니다.
위 사례에서 해당 주주는 충분한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기주주총회일 기준이 아닌 실제 총회 개최일을 기준으로 6주 전 시한을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상법 제363조의2 제1항은 정기주주총회의 경우 “직전 연도의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그 해의 해당일”을 기준으로 6주 전까지 제안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기간 계산 오류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며, 단 하루의 지연으로도 제안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주주제안권의 정확한 요건과 절차, 거부사유 및 구제방법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주주제안권이란 무엇인가요?
핵심 개념
주주제안권이란 일정 요건을 갖춘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다루어질 의제(안건의 제목)나 의안(안건의 구체적 내용)을 직접 제시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1998년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경영진 주도로만 주주총회 안건이 결정되던 구조를 개선하고, 소수주주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제제안권과 의안제안권
주주제안권은 의제제안권과 의안제안권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의제제안권은 “이사 선임의 건”처럼 안건의 제목을 제안하는 것이고, 의안제안권은 “갑을 이사로 선임한다”처럼 구체적인 결의 내용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주주는 의제만 제안할 수도 있고, 의제와 의안을 함께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주주제안권의 법적 성격
주주제안권은 소수주주권의 일종으로서 공익권적 성격을 가집니다. 개별 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고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따라서 주주제안권의 남용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습니다.
2.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비상장회사의 경우
비상장회사의 주주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하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63조의2 제1항). 별도의 보유기간 요건은 없습니다.
상장회사의 경우
상장회사 주주의 경우 두 가지 방법으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첫째,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자본금 1천억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는 0.5%) 이상을 보유한 경우입니다(상법 제542조의6 제2항). 둘째, 2020년 상법 개정으로 신설된 제542조의6 제10항에 따라, 상장회사 주주도 비상장회사 기준인 3% 이상 지분율만 충족하면 6개월 보유기간 없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융회사의 경우
금융회사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금융회사의 경우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0.1%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33조 제5항).
복수 주주의 공동 행사
복수의 주주가 합산하여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면 공동으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542조의6 제9항은 “2명 이상 주주의 주주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자”도 주식을 보유한 자에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동 행사의 의사가 명확히 표시되어야 합니다.
3. 주주제안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안 시한
주주는 주주총회일 6주 전까지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이사에게 제안해야 합니다(상법 제363조의2 제1항). 정기주주총회의 경우 “직전 연도의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그 해의 해당일”을 기준으로 6주 전까지 제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년도 정기주주총회가 3월 20일에 개최되었다면, 당해연도 3월 20일을 기준으로 6주 전인 2월 6일까지 제안해야 합니다.
제안 방식
주주제안은 반드시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해야 합니다. 이메일을 통한 제안도 전자문서로서 인정됩니다. 구두 제안은 제안 시점이나 내용의 명확성 문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리인을 통한 제안도 가능하며, 이 경우 대리인이 주주일 필요는 없지만 위임장으로 대리권을 증명해야 합니다.
제안 내용의 기재사항
주주제안서에는 제안하는 의제 또는 의안의 구체적 내용, 제안 이유, 제안 주주의 성명과 주식 보유 현황 등을 기재해야 합니다. 이사 선임 제안의 경우 후보자의 인적사항, 경력, 선임 이유 등을 상세히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장회사에서 이사 선임을 제안할 때는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 이사의 유형을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의무
적법한 주주제안이 접수되면 이사는 이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고(상법 제363조의2 제2항), 이사회는 법령이나 정관 위반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상정해야 합니다(동조 제3항). 또한 제안 주주의 요청이 있으면 주주총회에서 해당 의안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동조 제4항).
4. 회사가 주주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법령 또는 정관 위반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는 경우 이사회는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63조의2 제3항). 예를 들어, 정관에서 이사 정원을 5명으로 정한 경우 6명의 이사를 선임하자는 제안은 정관 위반으로 거부될 수 있습니다.
상법 시행령상 거부사유
상법 시행령 제12조는 다음과 같은 경우 이사회가 주주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 재제안 금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의 10% 미만 찬성으로 부결된 내용과 같은 의안을 부결된 날부터 3년 내에 재제안하는 경우
- 주주 개인 문제: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인 경우
- 소수주주권 관련: 주주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행사할 수 있는 소수주주권에 관한 사항인 경우
- 임원 해임(상장회사 한정): 임기 중인 임원의 해임에 관한 사항인 경우(상장회사만 해당)
- 실현 불가능 또는 허위: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이거나 제안 이유가 명백히 거짓이거나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항인 경우
거부사유의 엄격한 해석
거부사유는 소수주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09. 7. 24.자 2009라754 결정은 “주주제안 거부사유들은 주주제안권 제도의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고, 주주제안이 위 거부사유들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사회는 주주제안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상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5. 주주제안이 거부되면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나요?
의안상정가처분
이사회가 정당한 이유 없이 주주제안을 거부하거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는 경우, 제안 주주는 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의 내용은 “피신청인은 주주총회에서 신청인이 제안한 별지 기재 의안을 상정하고, 그 의안 요령을 소집통지서에 기재하라”는 것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09. 7. 24.자 2009라754 결정은 주주제안을 거부당한 주주가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하지 않고도 의안상정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
적법한 주주제안이 부당하게 거부된 상태에서 주주총회가 개최되어 회사 측 의안만 가결된 경우, 해당 결의에 대해 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76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다23753 판결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닌 사항에 관하여도 주주제안의 형식으로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이 되고, 나아가 주주총회에서 이를 받아들여 의결까지 하였다면 이에 대하여 취소청구권자가 그러한 하자의 존재를 주장하여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손해배상청구
주주제안의 부당한 거부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제안 주주는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01조). 최근 대법원은 주주제안 거부에 대해 회사뿐만 아니라 대표이사 개인의 직접 책임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6. 주주제안권 행사 시 주의할 실무적 쟁점은 무엇인가요?
제안 시한의 정확한 계산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류가 제안 시한의 잘못된 계산입니다. 정기주주총회의 경우 “직전 연도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그 해의 해당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실제 총회 개최 예정일이 아닙니다. 기간 계산 시 민법의 규칙에 따라 초일(제안일)은 산입하지 않습니다.
2020년 상법 개정과 이원적 행사요건
2020년 상법 개정으로 신설된 제542조의6 제10항은 상장회사 주주도 비상장회사 기준(3% 지분율)만 충족하면 6개월 보유기간 없이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따라서 상장회사 주주는 상장회사 특례요건(1% + 6개월)과 일반요건(3%) 중 하나만 충족하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개정으로 기존의 해석상 논란이 입법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대량보유 공시의무와의 관계
자본시장법상 5% 이상 대량보유자가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신고한 경우, 주주제안과 같이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는 보유목적 변경 보고 없이는 제한됩니다. 5% 이상 보유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사전에 보유목적 변경 신고를 검토해야 합니다.
이사 선임 제안 시 유형 명시
상장회사에서 이사 선임을 제안할 때는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의 유형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사 유형에 따라 자격요건, 선임절차(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여부 등), 선임 정족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형을 명시하지 않은 제안은 거부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보유기간의 입증
상장회사의 6개월 연속 보유 요건에 대한 입증 책임이 제안 주주에게 있는지 회사에 있는지에 대해 견해가 나뉘지만, 실무상 제안 주주가 주식예탁결제원 발행 주식보유확인서 등을 통해 보유기간을 입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영권 분쟁이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주주제안권은 핵심적인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복잡한 쟁점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안 시한 계산, 요건 충족 여부 검토, 거부사유 해당 여부 분석, 가처분 신청 준비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7. FAQ
주주제안권은 소수주주가 경영에 참여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그러나 제안 시한 계산, 요건 충족 여부, 거부사유 해당 여부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이 많아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다수의 경영권 분쟁 사건에서 주주제안권 행사와 의안상정가처분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준비와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드립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은 관련 자료를 검토한 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